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 많은 이들이 먼저 본 관객들의 평을 참고해 영화를 볼지 말지 결정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정확한 평점 지표를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영화 별점에 무조건 10점을 주는 알바글과 1점을 주는 악플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평점 1점을 준 영화들과 그 이유를 찾아보았습니다.

* 네이버 영화 평점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군함도>

네이버 네티즌 평점 : 5.04

수많은 논란거리로 화제몰이 중인 영화죠.

<군함도>는 관람객 평점보다 네티즌 평점이 현저히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1점을 준 비율이 49%로 압도적입니다. 개봉 전 기대지수와 비교하면 뜻밖의 결과죠.

1점 평점을 주고 남긴 댓글들은 크게 세 가지 분류로 나뉘었습니다.
①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대한 지적
② 군함도 실상을 미화했다.
③ 촛불 영화다?

<택시 운전사>

평점에서 뚜렷한 지표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택시운전사>에도 평점 테러 조짐이 보입니다.

영화 소재인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에서 정치적, 지역적 대립이 첨예한 대표적인 역사적 사건인데요. 이전에도 이런 소재를 다룰 때, 특정 지역이나 다른 정치적 의견에 대한 비난을 담은 평점 테러가 종종 이뤄졌었죠.

<리얼>

네이버 네티즌 평점 : 4.31

영화가 좋으면 10점, 나쁘면 1점을 주는 영화 평점의 기본적인 기준마저 파괴한 영화였죠.

<리얼>의 베스트 댓글들엔 네티즌들의 온갖 드립들이 난무합니다. 10점을 준 네티즌이나, 1점을 준 네티즌이나 영화에 대한 입장은 같습니다. 영화에 대한 평점 주기보다는 하나의 '놀이'에 집중한 예입니다.

<불한당>

네이버 네티즌 평점 : 5.88

감독이 SNS에 올린 글이 발단이었습니다.

<불한당> 감독이 올린 SNS에 특정 지역, 여성 비하 발언, 대선 당시 특정 후보에 대한 저속한 표현이 문제가 된 것. 결국, 개봉 6일 만에 하루 관객수 5만 명대로 추락했고, 지금까지도 베스트 평점은 영화 자체에 대한 평이 아닌 감독에 대한 비난 글이 점령 중입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개봉관이 줄어들 무렵, 영화는 재평가받습니다. '불한당원'이라 칭하는 열혈팬들이 등장해 상영회를 개최하고, N차 관람을 이어갔죠. 이들은 기존 누아르 영화에서 부족했던 젠더 감수성을 고려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네이버 네티즌 평점 : 5.62
배우와 감독의 사생활 때문에 평점 테러를 당하기도 합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열애를 인정한 뒤 대중에게 첫선을 보인 영화였습니다. 네티즌들은 영화보다는 두 사람의 관계와 태도에 대해 분노했습니다. 스캔들이 터진 후, <아가씨>도 평점 테러를 당했었죠.

비슷하게, 한효주는 친동생이 사회적 물의를 빚어 <뷰티 인사이드>, <쎄시봉>이 평점 테러를 당했었습니다.

<모아나>

지금은 9.14로 높은 네티즌 평점이지만 개봉 당시에는 이유 없이 평점 테러를 당했는데요. 경쟁작의 지나친 팬심에서 비롯됐습니다.

<너의 이름은.>의 일부 극성 팬들이 비슷한 시기, 같은 애니메이션이었던 <모아나>에 1점을 주었던 것! 분명 영화란 것은 취향 차이가 있지만, 이 사태는 어긋난 팬심의 사례로 남았습니다.

그 이전에 좀 더 본격적인 평점 놀이에 희생된 영화가 있었는데요. <파파로티>와 <연애의 온도>입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리 있는 남자 배우 김보성이 출연한 영화 <영웅: 샐러멘더의 비밀>을 평점 1위로 만들자"는 글이 게재되고, 네티즌들은 일종의 놀이로 같은 시기 개봉작들에 평점 테러를 했던 것!

<영웅: 샐러멘더의 비밀>의 네티즌 평점은 무려 9.28! 기자/평론가 평점이 2.94, 관람객 평점은 한 건도 등록되지 않은 것을 보면, 비정상적으로 높은 평점입니다.

네이버 영화에 이 영화와 동률인 9.28 평점을 찾아보니 <인어 공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엽기적인 그녀> 등이 있습니다.

<남자사용설명서>

'의리 평점' 불똥은 부가 판권 서비스를 시작했던 <남자사용설명서>로 튀었습니다. 개봉 당시에도 자극적인 제목으로 남성들의 공분을 사 별점 테러를 당했었는데요. 시간이 흐른 뒤 재평가되었습니다.

<서프러제트>

이 영화는 여성 참정권 역사 영화입니다. 그런데 평점 등록된 댓글 대다수엔 여성혐오적인 표현이 많습니다. 특히 개봉 당시 관련 이슈가 첨예했던 때라 평점 댓글창은 영화평 아닌 싸움터로 변질되었습니다.

어떤 영화든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어떤 의도를 가진 지나친 홍보 알바와 평점 테러는 누군가의 영화 선택에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언젠가 국내에도 믿을 만한 평점 사이트가 등장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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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조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