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맨과 와스프>에 앤트맨을 감시하는 FBI 역으로 처음 합류한 지미 우(랜들 파크)는 푸근한 인상과 약간은 허술한 모습으로 루이스와 친구들과 더불어 신 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보면 볼수록 친근한 매력이 있는 랜들 파크. 영화에서 짧게 출연해서 아쉬웠던 관객들을 위해 랜들 파크에 대한 소소한 정보들을 준비했다. 


UCLA 석사까지 취득한 엘리트

2017 UCLA 영문학과의 졸업 현장

랜들 파크는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이다. 부모님 두 분 모두 한국인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랜들 파크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영문학, 창작학 학사를 전공했으며, 대학원에선 아시아미국학 석사를 취득했다. 랜들 파크는 2017년 UCLA 영문학과 졸업식에 졸업 연사로 초청받기도 했다. 


공부 잘하는 학생에서
연기자가 되기까지

랜들 파크는 UCLA의 아시아계 미국인 극단(LCC Asian American Theatre)의 공동 설립자였으며 그 안에서 작가 포지션을 맡았다. 하지만 아시아계 미국인 극단이었기 때문에 연극을 쓰고 싶어도 배역을 맡을 배우가 없었다. 오디션까지 열었으나 배우를 구할 수 없어 결국 자신이 직접 연기 했다. 이 때 처음 연기에 도전한 랜들 파크는 그 이후 꾸준히 자신만의 공연을 이어갔는데, 우연히 그의 모습을 본 콴 펑이 폭스 방송사 관계자들에게 그를 소개했다. 그의 인생은 그 때부터 달라졌다. 

그는 인터뷰에서 "UCLA에 있을 때 아시아미국학 교수가 되는 게 나의 인생 목표라고 믿었는데, 생각해보니 그건 그냥 부모님을 위해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학업을 미뤄두고 연기와 코미디를 시작했지만 차마 부모님께는 말씀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며, 부모님이 자신을 격려해주지 않아도, 교수의 길에서는 멀어져도 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의 연기에 대한 열정을 전했다. 


힙합을 사랑하는 남자

Ill Again의 <Next> 뮤비 중 / 행복해 보인다.

랜들 파크는 밴드 'Ill Again'의 멤버였다. 그는 그 안에서 랩 담당이었다. 당연히 현재는 활동하고 있지 않지만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힙합을 정말로 좋아하며, 거의 집착하는 수준이라고 말해 랩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인생에서 랩은 큰 부분을 차지할 만큼 사랑하는 분야라고 전한 바 있다. 

활동 당시 영상은 많이 남아 있지 않지만 <Next> 뮤직 비디오에서 그의 젊었을 적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랩에 미쳐있던 당시라 그런지 더욱 생기발랄하다. 지금이 중후한 아빠 곰돌이라면, 이 때는 좀 더 철 없는 청년 곰돌이같은 모습이다. 엘리트지만 파격적인 머리와 등산복같은 패션을 선보이며 랩을 하는 그의 모습이 참 매력적이다.

(왼) 랜들 파크 / (오) 제임스 반데빅

그의 힙합 사랑은 젊었을 적 치기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2017년 <Drop the Mic>라는 미국의 랩 배틀 프로그램에서 제임스 반데빅과 랩 배틀을 해 승리한 바 있다. 인종차별적인 랩으로 공격하던 반데빅에게 "그래, 그런데 난 백인 남성 위주의 산업에서 성공한 아시아인이고 너는 백인 남성 산업에서 비참하게 실패한 백인 남성이지."라며 맞받아쳤다. 


사람들의 웃음 소리가 좋은 배우

미국 시트콤 <프레시 오프 더 보트> (2015-2018) 중

그는 어렸을 적, 녹음기를 가지고 흑백 시트콤 <왈가닥 루시>를 녹음했다. 그는 그때부터 청중들의 웃음소리를 듣는 걸 좋아했다고 전했다. 웃음에 대한 열망때문인지 그는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가 되었다. 그는 미국의 시트콤 <프레시 오프 더 보트>에서 알몸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단편 코미디 극 <블루베리> (2009) 중

단편 코미디 극 <블루베리>에서는 상반신을 탈의한 모습도 보여주었다. 스틸컷만 봐도 그의 심정이 짐작 간다. <블루베리>는 매력적인 여성 대신 어쩐지 털이 북슬거리는 남성이 찾아와 하룻 밤을 보내는 빌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짧은 극으로 각본도 그가 직접 썼다.  


김정은 연기를 한 그 배우!

<디 인터뷰> (2014)

혹시 랜들 파크가 눈에 익다면 이 영화에서 봤을 확률이 크다. 영화 <디 인터뷰>에서 김정은 연기를 선보인 배우가 바로 랜들 파크이다. <디 인터뷰>는 12년 간 단역 배우에 머물던 그가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로, 그는 김정은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살을 9Kg을 찌우고, 김정은 관련 동영상을 보며 그의 행동과 말투를 연습했다. <디 인터뷰>는 김정은 암살에 관한 코미디 영화로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바 있다. 하지만 소니 픽쳐스는 북한과 한국의 상황을 고려해 한국에서는 상영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최고 수장을 희화화하는 <디 인터뷰>의 개봉을 두고만 볼 수 없었던 북한은 개봉을 막고자 소니 픽처스에게 해킹과 테러 협박을 가했고 결국 개봉은 취소되었다. 그러나 이것이 시발점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관심을 가졌고 결과적으로 북한은 노이즈마케팅을 도와준 셈이 되었다. 최종적으로 영화는 미국에서 소규모로 개봉했고, 영화 평은 전형적인 미국 B급 영화라는 게 대부분이었다. 랜들 파크는 이 영화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릴 수 있었고, 단역배우에서 김정은을 연기한 배우로 유명해졌다. 그는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가고 싶지만 평양엔 가고 싶지 않다. 정치적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최선의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라는 말을 통해 영화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로봇 치킨> (2014-2018) 중

사실 그는 김정은 연기를 총 두 번 했다. 성인지향적인 내용을 다룬 TV쇼 <로봇 치킨>의 <워킹데드 랍스터> 편에서 그는 김정은을 연기했다. 

디 인터뷰

감독 에반 골드버그, 세스 로건

출연 세스 로건, 제임스 프랭코, 리지 캐플란, 랜들 파크

개봉 201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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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이자 작가인 다재다능한 남자

앨리 웡 / 랜들 파크 / 키아누 리브스 / 대니얼 대 킴

그는 UCLA에서 창작학을 전공했을 만큼 문예창작에 재능이 있어, 총 11편의 크고 작은 시나리오를 썼다. 그 중 <Always Be My Maybe>는 절친 앨리 웡과 공동 집필한 영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코미디 영화이다. 개봉은 2019년 예정이며, 키아누 리브스와 한국에선 꽈찌쭈로 더 유명한 대니얼 대 킴이 출연하여 화제가 되었다. 영화는 소꿉친구였던 앨리 웡과 랜들 파크가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무려 140개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Will Unplugged> (2005)
<Larry Crowne> (2011)
<The Office> (2012)

랜들 파크는 TV 시리즈 <Fastlane> (2003)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그 후 TV  스크린에는 영화 <Will Unplugged>를 통해 데뷔했는데 단역밖에 맡지 못했다. 그는 단편극이나 TV시리즈, 영화의 조연들을 꾸준히 연기했고 그 결과 탄탄한 연기력을 갖게 되었다. 단편들이 모여 무려 140개의 캐릭터를 연기한 랜들 파크. 이 경험을 통해 <앤트맨과 와스프>에 처음 합류한 FBI 팀장 지미 우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것이 아닐까 싶다. 


임팩트 있는 키스신

랜들 파크는 <디 인터뷰>에서 제임스 프랭코와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그는 토크쇼에서 그와의 키스신에 대해 묻자 '프로페셔널한 자세로 임했다. 제임스 프랭코의 입술은, 부드러웠다.'라는 소감을 남겨 웃음을 자아냈다. 


마블과 DC를 넘나드는 배우로

<앤트맨과 와스프> 스틸 컷
<아쿠아맨> 감독 제임스 완 인스타그램

랜들 파크는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FBI 요원 팀장 지미 우 역할을 맡아 마블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되었다. 이번 편이 첫 합류이지만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140개의 캐릭터를 연기한 내공으로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아들었다. 약간 허술한 매력이 귀여운 지미 우는 신 스틸러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또한 그는 DC의 영화, <아쿠아맨>에 닥터 신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아쿠아맨>의 감독 제임스 완은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그의 합류 소식을 알리며 그와 함께 일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는 글을 남겼다. 이로써 랜들 파크는 비록 조연이지만 마블과 DC를 넘나드는 배우가 되었다. 

앤트맨과 와스프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마이클 더글라스, 마이클 페나, 로렌스 피시번, 미셸 파이퍼, 해나 존-케이먼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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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맨

감독 제임스 완

출연 엠버 허드, 제이슨 모모아, 윌렘 대포, 패트릭 윌슨, 테무에라 모리슨, 니콜 키드먼, 돌프 룬드그렌, 그레이엄 맥타비쉬

개봉 2018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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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받는 배우가 되고 싶은 배우

그는 스스로 파파라치가 따라다니는 배우가 되기 보다는 좋은 일을 하고, 존중 받고, 인정 받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서 그는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TV에서 다양한 아시아인들을 보고 싶고, 아시아 배우들과 여배우들에게 더 많고 다양한 배역들이 들어왔으면 한다며 영화계에 바라는 바를 이야기했다. 대만계 미국인 가족의 미국 생활기를 시트콤으로 만든 <프레쉬 오프 더 보트>처럼 다양한 모습의 아시아인들이 TV에서 활동했으면 한다고 말한 랜들 파크. 꾸준하게 천천히 성장해 온 그가 앞으로 또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씨네플레이 김명재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