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감독을 떠올리거나 궁금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 단 두 편만으로도 감독을 궁금하게 만드는 신예 감독이 있습니다. 바로 <라라랜드>의 다미엔 차젤레(데이미언 셔젤) 감독입니다.
에디터는 그의 대표작 <위플래쉬>와 <라라랜드>를 파면 팔수록 감독한테 심상치 않은 덕후의 기운을 느꼈는데요. <라라랜드>로 라이언 고슬링으로 입덕하려다 뜻밖에 감독 입덕하게 만드는 다미엔 차젤레의 반전 이력들이 궁금하다면 지금부터 집중하세요~~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이 감독, 이름이 조금 어렵습니다. 이름을 잘 못 외우는 에디터가 힘들게 외웠던 그 이름 '다미엔 차젤레'. 그런데 이렇게 읽는 게 아니라는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다미엔 차젤레'라고 알려져 있지만 검색창 양대 산맥 구글과 네이버는 달라도 너무 다른 발음 표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다음은 '데미언 채즐'로 표기;;
아버지가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다미앵 샤젤'로 불러야 한다. 아니다. 미국인이기 때문에 현지 발음 '데이미언 셔젤'로 읽어야 한다. 그런데 부모 성은 또 '채즐'이라 표기되어 있고... 에디터가 구글 발음을 들어본 결과 '셔젤'과 '채즐' 사이쯤으로 들리더군요. 혼란하다 혼란해...
어서 빨리 표기가 통일되길 바라면서 이 포스팅에선 대세와 네이버에 따라 '다미엔 차젤레'라고 표기했습니다.
10대 시절 다미엔 차젤레는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고, 재즈 드러머를 꿈꾸던 소년이었습니다. 십여 년 뒤 자신이 재즈 드러머의 이야기를 다룬 <위플래쉬>와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를 만들게 될 줄 알았을까요?
감독은 고등학교 시절 음악 전문학교인 프린스턴 고등학교의 스튜디오 밴드 재즈 드러머였는데요. <위플래쉬> 플렛처 교수 같은 스승에게 드럼을 배웠지만, 앤드류(<위플래쉬> 주인공)처럼 뛰어나지 않아 드러머는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프린스턴 고등학교 스튜디오 밴드는 미국 내에서도 상위 고교 밴드에 속하며, 고등학교 재즈 페스티벌에서도 상을 싹쓸이하는 밴드라고 하네요.
덕질과 성적은 함께 갈 수 없다 믿었던 에디터. 다미엔 차젤레를 보면서 아니란 걸 다시 한 번 새삼 깨닫습니다. 다미엔 차젤레는 재즈 드러머의 꿈을 접고, 하버드대에서 시각환경학을 전공했습니다. (접는덴 다 그만한 이유가 있고, 능력자는 어딜 가나 능력자였다)
그런데 여기 능력자 한 명 더 추가요. 명문학교 하버드를 다니던 다미엔 차젤레에게 데스티니~ 운명의 동반자 저스틴 허위츠가 나타납니다. 여자친구? 아니고요. 하버드 동기이자 동갑내기 친구입니다. 다미엔 차젤레와 총 3편의 장편(<공원 벤치의 가이와 매들라인>, <위플래쉬>, <라라랜드>)을 함께한 음악감독입니다. 필모를 봤더니 TV 드라마 극본도 쓴 능력자였네요.
둘 다 음악을 좋아해 영화를 만들기 전에는 함께 밴드를 결성했었다고 하는데요. 다미엔 차젤레는 당시 재즈를 몰랐던 저스틴 허위츠에게 재즈를 입덕시킵니다. (알고 보면 '빅 픽쳐' 그린 다미엔 차젤레 감독) 흡사 <라라랜드>에서 미아에게 재즈를 입덕시키던 세바스찬 같군요.
저스틴 허위츠는 <라라랜드>의 메인 테마곡 'City of Stars'의 30가지 버전을 만들어 차젤레에게 보여주고, 영화를 위해 1900여 개 피아노 데모 음원도 만들었죠. 이건 정말 보통 절친이 아니고서야 하기 힘든 일일 것 같은데요. 에디터는 언젠가 다미엔 차젤레의 다음 음악영화로 이 둘의 음악 우정 이야기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저스틴 허위츠는 다미엔 차젤레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영화로 고전 뮤지컬 영화 <로슈포르의 연인들>을 꼽기도 했습니다. <라라랜드>의 춤과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인상적인 오프닝도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라라랜드>에서 이 둘의 심상치 않은 덕심이 느껴집니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젊은 감독입니다. 1985년생 만 31세인데 내놓는 영화마다 모두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해 호평을 받고 있죠. 아무튼 에디터를 비롯해 여러 사람 자괴감 들게 만드는 사기캐릭터인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극장에서 <라라랜드>를 보셨다면 <위플래쉬>를 본 관객들만 웃을 수 있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로 <위플래쉬>의 플렛처 교수 J.K. 시몬스가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이 피아노 연주 알바를 했던 레스토랑의 사장으로 등장하기 때문이죠. <위플래쉬>에서 완벽한 재즈 연주를 하라고 몰아붙였던 것과 달리 <라라랜드>에서는 재즈 말고 캐롤이나 연주하라는 대사를 날렸었죠.
다미엔 차젤레 감독과 J.K. 시몬스의 인연은 각별합니다. 아무도 <위플래쉬> 영화 제작에 선뜻 나서지 않을 때였죠. 그때 헬렌 에스타 브룩 프로듀서에게 J.K. 시몬스를 소개받아 플렛처 교수 역을 중심으로 단편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이어 장편 <위플래쉬>에서도 인상적인 열연을 펼쳐 그해 각종 영화제의 남우조연상을 휩쓸게 되었죠.
<위플래쉬>는 2012년 할리우드 블랙 리스트에 올랐던 작품입니다. 할리우드 블랙 리스트란 그해 발표되었지만 영화화되지 못한 시나리오 중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인정을 받은 시나리오를 모아둔 것인데요. 당시 신인 감독이라는 점, 대중성이 보장되지 않은 장르의 음악영화라 선뜻 제작을 하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었습니다.
결국 단편영화로 <위플래쉬>를 제작하여 2013년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합니다. 당시 뜨거운 호평과 함께 입상을 했죠. 그래서 제작비를 지원받아 장편 <위플래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단편 <위플래쉬>는 앤드류가 처음 스튜디오 밴드에 들어와 곤욕을 치르는 장면이 위주였던 영화였습니다.
<라라랜드>가 <위플래쉬>를 만들기 훨씬 전부터 구상해놓은 이야기라는 사실은 알 만한 분은 다 아실 텐데요. 여기서도 그의 단짝 저스틴 허위츠는 빠지지 않습니다. 대학을 졸업할 때 즈음 둘은 함께 "고전 뮤지컬 같은 영화를 찍자, 그리고 쉽게 풀리지 않는 현실을 그리자"고 구상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라라랜드>입니다. 그런데 단편 <위플래쉬>처럼 <라라랜드>도 저예산 버전 뮤지컬 영화가 먼저 있었습니다. 바로 <공원 벤치의 가이와 매들라인>인데요.
보스턴의 재즈 트럼펫 연주자 가이와 그의 연주를 듣는 여자 주인공 매들라인이 연인이 되었다가 여자가다른 사랑을 찾아 떠난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입니다. 16mm로 촬영된 흑백영화는 세련된 원색 컬러의 <라라랜드>와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재즈 뮤지컬, 게다가 창작 뮤지컬 영화라는 점에서 <라라랜드>는 <위플래쉬>보다 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주인공을 록 뮤지션으로 바꿔라, 오프닝신, 결말 등 시나리오를 수정하라는 영화사 측의 요구에 결국 제작을 중단하게 됩니다.
<라라랜드>의 제작 실패로 겪은 좌절감으로 <위플래쉬>의 각본을 쓰게 되었는데요. 이후 <위플래쉬>의 성공으로 드디어 <라라랜드>를 제작하는 소원을 성취하게 됩니다. <라라랜드>가 주인공들이 꿈을 이루는 과정을 담은 것처럼 다미엔 차젤레 감독도 <라라랜드>를 통해 드디어 꿈을 이룬 셈이죠.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조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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