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영화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가디언>에서 트럼프 시대를 반영한 영화들에 관해 썼습니다. 수년 전부터 제작을 준비하던 영화가 일찍부터 트럼프의 당선을 예견했을 리는 없습니다. 대통령이 누가 됐든 반드시 지금 문제 제기를 해야만 했던 이슈들일 것입니다. 2018년 소개될 영화는 트럼프 시대의 공기가 적극 반영됐으리라 짐작합니다. 기사 전체를 옮겨올 수는 없으니 어떤 작품이 거론되었는지 간략히 소개합니다. 미국 사회의 지금을 가장 뜨겁게 녹여 넣은 영화들입니다.


<겟 아웃>
감독 조던 필레
출연 다니엘 칼루야

인종차별 이슈를 영리하게 다룬 작품으로, 은밀하게 감춰져 있던 기득권층 인종주의자들의 욕망을 난폭하게 까발렸습니다. 장르 요소를 세심히 배치해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겟 아웃

감독 조던 필레

출연 브래드리 휘트포드, 앨리슨 윌리암스, 캐서린 키너, 다니엘 칼루야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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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감독 캐서린 비글로
출연 존 보예가, 안소니 마키, 윌 폴터, 존 크래신스키

1967년 여름,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디트로이트 폭동 사건을 다룹니다. 영화는 폭동 당시 알지어스 모텔에서 발생한 백인 경찰의 흑인 살해 사건에 주목합니다. 미국 사회의 고질적인 인종 차별과 공권력의 폭압을 현장감 넘치는 카메라를 빌어 고발하는 작품.

디트로이트

감독 캐스린 비글로우

출연 한나 머레이, 윌 폴터, 안소니 마키, 존 보예가, 존 크래신스키, 케이틀린 디버, 알지 스미스, 제이콥 라티모어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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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감독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출연 엠마 스톤, 스티브 카렐

1973 9, 지독한 남성 우월주의자와 성별과 무관한 동등한 처우를 주장한 페미니스트의 세기의 테니스 대결이 텍사스에서 열렸습니다. 젊은 여성 테니스 챔피언 빌리 진 킹과 남성인 전직 테니스 챔피언 보비 리그스가 벌인 사상 초유의 성대결이었습니다. 영화는 1970년대 초 촉발된 미국의 성평등 운동의 풍경까지 생생히 전했습니다.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감독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출연 엠마 스톤, 스티브 카렐

개봉 2017 영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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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프로젝트>
감독 션 베이커
출연 브루클린 프린스, 윌렘 대포

플로리다 디즈니랜드 맞은편, '매직 캐슬'이란 이름의 모텔에 장기 투숙 중인 홈리스 가족의 일상을 통해 미국 빈곤층의 삶에 관한 전망을 내보입니다. 한때 관광객이 우글대던 모텔은 '쪽방촌'으로 바뀌어 버렸고, 그곳에 거주하는 여섯 살 무니와 친구들은 가난한 처지를 깨닫기에는 아직 순진하고 어립니다. <탠저린>(2015)으로 인디영화계의 스타가 된 션 베이커 감독의 신작으로, 전작에서 보여준 대상에 대한 따스한 관찰이 돋보입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감독 션 베이커

출연 브루클린 프린스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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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마크 해밀, 캐리 피셔, 데이지 리들리, 존 보예가, 아담 드라이버

현대의 정쟁은 과거에 비해 모호해졌습니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시리즈 <스타워즈>의 인물 관계도도 한층 복잡해졌습니다. 전형적인 선악 구도로 나뉠 수 있었던 인물들의 갈등이 복합적으로 진화했습니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재편된 파시즘에 반하는 다양한 형태의 억압과 저항에 관한 은유이기도 합니다. 위대한 시리즈는 여전히 날카롭게 새 시대의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데이지 리들리, 마크 해밀, 아담 드라이버, 오스카 아이삭, 캐리 피셔, 존 보예가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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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더욱 가열차게 정치적 함의를 품은 영화들이 제작됩니다.


<더 포스트>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알리슨 브리, 톰 행크스, 메릴 스트립

공정 보도, 언론 자유만이 정치적 횡포를 경계할 수 있겠죠. <더 포스트>1971,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베트남전 발발에 개입했다는 국방부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폭로한 <워싱턴 포스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미국 최초의 여성 신문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워싱턴 포스트>에서 활약하는 주요 인물로 묘사된다는 사실이 눈에 띕니다. 영화는 사회를 뒤흔든 언론 자유 투쟁과 여성 언론인의 성장사를 함께 엮어냅니다. 과거 미국에서 벌어진 여러 언론 스캔들과 더불어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즈> 등과 대립각을 세운 트럼프가 "가짜 주류 언론"("The FAKE MSM"), "가짜 뉴스"("Fake news") 등을 언급한 일화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 포스트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톰 행크스, 메릴 스트립, 알리슨 브리, 사라 폴슨, 브루스 그린우드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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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출연 샐리 호킨스, 더그 존스, 마이클 섀넌

냉전시대의 판타지라 할 수 있을 길예르모 델 토로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소리를 내지 못하는 여성 청소부 엘리자가 정부 산하의 연구소에 취직해 우연히 양서류 인간을 만나고 그와 사랑을 완성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엘리자는 고약한 인종주의자 책임자의 눈을 피해 연인을 도피시키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엘리자의 계획을 돕는 조력자들은 장애인, 게이 노인, 흑인 주부 등입니다. 아름답고 기괴한 동화를 통해 냉전시대의 정치적 잔혹함과 약자를 대하는 미국 사회의 현재를 들여다보게 합니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출연 마이클 섀넌, 마이클 스털버그, 옥타비아 스펜서, 더그 존스, 샐리 호킨스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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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시트>
감독 아담 맥케이
출연 에이미 아담스, 크리스찬 베일, 샘 록웰, 스티브 카렐

촬영 현장에서의 크리스찬 베일과 에이미 아담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통령이라 불렸던 미국의 제46대 부통령 딕 체니의 전기 영화로, 그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주목합니다. 비상한 정치가이자 수완가였던 딕 체니를 크리스찬 베일이, 그의 아내 린 체니를 에이미 아담스가, 부시 대통령을 샘 록웰이, 스티브 카렐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연기합니다. 이란과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 행정부의 실세였던 딕 체니의 전기 영화가 "이민자들은 미국을 떠나라"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나온다는 사실이 퍽 의미심장합니다.

이미지 준비중
백시트

감독 아담 맥케이

출연 에이미 아담스, 크리스찬 베일, 알리슨 필, 스티브 카렐

개봉 2018 미국, 영국,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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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퍼퀴딕>
감독 존 커랜
출연 제이슨 클락, 케이트 마라, 에드 헬름스

1969, 체퍼퀴딕 섬에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운전하던 차량이 다리 밑으로 추락해 동승했던 로버트 케네디의 여성 선거도우미 메리 조 코페친이 사망했으나 에드워드 케네디가 신고를 하지 않아 10시간 가까이 사고가 알려지지 않았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합니다. 당시 에드워드 케네디는 "당황한 나머지 현장에서 도망쳤다"고 진술했지만 코페친과의 스캔들이 있었던 시점인 것으로 미루어 사고의 고의성을 의심받기도 했습니다.

체퍼퀴딕

감독 존 커랜

출연 케이트 마라, 제이슨 클락, 에드 헬름스, 브루스 던

개봉 2017 스웨덴,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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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프론트 러너>
감독 제이슨 라이트만
출연 휴 잭맨, 베라 파미가, J.K. 시몬스, 사라 팩스톤

1984년 민주당 유력 대통령 후보였던 게리 하트 전 상원의원이 젊은 모델 도나 라이스와의 섹스 스캔들로 인해 후보 경선 중 출마를 포기했던 실제 사건을 다룹니다. 젊은 여성과의 스캔들로 인해 정치 생명에 타격을 입은 대표적인 미국 정치인 두 사람의 실화가 비슷한 시기에 제작 중이라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이미지 준비중
더 프론트 러너

감독 제이슨 라이트맨

출연 휴 잭맨, 베라 파미가, 케이틀린 디버, 아리 그레이너, 커트니 포드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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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베이시스 오브 섹스>
감독 미미 레더
출연 펠리시티 존스, 아미 해머, 저스틴 서룩스, 캐시 베이츠

펠리시티 존스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페미니즘은 이민자 문제와 더불어 미국의 가장 뜨거운 사회적 키워드입니다. <온 더 베이시스 오브 섹스>는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앞장선 법조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전기영화입니다. 미국의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성'을 말할 때 '섹스'(sex) 대신 '젠더'(gender)로 지칭할 것을 주장했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성을 생물학적 의미로만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 주체적 인식까지 포괄하는 용어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펠리시티 존스가 기성의 왜곡된 질서에 맞서 성평등을 주장하며 싸웠던 젊은 시절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연기합니다.

이미지 준비중
온더 베이시스 오브 섹스

감독 미미 레더

출연 아미 해머, 펠리시티 존스, 저스틴 서룩스, 캐시 베이츠, 샘 워터스톤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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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픽사의 <코코>, 마블의 <블랙 팬서>, 디즈니의 <시간의 주름> 등 앞으로도 인종 다양성이 엔터테인먼트업계의 필수불가결한 화두일 것이라고도 예측했습니다. 다가오는 2018, 다양한 결의 영화들을 통해 사회적으로 더 넓은 지평을 접해볼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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