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놀라운 시청률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0.9%였던 1화 시청률에서 단 4화 만에 5.4%로 뛰어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5화가 방영된 7월 13일에는 9.1%까지 기록하며 대세 드라마로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 넷플릭스와 채널 ENA에서 동시 공개되고 있는 이 작품은 시청률 신기록을 넘어 이제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하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이 세상의 편견을 맞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점점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시청자는 주인공의 주변 인물과의 관계에 주목한다. 악역 없는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갖춘 만큼 처음에는 주인공에게 의문을 갖던 인물들이 나중 편견의 잘못을 깨닫고 영우를 인정한다. 그래서일까? <우영우>를 보면 넷플릭스의 <별나도 괜찮아>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 작품의 주인공 역시 남들과 다르지만, 사회에 녹아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장애를 가진 가족을 둔 가정의 여러 이야기까지 조명한다.


<별나도 괜찮아>

<별나도 괜찮아>는 시즌 4로 종영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다. 영문 제목은 atypical,이례적인이라는 뜻인데, 원제의 의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친근하게 다가가는, 한국식 제목의 의역이 돋보인다. 드라마는 자칫하면 지나치게 진지한 다큐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내 재미와 감동도 선사한다. 작품은 주인공인 샘이 상담사 줄리아로부터 연애하기를 권장 받으며 시작된다. 이에 따른 가족들의 반응이 재미있다. 엄마인 엘사는 반대하며 줄리아를 찾아가 반발심을 표출하고, 아빠인 더그는 서먹했던 아들과의 관계를 연애 상담으로 회복한다. 여동생인 케이시는 퉁명스럽지만 성실하게 오빠의 여자친구 만들기를 돕는다.

이 중 특히 케이시와 샘의 관계가 흥미롭다. 케이시는 육상 선수로 뛰어난 기량을 가진 육상장학생으로 뽑힌 학생이다. 동급생이 친구가 아닌 아이를 괴롭히는 것을 보고 주먹을 날릴 만큼 정의로운 면이 있다. 그런 그에 대한 부모님의 기대가 큰 것으로 묘사되는데, 특히 학교에서 샘의 보호자로서 역할이 그러하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케이시에게 엄마 엘사는 축하하기 전부터 혼자 학교에 다닐 아들 샘을 우려하는 말을 한다. 이에 화를 낸 것은 케이시가 아니라 케이시의 남자친구인 에번이다. 케이시는 그저 괜찮다고, 이해한다고 말한다. 장학생 면접에 간 케이시는 오빠에게 점심값을 주는 것을 부탁한 친구의 전화를 받아 질타를 받기도 한다. 한 마디로 케이시에게 온전한 삶은 없다. 학교에서 오빠 샘을 돌봐 줄 또 다른 보호자가 될 뿐이다. 드라마는 이 부분을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현실적으로 그려내어 많은 생각을 건넨다.


<별나도 괜찮아>

간혹 장애를 가진 가족을 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다. 형제, 자매로 둔 경우에는 장애를 비하하는 표현이나 욕을 사용하는 것을 꺼린다. 생각지 못한 부분에 관해 듣기도 한다. 자녀로 둔 경우에는 자식이 자신 없이 평생을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그리고 자립을 위해 아이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장애인들을 마주하기 어렵다. 샘은 전자제품 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는 처음에 모든 제품을 익히고 직원 규칙, 행동절차를 공부했다고 한다. 새로운 것을 싫어하는 성향이 생존 본능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하지만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페이지와 연애하며 자립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드라마에서 꽤 인상적인 시퀀스이기도 하다.

더그는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모임에 참석해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 자폐아라는 단어 사용과 상담으로 차도가 보인다고 한 말 때문인데, 그가 샘의 가족임에도 모임에 참석하지 않아 그들의 언어를 배우지 못한 탓이다. 샘은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으로 백과사전에는 ‘치료적 접근보다는 행동적 증후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교육적 요구에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나와있다. 그는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남극과 펭귄에 대해 화용론(발화에 듣는 이와 주변 상황을 고려하는 방식)을 무시한 성격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고 새로 구매한 가죽 재킷의 소리와 착용감이 불편해 수업 도중에 큰 모션으로 쓰레기통에 벗어서 버리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생물학 성적에서 A를 받는 고등학교 학생이기도 하고, 여자친구와 룰을 통해 남극에 대한 이야기 하는 것을 제한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한다. 드라마는 이 같은 샘의 활동을 부각하며, 어떤 한 가지 기준으로 자폐 스펙트럼을 규정짓지 않고, 관심과 소통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접근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별나도 괜찮아>

<별나도 괜찮아>는 제작 과정에 자폐인들이 참여해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첫 시즌에는 샘의 친구인 앤서니 한 명만 자폐인 배우였지만, 시즌 2부터는 8명이 합류했다. 시즌 1에서 샘의 자폐 행동 특성이 제한적이었다는 비판때문에 이뤄진 변화로, 제작진은 자폐 청소년들이 모여 연극과 영화를 만드는 ‘미러클 프로젝트’의 배우들을 기용했다. 이들이 작중에서 자폐 스펙트럼에 관한 묘사에 많은 도움을 준 덕분에 <별나도 괜찮아>가 자폐의 실제를 비교적 정확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이 가지는 의의 또한 특별하다. 대다수의 자폐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서번트 신드롬을 차용한다. 뇌 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으나, 특정한 부분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진 이 증후군은 2,000명 중 한 명꼴로 드물게 나타난다. 샘이 공부를 잘하긴 하나,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드라마는 숨겨진 천재의 활약상에 열광하기 보다, 한 명의 평범한 고기능 자폐를 가진 인물의 관계와 성장을 찬찬히 조명한다.


<별나도 괜찮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준호가 영우와 있다 지인을 만난다. 영우가 자폐인 것을 알아본 지인은 준호에게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냐고 묻고, 영우에게 힘내라는 말을 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었다. 실제로 있을 법한 상황이기에 이슈가 된 것이다. 특히 준호의 대처가 놀라운데, 여타 대꾸를 하지 않고 상황을 벗어나 지인의 실수가 아닌 잘못에 대해 영우에게 사과한다. 많은 생각과 반성이 깃든 장면으로 지금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디어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별나도 괜찮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작품이 호소력 있게 이야기를 구성해,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을 바꿀 수 있다. 물론 이들 작품의 묘사가 너무 현실을 모르거나, 자칫 판타지로 들려질 수도 있다. 실제 <우영우>를 보고 찬사와 공감을 보내는 쪽이 있는 가 하면, 드라마의 내용 때문에 또 다른 편견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하는 쪽도 분명 존재한다. 섣불리 어느 방향이 옳다, 나쁘다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들 작품의 많은 관심 속에, 우리는 그동안 몰랐거나 외면했던 극중 주인공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 속에서 조금 더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을 넓게 바라본다면, 이들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진심이 분명 각자 마음속에 분명히 닿을 것으로 믿는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