지난 2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승리호>. 주연 4인방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과 더불어 <승리호> 곳곳에 등장하는 외국인, 아역 배우들의 지난 활약상을 소개한다.


설리반

리차드 아미티지

망가진 지구를 대신해 인류의 보금자리 노릇을 하는 UTS의 회장 제임스 설리반은 <승리호>의 빌런이다. 멀끔한 외모의 152세 중년으로, 자애로운 구원자인 척하지만 실상은 지구를 날려버릴 계획을 진행 중인 사이코패스다. 설리반을 연기한 리차드 아미티지는 <승리호>에 출연한 외국인 배우들 가운데 유일하게 널리 이름이 알려진 배우다. 영국 전역을 휩쓴 드라마 <남과 북>과 <스푹스>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아미티지는 피터 잭슨 감독의 <호빗> 시리즈에서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와 더불어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참나무방패 소린으로 활약해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퍼스트 어벤져>(2011)에선 하이드라의 첩자 하인츠 크루거, <오션스 8>(2018)에선 데비(산드라 블록)를 배신한 전 남친 클로드 역을 맡았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


꽃님

박예린

조성희 감독은 전작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에 이어 또 한번 여자아이 캐릭터를 등장시켜 그들로 인해 영화 주인공이 더 좋은 어른으로 도약하는 과정을 그렸다. UTS에서 수소폭탄을 내장한 로봇 도로시라고 주장하는 꽃님은 태호(송중기)를 비롯한 승리호 대원들을 만나 팍팍한 삶을 이어가던 그들에게 가족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등장하자마자 베테랑 배우들의 존재감을 휘어잡을 만한 매력을 발산하는 아역배우 박예린은 놀랍게도 <승리호>가 첫 영화 출연작이다. 어린이 모델로 활동하면서 여러 화보/CF를 찍어왔고, 올해 초 종영한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도 얼굴을 비췄다.


순이

오지율

태호는 잃어버린 딸 순이를 찾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은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순이를 만나고 사람을 죽이는 임무를 수행하지 못해 UTS 기동대에서 파면당하고 폐인이 되어 살아가던 중 순이를 그만 잃어버렸다. 그래서 <승리호> 속 순이는 태호가 잃어버렸던 당시의 궁핍하고 처량한 모습으로 주로 등장해 태호의 안타까운 사연을 동감케 한다. 순이를 연기한 오지율도 꽃님 역의 박예린처럼 키즈 모델로 활약해오던 중 첫 영화 <승리호>를 촬영했다. 영화 데뷔작 <승리호>에서 관객들의 시선을 제대로 사로잡은 영특한 두 배우 박예린과 오지율의 두 번째 영화는 어떤 작품이 될까.


기자

대니얼 조이 올브라이트

기자는 설리반의 이중적인 면모를 이끌어내는 캐릭터다. 설리반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도 어딘가 불안해 보이던 그는 설리반의 브리핑을 듣다 말고 아직도 지구에 사는 사람들의 처참한 삶에 대해 따져 묻는다. 그리고 나중에 혼자 다시 초대된다. 대니얼 조이 올브라이트는 IMDb에 그의 경력이 소상히 정리해놓았다. 2015년부터 한국 TV드라마에 출연하기 시작했는데, 어떤 드라마의 몇 화에서 무슨 역할을 맡았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수많은 드라마들 사이에서 간간이 영화 출연작도 눈에 띈다. <택시운전사>(2017)에서 피터(토마스 크레취만)에게 한국의 상황을 알려주는 동료 기자로 나온 데 이어 <강철비>(2017)에선 파일럿, <반도>(2020)에선 미군 역을 맡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열린 국제마라톤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의 이야기를 그린 <보스턴 1947>에서도 기자를 연기한다고.

<택시운전사>


피에르

케빈 다크리

클리셰의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승리호>가 유독 관심을 두지 않는 것. 바로 로맨스. 그나마 그걸 드러내는 게 피에르다. 비상 무전을 틀어놓고 노래를 흥얼대던 피에르는 장 선장을 위해 만들었다며 "그날 밤 기억나요? 난 우리의 그 키스를 잊지 못해요~" 세레나데를 부른다. 당연히 장 선장은 무관심. 다만 그의 역할이 '장 선장 짝사랑남'에만 그치는 건 아니다. 5년 전부터 한국에서 광고 모델로 활동해온 케빈 다크리는 <승리호> 이전에 <백두산>(2019)에 육해공 특수부대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대니얼 조이 올브라이트도 출연한 <보스턴 1947>에선 미국 세관 직원으로 얼굴을 비춘다고. 영화 밖에서도 '사랑꾼'인 다크리의 인스타그램/유튜브 계정엔 한국인 아내와의 단란한 일상들이 담겨 있다.


카밀라

카를라 페르난다 아빌라

기동대장 카밀라는 <승리호>의 메인 빌런인 설리반보다 더 강력한 위협을 안긴다. 대사 없이 승리호를 집요하게 쫓아와 계획을 가로막고 결국 타이거박(진선규)과 육탄전을 벌여 그의 강력한 전투력을 확인시켜준다. 멕시코 출신의 카를라 페르난다 아빌라는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고 한국에 와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고서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청춘기록>,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단역을 맡긴 했지만, 대중에게 제 얼굴을 확실히 각인시킨 건 <승리호>가 처음이다. 과거 쿵푸와 가라데를 배운 적이 있는 카를라는 <언더월드>의 셀린과 <레지던트 이블>의 앨리스를 참고해 카밀라의 캐릭터를 구상했다고 한다.

<청춘기록>


카룸

나스 브라운

카룸 역의 나스 브라운은 캐스팅 크레딧에서 리차드 아미티지 바로 다음으로 등장하는 외국인 배우다. 그만큼 카룸 역의 비중이 꽤 되는 편이다. 처음엔 심드렁한 UTS 캐셔인 것처럼 나오지만, 중반 즈음부터는 카룸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면서 승리호 대원들의 작전에 보탬이 된다. 나스 브라운 역시 앞서 소개한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모델 일을 하다가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아부의 왕>(2012)에서 복서 단역을 맡았던 그는 모 농구교실의 코치로도 일한 바 있다.


UTS 경찰

토마스 프레데릭슨

UTS 경찰이 갑자기 승리호로 찾아와 꽃님이를 숨기려고 애쓰는 대목은 <승리호>에서 가장 높은 긴장감을 보여주는 신이라 할 만하다. 승리호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수상한 점을 찾으려고 하지만, 꽃님이와 승리호 대원들은 그걸 요리조리 피해간다. UTS 경찰이 <승리호>에서 유일하게 영어가 아닌 외국어를 구사한다는 점이 무색하게도 그를 연기한 토마스 프레데릭슨은 사실 동생과 함께 10권이 넘는 영어회화 책을 낸 저자이기도 하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스윙키즈>에서 연기한 수용소장의 부관은 영어 대사를 한다.

<스윙키즈>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