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주간이 끝나가고 있다. 작품상을 잘못 호명하는 역사상 최악의 실수에 대한 충격도 점점 사그라드는 중이다. <라라랜드>는 대략 143초 동안 작품상의 지위를 누렸다.
어찌됐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은 <문라이트>에게 돌아갔다. 만약에 <라라랜드>가 작품상을 받았다면 어땠을까. 누군가는 <문라이트>보다 <라라랜드>가 작품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미국의 영화 매체 ‘플레이리스트’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스케일을 좀더 키운 게 특이한 점이다. ‘플레이리스트’는 2000년 이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122개의 작품의 전체 순위를 정했다. 그들 스스로 인정하듯 매우 주관적인 리스트다. 동의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전체 리스트를 공개하기에는 스크롤 압박이 우려되므로 ‘씨네플레이’는 1위부터 10위까지만 소개하려 한다. 전체 리스트는 아래에서 확인 가능하다.
10위 <트리 오브 라이프>
2012년 84회 아카데미 시상식
거장 테렌스 맬릭 감독의 <트리 오브 라이프>가 10위에 선정됐다. ‘플레이리스트’는 <트리 오브 라이프>를 “영화를 통해 종교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난해하기로 이름난 이 영화는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촬영상, 작품상 등 3개 부문 후보였다. 수상에는 실패했다. 칸영화제에서는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9위 <아무르>
2013년 85회 아카데미 시상식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가 9위다. 10위 <트리 오브 라이프>와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다. 두 영화 모두 평론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감독의 작품이다. <아무르>는 외국어영화상에서 수상했지만 작품상, 여우주연상(엠마누엘 리바), 감독상, 각본상은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트리 오브 라이프>처럼 <아무르>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8위 <노예 12년>
2014년 86회 아카데미 시상식
<노예 12년>은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플레이리스트’는 스티브 맥퀸 감독의 이 영화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와 경쟁했다”고 썼다. <그래비티>가 작품상을 가져가도 뭐라고 반박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그래비티>는 이 리스트에서 18위를 기록했다. <노예 12년>은 작품상 이외에 여우조연상(루피타 뇽오), 각색상을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치웨텔 에지오프), 남우조연상(마이클 패스벤더), 의상상, 감독상, 편집상, 미술상의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7위 <제로 다크 서티>
2013년 85회 아카데미 시상식
<아무르>와 함께 85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 후보였던 <제로 다크 서티>가 7위다. 9·11 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을 쫓는 CIA 요원 마야(제시카 차스테인)가 주인공인 영화다. <제로 다크 서티>의 마크 볼 시나리오 작가와 캐스린 비글로 감독은 <허트 로커>에서도 호흡을 맞춘 바가 있다. <허트 로커>는 2010년 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플레이리스트’는 작품상을 수상한 <허트 로커>보다 <제로 다크 서티>를 더 높은 순위에 올렸다. <허트 로커>는 19위에 선정했다.
6위 <시리어스 맨>
2010년 82회 아카데미 시상식
2010년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후보가 10편으로 늘어난 첫 해다. ‘플레이리스트’는 “10편으로 작품상 후보가 늘어난 것을 모든 사람이 좋아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리어스 맨>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라고 썼다. <시리어스 맨> 이외에도 코엔 형제의 영화가 10위 안에 한 편 더 포함되어 있다.
5위 <문라이트>
2017년 89회 아카데미 시상식
배리 젠킨스 감독의 <문라이트>가 5위다. ‘플레이리스트’는 이 리스트를 아카데미 시상식 전에 작성해서 발표했다. 그들은 <문라이트>가 작품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라랜드>의 이름을 불렸을 때 조금은 실망했다가 다시 정정됐을 때 기뻐했으려나. 참고로 ‘플레이리스트’가 생각한 <라라랜드>의 순위는 27위다.
4위 <인사이더>
2000년 72회 아카데미 시상식
마이클 만 감독의 <인사이더>가 4위다. 이 영화가 4위? 미국 담배회사의 추악한 이면을 그린 영화 <인사이더>가 나쁘다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의외라는 생각은 든다. 왜냐면 5위 안에 들 정도로 대중에게 알려진 느낌이 아니기 때문이다. ‘플레이리스트’는 “아카데미가 대부분의 관객이 보면서 잤던 <인사이더>를 작품상 후보에 올린 것은 드물게 잘한 경우”라고 평가했다.
3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08년 80회 아카데미 시상식
코엔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3위다. 4위 <인사이더>에 비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순위다. 이 영화는 작품상 이외에 감독상, 남우조연상(하비에르 바르뎀), 각색상도 수상했다. 코엔 형제는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에 2011년 <더 브레이브>, 2010년 <시리어스 맨>, 2008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올린 바 있다.
2위 <데어 윌 비 블러브>
2008년 80회 아카데미 시상식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데어 윌 비 블러드>가 2위다. 재밌는 건 3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같은 해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이라는 점이다. <데어 윌 비 블러드>는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을 <노인을 위한 나라>에 내주고 남우주연상(다니엘 데이 루이스), 촬영상을 수상했다. 만약 <데어 윌 비 블러드>가 한 해 뒤에 나왔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작품상을 받았을 것 같다. 2009년에는 대니 보일 감독의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작품상을 가져갔다.
1위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2016년 88회 아카데미 시상식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가 1위다. 1위까지 확인하고 나니 ‘플레이리스트’ 에디터들이 꽤나 용감한 선택을 한 것 같다.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엄청난 영화임에 틀림없다. ‘영화적인, 시네마틱’한 체험할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그렇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극장의 큰 스크린, 웅장한 사운드와 완벽하게 조응하는 영화다. TV로 이 영화를 보는 건 영화의 절반만 본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훌륭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21세기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122편의 영화 가운데 1위라고 하기에는 완벽하게 동의하기 망설여진다. 또 다른 영화가 뭐가 있을까 찾게 된다. 세상 모든 이를 만족시킬 영화 순위가 존재할 수 있을까.
‘플레이리스트’의 용감한 시도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각자 나름의 순위를 만들어보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아래에 21세기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리스트가 있으니 각자 마음에 드는 작품들을 찾아보자.
에디터라면 <라이프 오브 파이> <소셜 네트워크> <브로크백 마운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등으로 순위를 채울 것 같다. 알고 보니 이안 감독의 팬이었다.
2000년 이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및 수상작 리스트
*수상작은 굵은 글씨로 표시했다. 작품상은 제작자에게 수여되지만 편의상 감독을 병기했다.
2000년
아메리칸 뷰티 - 샘 멘데스
그린 마일 - 프랭크 다라본트
식스 센스 - M. 나이트 샤말란
사이더 하우스 - 라세 할스트롬
인사이더 - 마이클 만
2001년
글라디에이터 - 리들리 스콧
에린 브로코비치 - 스티븐 소더버그
와호장룡 - 이안
초코렛 - 라세 할스트롬
트래픽 - 스티븐 소더버그
2002년
뷰티풀 마인드 - 론 하워드
반지의 제왕 - 반지 원정대 - 피터 잭슨
물랑 루즈 - 바즈 루어만
침실에서 - 토드 필드
고스포드 파크 - 로버트 알트먼
2003년
시카고 - 롭 마샬
디 아워스 - 스티븐 달드리
피아니스트 - 로반 폴란스키
갱스 오브 뉴욕 - 마틴 스콜세지
반지의 제왕 2 - 두 개의 탑 - 피터 잭슨
2004년
반지의 제왕 3 - 왕의 귀환 - 피터 잭슨
미스틱 리버 - 클린트 이스트우드
씨비스킷 - 게리 로스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 - 피터 위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 소피아 코폴라
2005년
밀리언 달러 베이비 - 클린트 이스트우드
사이드웨이 - 알렉산더 페인
네버랜드를 찾아서 - 마크 포스터
레이 - 테일러 핵포드
에비에이터 - 마틴 스콜세지
2006년
크래쉬 - 폴 해기스
카포티 - 베넷 밀러
브로크백 마운틴 - 이안
뮌헨 - 스티븐 스필버그
굿 나잇, 앤 굿 럭 - 조지 클루니
2007년
디파티드 - 마틴 스콜세지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 클린트 이스트우드
더 퀸 - 스티븐 프리어스
바벨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미스 리틀 선샤인 -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2008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주노 - 제이슨 라이트맨
데어 윌 비 블러드 - 폴 토마스 앤더슨
어톤먼트 - 조 라이트
마이클 클레이튼 - 토니 길로이
2009년
슬럼독 밀리어네어 - 대니 보일
밀크 - 구스 반 산트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 스티븐 달드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데이빗 핀처
프로스트 VS 닉슨 - 론 하워드
2010년
허트 로커 - 캐스린 비글로우
블라인드 사이드 - 존 리 행콕
언 애듀케이션 - 론 쉐르픽
프레셔스 - 리 다니엘스
업 - 피트 닥터, 밥 피터슨
아바타 - 제임스 카메론
디스트릭트 9 - 닐 블롬캠프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 쿠엔틴 타란티노
시리어스 맨 -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인 디 에어 - 제이슨 라이트먼
2011년
킹스 스피치 - 톰 후퍼
파이터 - 데이빗 O. 러셀
에브리바디 올라잇 - 리사 촐로덴코
소셜 네트워크 - 데이빗 핀처
더 브레이브 - 에단 코엔, 조엘 코엔
블랙 스완 - 대런 아로노프스키
인셉션 - 크리스토퍼 놀란
127 시간 - 대니 보일
토이 스토리 3 - 리 언크리치
윈터스 본 - 데브라 그래닉
2012년
아티스트 -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 스티븐 달드리
휴고 - 마틴 스콜세지
머니볼 - 베넷 밀러
워 호스 - 스티븐 스필버그
디센던트 - 알렉산더 페인
헬프 - 테이트 테일러
미드나잇 인 파리 - 우디 앨런
트리 오브 라이프 - 테렌스 맬릭
2013년
아르고 - 벤 애플렉
비스트 - 벤 제틀린
레미제라블 - 톰 후퍼
링컨 - 스티븐 스필버그
제로 다크 서티 - 캐스린 비글로우
아무르 - 미카엘 하네케
장고:분노의 추적자 - 쿠엔틴 타란티노
라이프 오브 파이 - 이안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 데이빗 O. 러셀
2014년
노예 12년 - 스티브 맥퀸
네브래스카 - 알렉산더 페인
필로미나의 기적 - 스티븐 프리어스
그래비티 - 알폰소 쿠아론
허 - 스파이크 존즈
아메리칸 허슬 - 데이빗 O. 러셀
캡틴 필립스 - 폴 그린그래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 장 마크 발레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 마틴 스콜세지
2015년
버드맨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이미테이션 게임 - 모튼 틸덤
보이후드 - 리처드 링클레이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웨스 앤더슨
아메리칸 스나이퍼 - 클린트 이스트우드
셀마 - 에바 두버네이
사랑에 대한 모든 것 - 제임스 마쉬
위플래쉬 - 데이미언 셔젤
2016년
스포트라이트 - 토마스 맥카시
브루클린 - 존 크로울리
룸 - 레니 에이브러햄슨
마션 - 리들리 스콧
스파이 브릿지 - 스티븐 스필버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 조지 밀러
빅쇼트 - 아담 맥케이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2017년
문라이트 - 배리 젠킨스
펜스 - 덴젤 워싱턴
로스트 인 더스트 - 데이빗 맥킨지
라라랜드 - 데이미언 셔젤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케네스 로너건
컨택트 - 드니 빌뇌브
핵소 고지 - 멜 깁슨
히든 피겨스 - 데오도르 멜피
라이언 - 가스 데이비스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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