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감독을 떠올리거나 궁금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 단 두 편만으로도 감독을 궁금하게 만드는 신예 감독이 있습니다. 바로 <라라랜드>의 다미엔 차젤레(데이미언 셔젤) 감독입니다.

에디터 레이더에 포착된 뜻밖의 훈남 감독

에디터는 그의 대표작 <위플래쉬>와 <라라랜드>를 파면 팔수록 감독한테 심상치 않은 덕후의 기운을 느꼈는데요. <라라랜드>로 라이언 고슬링으로 입덕하려다 뜻밖에 감독 입덕하게 만드는 다미엔 차젤레의 반전 이력들이 궁금하다면 지금부터 집중하세요~~


1.
다미엔 차젤레? 데이미언 셔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이 감독, 이름이 조금 어렵습니다. 이름을 잘 못 외우는 에디터가 힘들게 외웠던 그 이름 '다미엔 차젤레'. 그런데 이렇게 읽는 게 아니라는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구글 검색 결과
네이버 검색 결과
다음 검색 결과

일반적으로는 '다미엔 차젤레'라고 알려져 있지만 검색창 양대 산맥 구글과 네이버는 달라도 너무 다른 발음 표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다음은 '데미언 채즐'로 표기;;

아버지가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다미앵 샤젤'로 불러야 한다. 아니다. 미국인이기 때문에 현지 발음 '데이미언 셔젤'로 읽어야 한다. 그런데 부모 성은 또 '채즐'이라 표기되어 있고... 에디터가 구글 발음을 들어본 결과 '셔젤'과 '채즐' 사이쯤으로 들리더군요. 혼란하다 혼란해...  

어서 빨리 표기가 통일되길 바라면서 이 포스팅에선 대세와 네이버에 따라 '다미엔 차젤레'라고 표기했습니다.


2.
재즈 드러머

<위플래쉬>

10대 시절 다미엔 차젤레는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고, 재즈 드러머를 꿈꾸던 소년이었습니다. 십여 년 뒤 자신이 재즈 드러머의 이야기를 다룬 <위플래쉬>와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를 만들게 될 줄 알았을까요?

감독은 고등학교 시절 음악 전문학교인 프린스턴 고등학교의 스튜디오 밴드 재즈 드러머였는데요. <위플래쉬> 플렛처 교수 같은 스승에게 드럼을 배웠지만, 앤드류(<위플래쉬> 주인공)처럼 뛰어나지 않아 드러머는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프린스턴 고등학교 스튜디오 밴드는 미국 내에서도 상위 고교 밴드에 속하며, 고등학교 재즈 페스티벌에서도 상을 싹쓸이하는 밴드라고 하네요.


3.
하버드 동기, 저스틴 허위츠

덕질과 성적은 함께 갈 수 없다 믿었던 에디터. 다미엔 차젤레를 보면서 아니란 걸 다시 한 번 새삼 깨닫습니다. 다미엔 차젤레는 재즈 드러머의 꿈을 접고, 하버드대에서 시각환경학을 전공했습니다. (접는덴 다 그만한 이유가 있고, 능력자는 어딜 가나 능력자였다)

다미엔 차젤레와 저스틴 허위츠의 투 샷

그런데 여기 능력자 한 명 더 추가요. 명문학교 하버드를 다니던 다미엔 차젤레에게 데스티니~ 운명의 동반자 저스틴 허위츠가 나타납니다. 여자친구? 아니고요. 하버드 동기이자 동갑내기 친구입니다. 다미엔 차젤레와 총 3편의 장편(<공원 벤치의 가이와 매들라인>, <위플래쉬>, <라라랜드>)을 함께한 음악감독입니다. 필모를 봤더니 TV 드라마 극본도 쓴 능력자였네요.

둘 다 음악을 좋아해 영화를 만들기 전에는 함께 밴드를 결성했었다고 하는데요. 다미엔 차젤레는 당시 재즈를 몰랐던 저스틴 허위츠에게 재즈를 입덕시킵니다. (알고 보면 '빅 픽쳐' 그린 다미엔 차젤레 감독) 흡사 <라라랜드>에서 미아에게 재즈를 입덕시키던 세바스찬 같군요.

저스틴 허위츠는 <라라랜드>의 메인 테마곡 'City of Stars'의 30가지 버전을 만들어 차젤레에게 보여주고, 영화를 위해 1900여 개 피아노 데모 음원도 만들었죠. 이건 정말 보통 절친이 아니고서야 하기 힘든 일일 것 같은데요. 에디터는 언젠가 다미엔 차젤레의 다음 음악영화로 이 둘의 음악 우정 이야기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로슈포르의 연인들>(1967) 포스터

또 저스틴 허위츠는 다미엔 차젤레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영화로 고전 뮤지컬 영화 <로슈포르의 연인들>을 꼽기도 했습니다. <라라랜드>의 춤과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인상적인 오프닝도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라라랜드>에서 이 둘의 심상치 않은 덕심이 느껴집니다.


4.
만 31세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젊은 감독입니다. 1985년생 만 31세인데 내놓는 영화마다 모두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해 호평을 받고 있죠. 아무튼 에디터를 비롯해 여러 사람 자괴감 들게 만드는 사기캐릭터인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라이언 고슬링 못지않은 분위기 미남이시네요.

5.
J.K. 시몬스

단편 <위플래쉬>, 장편 <위플래쉬>

극장에서 <라라랜드>를 보셨다면 <위플래쉬>를 본 관객들만 웃을 수 있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로 <위플래쉬>의 플렛처 교수 J.K. 시몬스가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이 피아노 연주 알바를 했던 레스토랑의 사장으로 등장하기 때문이죠. <위플래쉬>에서 완벽한 재즈 연주를 하라고 몰아붙였던 것과 달리 <라라랜드>에서는 재즈 말고 캐롤이나 연주하라는 대사를 날렸었죠.

다미엔 차젤레 감독과 J.K. 시몬스의 인연은 각별합니다. 아무도 <위플래쉬> 영화 제작에 선뜻 나서지 않을 때였죠. 그때 헬렌 에스타 브룩 프로듀서에게 J.K. 시몬스를 소개받아 플렛처 교수 역을 중심으로 단편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이어 장편 <위플래쉬>에서도 인상적인 열연을 펼쳐 그해 각종 영화제의 남우조연상을 휩쓸게 되었죠.


6.
단편 <위플래쉬>와
장편 <위플래쉬>

<위플래쉬>는 2012년 할리우드 블랙 리스트에 올랐던 작품입니다. 할리우드 블랙 리스트란 그해 발표되었지만 영화화되지 못한 시나리오 중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인정을 받은 시나리오를 모아둔 것인데요. 당시 신인 감독이라는 점, 대중성이 보장되지 않은 장르의 음악영화라 선뜻 제작을 하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었습니다.

결국 단편영화로 <위플래쉬>를 제작하여 2013년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합니다. 당시 뜨거운 호평과 함께 입상을 했죠. 그래서 제작비를 지원받아 장편 <위플래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단편 <위플래쉬>는 앤드류가 처음 스튜디오 밴드에 들어와 곤욕을 치르는 장면이 위주였던 영화였습니다.


7.
<공원 벤치의 가이와 매들라인>과 <라라랜드>

<공원 벤치의 가이와 매들라인>(2009)과 <라라랜드> 포스터

<라라랜드>가 <위플래쉬>를 만들기 훨씬 전부터 구상해놓은 이야기라는 사실은 알 만한 분은 다 아실 텐데요. 여기서도 그의 단짝 저스틴 허위츠는 빠지지 않습니다. 대학을 졸업할 때 즈음 둘은 함께 "고전 뮤지컬 같은 영화를 찍자, 그리고 쉽게 풀리지 않는 현실을 그리자"고 구상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라라랜드>입니다. 그런데 단편 <위플래쉬>처럼 <라라랜드>도 저예산 버전 뮤지컬 영화가 먼저 있었습니다. 바로 <공원 벤치의 가이와 매들라인>인데요.

보스턴의 재즈 트럼펫 연주자 가이와 그의 연주를 듣는 여자 주인공 매들라인이 연인이 되었다가 여자가다른 사랑을 찾아 떠난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입니다. 16mm로 촬영된 흑백영화는 세련된 원색 컬러의 <라라랜드>와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재즈 뮤지컬, 게다가 창작 뮤지컬 영화라는 점에서 <라라랜드>는 <위플래쉬>보다 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주인공을 록 뮤지션으로 바꿔라, 오프닝신, 결말 등 시나리오를 수정하라는 영화사 측의 요구에 결국 제작을 중단하게 됩니다.

<라라랜드>의 제작 실패로 겪은 좌절감으로 <위플래쉬>의 각본을 쓰게 되었는데요. 이후 <위플래쉬>의 성공으로 드디어 <라라랜드>를 제작하는 소원을 성취하게 됩니다. <라라랜드>가 주인공들이 꿈을 이루는 과정을 담은 것처럼 다미엔 차젤레 감독도 <라라랜드>를 통해 드디어 꿈을 이룬 셈이죠.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조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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