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일은 슈퍼 히어로의 창조주, 스탠 리 옹의 생신이다. 1922년생인 그가 올해로 94번째 생일을 맞이했으니, 말 그대로 근대 히어로 역사의 산증인으로 살아계신 셈이다. 그래서 간단하게 그간 스탠 리의 손끝에서 탄생한 히어로가 어떤 인물이 있는지, 또 앞으로 그는 히어로와 그 영화들에 관해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살펴볼까 한다.
스탠 리가 빚어낸
대표 캐릭터들
잘 알려진 대로 스탠 리의 아이디어에 의해 탄생한 대표적인 캐릭터로는 데어데블, 스파이더맨, 헐크, 판타스틱포, 닥터 스트레인지, 토르, 엑스맨, 아이언맨 외에도 수많은 캐릭터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탠 리가 직접 캐릭터를 그려서 탄생시킨 줄로 알지만 그건 아니다. 그는 이야기와 캐릭터를 만드는 작가다. 당대 유명했던 만화가 잭 커비나 스티브 딧코, 존 로미타 등의 훌륭한 동료들이 그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캐릭터의 외형을 만들어냈다.
출판 편집자에서
만화 작가로
어려서부터 독서와 출판에 관심이 많았던 스탠 리의 꿈은 '위대한 미국 소설'을 쓰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넉넉치 않은 집안 환경 속에서도 잘 자랐다. 고등학교 때 이미 돈을 벌기 위해 국립결핵센터 같은 공공기관에서 보도자료 쓰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극장 좌석 안내원, 공장 노동자, 음식 배달부, 방문 판매 등 안해본 일 없이 사회 경험을 해봤고, 드디어 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글쓰는 걸 좋아했던 그는 졸업과 함께 만화책을 출간하는 출판사에 취직했다. 초기에는 당시 잉크로 만화를 그리던 만화가들의 작업실에서 잉크통을 채워주거나 교정 보는 일을 하다가 1941년 5월, 태어나 처음으로 '스탠 리'란 필명으로 <캡틴 아메리카 코믹스> 3호 'Captain America Foils the Traitor's Revenge'에서부터 보조 작가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같은 해 8월 부터 <미스틱 코믹스> 6호에 등장한 '디스트로이어'라는 캐릭터의 공동 창작자로 이름을 올린다. 이 시기에 그가 만들었던 또 다른 유명 캐릭터로는 USA 코믹스에 등장한 '잭 프로스트' 등이 있다. 아무튼 그는 당시로서는 어린 나이에 스토리 작가로서 코믹스 편집자로서 일찍 경력을 쌓게 된다. 당시 입대한 군대에서도 홍보 영상, 책자 등을 만드는 일에 투입되었다고 한다.
판타스틱 포의
창조주
본격적으로 스탠 리의 창작력이 빛을 발한 것은 '판타스틱 포'에서부터였다. 그 당시의 히어로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이상주의자들로 그려진 게 대부분인데 스탠 리는 그런 '전형'에 관심이 없었고 지루해했다. 그래서 그는 자기가 만들고 싶은 대로 '판타스틱 포' 멤버들을 성격적 결함이 있는 컴플렉스 덩어리에, 세상 경험이 별로 없는 어리숙한 인물, 지구의 평화보다는 여자친구 걱정에 몸둘 바를 모르는 인물, 심지어 육체적으로 고통도 느끼는 인물들로 그렸는데 그게 대성공을 거두고 만다. 그림을 담당한 잭 커비와 스탠 리의 협업은 이후 헐크, 토르, 아이언맨의 탄생으로 이어졌고, 빌 에버렛과는 엑스맨을 창조했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만든 스티브 딧코와는 데어데블을 만들었고 마블의 가장 성공한 캐릭터라 불리는 스파이더맨은 존 로미타와 함께 만들어냈다. 이후 어벤져스 팀 결성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만들어낸 캐릭터의 향연은 지금의 마블유니버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마블의 레전드 카메오
그의 30번째 출연작은?
<엑스맨>을 시작으로 스탠 리의 마블 영화 카메오 역사는 벌써 16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아예 마블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그것은 마블 코믹스 슈퍼히어로의 사실상 창조주나 다름없는 스탠 리를 기리는 할리우드만의 방식이다. 그는 한때 영화 제작에 관한 저작권 소송 분쟁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스탠 리의 위대한 업적을 업계 스스로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분위기다. 아무튼 마블 영화의 카메오 출연은 그의 존재를 입증하는 할리우드만의 '리스펙트'인 것.
<엑스맨> 시리즈, <스파이더맨> 시리즈, <어벤져스> 시리즈 등등 그는 마블 실사 영화에 전부 등장했는데 현재까지 공개된 마지막 카메오 출연작인 <닥터 스트레인지>까지 합하면 28번 등장했다.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의 출연은 세지 않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와 <스파이더맨: 홈 커밍>의 카메오 촬영은 이미 끝마쳤다고 한다. 이제껏 모두 30번의 카메오 출연을 달성하게 된 것이다.
스탠 리가 출연한 역대 영화 속 카메오 장면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면을 꼽으라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도서관 장면이다. 뒤에서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는데 헤드폰을 쓰고 있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한다. 아주 고전적인 슬랩스틱 코미디 장면이다. 스탠 리는 이 장면에 대해서 "내가 바보같이 보이면 그만이야!"라며 아주 만족해했다고 한다.
스탠 리의 날
스탠 리는 재미있는 만화만 만든 것이 아니라 사회에 공헌도 많이 하고 있다. 그가 설립한 스탠 리 재단은 문맹 퇴치, 예술 교육을 중심으로 문화 다양성과 민족 간의 화합을 목적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LA시의회는 올해부터 스탠 리가 그동안 미국 대중문화에 영향을 끼친 업적을 기념하며 매년 10월 28일을 '스탠 리의 날'로 지정하기로 했다.
스탠 리 피규어
할리우드 배우들은 자신들의 피규어가 출시된 배우와 그렇지 않은 배우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규어는 슈퍼 히어로, 나아가 슈퍼 히어로를 연기한 배우들의 인기를 상징하는 제품이다. 스탠 리 옹 역시 이 인기 반열에 오른 셈이다. 피규어 전문 제작사 핫토이에서 스탠 리의 피규어를 발매했다. 한화로 약 20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스탠 리는 솔직히 말한다. 자신은 처음에 만화가가 되고 싶어서 출판사에 들어간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는 자기가 하는 일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숱한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이야기를 생각해냈다.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고통을 즐기며 살았다. 어쩌면 그것 자체가 그의 장수 비결인지 모른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가슴을 통통 때리는 울림이 있다.
당신이 은퇴할 때쯤 되면, 당신이 항상 하고 싶어했던 일들을 할 기회가 찾아올 겁니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늘 해왔습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가로등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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