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시리즈 영화 <트랜스포머>가 다시 돌아왔다. 시리즈가 시작하고 꼭 10년 만에 제작된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이하 <최후의 기사>)는,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시스템인 '라이터스 룸(Writer's Room)'의 시나리오 작가들이 집필한 이야기로 2014년 <사라진 시대>에 이어 케이트 예거(마크 월버그)가 이끄는 시리즈의 세계관을 마음껏 확장한 작품이다. 세계 최초로 <최후의 기사>를 선보인 중국 광저우 현장에서 마이클 베이 감독, 조쉬 더하멜, 이자벨라 모너, 로라 하독을 만나 <최후의 기사>에 대해 들었다.


"10년간 건재한 이유?
재미있으니까."

마이클 베이

"시리즈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단서가 아주 많다." <최후의 기사>는 수많은 작가진으로 구성된 '라이터스 룸' 시스템을 도입한 후 제작한 첫 작품이다. 이러한 변화는 샘 윗윅키(샤이아 라보프)의 3부작을 마친 후, "약한 내면을 드러내면서도 영웅이 될 매력도 갖춘" 마크 월버그의 케이트 예거가 이끄는 새로운 세계관을 제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처럼 보였다. 실제로 <최후의 기사>는 "기존의 시리즈와 연결되되 전혀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를 찾는" 데에 초점을 맞춰 시나리오 작가들이 머리를 모아 서사를 구성했다. 아서왕 전설을 비롯한 신화/역사적 요소를 적극 가미해 트랜스포머가 지금껏 보여준 것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인간과 함께했다는 걸 서사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앞으로 펼쳐보일 향후 시리즈에 대한 가능성을 한껏 열어젖혔다.

<최후의 기사>는 2007년에 닻을 올린 시리즈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트랜스포머> 이전에는 SF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배우들의 육체가 부딪히는 액션영화를 연출해온 마이클 베이는 사실 처음부터 <트랜스포머>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진 건 아니었다고 한다. 오히려 "캐릭터들이 만들어지는 데에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한" 디지털 작업을 지난 10년간 이어오며 연출의 새로운 가능성을 맛보면서 그 역시 점차 <트랜스포머>의 매력을 알아갔다고 한다. 디지털 영화인 만큼 후보정 작업에 기대야 하지만, 그나마 특수 촬영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한 실사촬영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연출관을 고집했다고 전했다.

편수를 더할수록 흥행 상승곡선을 그리며 순항하고 있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성공 요인에 대해 묻자 그는 "영화가 재미있다"고 답하며 "위기, 액션, 유머가 흥미로운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복잡하고 고된 촬영을 거쳐 첫 상영 이틀 전까지 다듬고 다듬어 만든 영화 속 수많은 액션 신을 스스로도 아주 멋지게 완성됐다고 자부하는 것을 보니 그 확신의 근거가 옵티머스 프라임처럼 커보였다.


"<트랜스포머> 일원일 수 있어
정말 자랑스럽다"

조쉬 더하멜
(레녹스 중령 역)

브라보! 조쉬 더하멜의 레녹스 중령이 돌아왔다. 샤이아 라보프와 함께 주연으로서 1편부터 3편까지 꾸준히 시리즈를 떠받치던 그가 <사라진 시대>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데에 아쉬움을 느꼈던 팬들에게는 축복 같은 소식이었다. 레녹스가 돌아온다는 건 더하멜 자신에게도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었다. <사라진 시대>부터 "이야기가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후의 기사> 속 레녹스는 트랜스포머가 국가적으로 용인되지 않은 시대에 부대를 이끄는 군인으로서 트랜스포머와 그 친구들을 옥죄는, 언뜻 빌런처럼 보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정의의 레녹스가 어디 가겠는가. 괜한 우려는 잠시 접어두고, 그의 귀환을 두팔 벌려 반기는 것만이 상책이다.

조쉬 더하멜은 <최후의 기사>로 <트랜스포머> 10년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주연 자리를 차지한 배우가 됐다. "마이클 베이 감독이 현장에서 터프하고 배우들에게도 엄하다"는 얘기를 미리 들었던 터라 1편 촬영 전부터 떨었다는 더하멜은, 시리즈와 함께 성장해 이제는 엄연한 <트랜스포머>의 페르소나가 됐다. 시리즈를 거듭하며 계급장을 하나씩 더하던 군인 레녹스처럼, 더하멜은 잠시 시리즈를 떠났어도 아주 익숙하게 제 캐릭터의 정의로운 눈빛을 보여줄 수 있다. 그는 "인생을 바꾼" 시리즈에 대한 자부심을 감추지 못했다. "<트랜스포머>에 참여하기 전부터 타고 다니던 검정, 노랑 카마로가 있어요. 네살짜리 아들은 그걸 볼 때마다 범블비다! 하고 외치죠. <트랜스포머>, 범블비, 옵티머스 프라임, 레녹스... 언제나 제 일부일 겁니다."


"비비안과 저는 아주 많이 닮았어요."

로라 하독
(비비안 웸블리 역)

로라 하독. 조금은 낯선 이름일 수 있다. 하지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주의깊게 본 이들이라면, 피터 퀼(크리스 프랫)이 어린 시절 떠나보내는 병든 어머니를 기억할 것이다. 그 창백하고 메마른 얼굴로 전세계 영화 팬들 앞에 섰던 하독은 '트랜스포머 월드'에 입성했다. 세상에서 가장 잘나가는 시리즈 영화 두 편에 모두 이름을 올리게 된 셈이다. "예전부터 꼭 출연하고 싶었는데, 현장에서 가족처럼 모두가 저를 환영해줬죠. 무엇보다 이렇게 거대한 영화에 출연할 수 있다니, 정말 신났어요!" 실제로 <최후의 기사> 광저우 프로모션은 하독에게 첫 해외투어였다. 도처에서 "로라!"를 외치는 레드카펫 현장 속 그녀의 얼굴에서 흥분이 가시지 않은 건 당연했다.

<트랜스포머>의 새로운 히로인인 비비안은 하독의 활기찬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캐릭터다. 영국 옥스포드대학 영문학 교수인 비비안은 (안소니 홉킨스가 분한 에드문트 버튼과 함께) <최후의 기사> 저변에 깔린 역사적인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이끄는 인물이다. 우아한 자태와 교수라는 딱딱한 직업 때문에 그저 단정하기만 한 히로인을 예상한다면, 속단은 보기좋게 빗나갈 것이다. 비비안은 눈앞에 펼쳐지는 위기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대로 돌진하고, 주인공 케이트 예거에게 계속 빈정대는 말투를 던지면서 정신 없이 흘러가는 모험담에 유머를 더한다. 에너지로 펄떡이는 로라 하독을 마주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독은 캐스팅 단계에서 마이클 베이와 대화를 나누던 중 "운동한 적이 있냐고 묻자 라크로스 선수였다고 대답했던 것이 비비안 역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고 밝혔다. 로봇들이 전투를 벌이는 영화의 기운에 가려지지 않는 특유의 에너지가 가장 중요했다는 뜻일 것이다.


"오디션에서 좀 당돌했거든요."

이사벨라 모너
(이자벨라 역)

<최후의 기사>의 또 다른 히로인 이자벨라는 군인에게 처리 당한 로봇의 잔해가 여기저기 흩어진 마을에서 가족도 없이 두 트랜스포머와 함께 살아가는 소녀다. 10대를 타겟으로 한 TV영화에서 주조연으로 참여했던 이사벨라 모너는 이자벨라의 강인하고 여린 두 가지 면모를 자연스럽게 오가면서 시리즈의 데뷔임에도 불구하고 금세 <트랜스포머> 팬들의 호감을 사로잡을 듯하다. 어려서부터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경험을 쌓은 모너는 가수로서 노래를 발표하고, 곧 개봉하는 <넛 잡 2>에 목소리로 참여하는 등 지금까지 액션과는 거리가 먼 커리어를 쌓아왔다. 하지만 모너가 보여주는 소녀 이자벨라는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영화계의 뚜렷한 트렌드인 '강인한 여성'의 표상이 될 만큼 기운이 넘친다. 영화 내내 이자벨라 얼굴을 채우고 있는 거뭇한 먼지, 붉게 상기된 볼, 끈덕진 땀이 그 증거다.

'가족애'는 이자벨라를 수식하는 또 다른 키워드다. 외롭게 성장한 이자벨라는 위기에서 구해주는 케이트를 만나 그와 함께 유사 부녀관계를 만들어나가면서 <최후의 기사> 초반부에 따스한 기운을 제공한다. "마크 월버그와 저는 카메라 테스트도 안 하고, 촬영 첫날 바로 만났어요. 호흡이 당연히 좋을 거라고 예상했나봐요. 그게 맞았죠." 영화 속에서 대부분을 함께하는 케이트 역의 월버그와의 훌륭한 호흡이 <최후의 기사> 내내 알알이 새겨져 있다. "이자벨라와 케이트는 늘 티격태격해요. 애정표현이죠. 케이트는 이자벨라에게 늘 틱틱대는데, 그건 사실 이자벨라가 자신을 닮아서 그런 거예요." 오토봇과 디셉티콘이, 옵티머스 프라임과 범블비가 싸우는 사이 <최후의 기사>에는 그렇게 가족애의 기운이 퍼져나간다. 마이클 베이가 모너의 오디션 영상에서 본 바로 그 "당돌한 아이 같은 모습"이 <트랜스포머>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이 따뜻한 감정을 단번에 설득시킨다. <최후의 기사>에는 <스타워즈>의 R2D2가 떠오르는 트랜스포머 스퀵스가 등장하는데, 이자벨라와 스퀵스가 그리는 우정은 <최후의 기사>를 대표하는 사랑스러움이라 할 만하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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