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원 <씨네21> 기자
하고 싶은 게 있었다기보다는 할 수 있으니까 해버린 리메이크
★★★
애니메이션을 실사화 했다. 정확히는 셀 애니메이션을 사진을 모사한 CG로 교체했다. 그게 전부다. 이야기는 원작 그대로이고 세세한 연출까지 원작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런데 차이는 상당하다. 일단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세월이 변했다. 과장되고 분명한 감정 표현이 가능했던 셀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자연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장면들이 낯설게 다가오는 측면도 있다. 웅장한 음악과 화면은 여전히 보는 이를 압도하지만 단지 그 뿐이다. 디즈니의 장대한 실사화 프로젝트의 명암과 한계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결과물. 물론 기대와 달라 아쉽지만 막상 보다보면 또 나름 즐길 만은 한 디즈니의 저력.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기술은 완벽한데 감정은 옅어졌다
★★★
기술의 완벽한 성취다. CG로 재탄생한 동물들의 세계는 자연 다큐멘터리와 구별이 힘들 정도로 현실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실제에 근접할수록 애니메이션 특유의 풍부한 표정들이 사라져 캐릭터가 지닌 감정의 질감은 옅어졌다. 목소리 연기만으로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기엔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 원작이 가진 전통에 시대의 새로움을 덧칠해 추억과 의미를 모두 잡는데 능한 디즈니지만, <라이온 킹>은 별다른 재해석 없이 원작을 재현하는 데 주력한다. 그런 이유로 비교는 더욱 냉정해졌다. 도날드 글로버(심바)와 비욘세(날라)의 연기는 대체로 무난하다. 기교가 넘치는 노래는 도리어 재회의 감동을 방해하기도 한다. 스카의 ‘Be Prepared’도 전에 비해 밋밋하다. 관객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선명할 지점이 넘치지만, 극의 활력을 끝까지 품고 간 품바 역의 세스 로건 만큼은 모두에게 공감을 받아 마땅하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놀라운 기술적 성취
★★★
실제 촬영이 아니라 전부 CG 기술로 구현해 만든 영화라는 점은 묘한 감흥을 준다. 야생 동물들의 외피부터 숨소리 하나까지 모두 생생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실감을 경이로운 방식으로 안긴다. 이는 분명한 기술적 성취다. 심바의 탄생을 알리는 오프닝 시퀀스를 실사, 아니 실사라고 믿게 만드는 기술로 목격한다는 데서 오는 전율은 상당하다. 다만 마치 그리스 비극의 한 대목 같은, 역경 끝에 왕좌를 되찾는 주인공의 서사가 현재와 긴밀하게 공명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는 오히려 과장되고 풍부한 표정 묘사가 가능했던 원작 애니메이션이 한층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갈기털 한 올까지 생생한 동물의 왕국
★★★
원작 애니메이션의 이야기에 아프리카 동물들을 캐스팅해 만든 것 같은 리얼함이 놀랍다. 장면 장면이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를 떠올리게 할 만큼 생생한 동물의 왕국을 구현했다. 그러나 동일하게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둔 <알라딘>이 오래전 이야기에 현재의 공기를 반영하고, 캐릭터를 업그레이드 한 것에 비해 애니메이션의 실사화에만 몰두한 <라이온 킹>의 이야기와 캐릭터는 낡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당신의 ‘추억’은 안녕하십니까
★★★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화 작품 감상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바로 ‘추억’이다. 시간과 함께 커져 버린 추억은 어떤 방식으로든 지분을 발휘하려 들기에 이는 영화의 무기가 될 수도, 반대로 허들이 될 수도 있다. 결국, 그 사이에서 작품에 대한 평가가 갈리기 십상인데, <라이온 킹>의 경우 실사화의 주요 대상이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동물이라는 점에서 만족도의 낙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라이온 킹>이 실사로 되살려낸 동물의 세계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보는 듯 생생하고 웅장하다. 그런데 이 기술이 추억 일부를 누른다. 만화가 지니는 특징, 흔히 ‘만화적’이라 불리는 극대화된 감정 표현이 사라지면서 캐릭터 개성과 감성이 전반적으로 밋밋해진 탓이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캐릭터는 스카다. (뼛속까지 미워할 수 없게 했던) 고독한 섹시함은 사라지고, 악독함만 남았다. 게다가 원작 스카의 목소리를 맡았던 제레미 아이언스의 존재감은 진보한 기술력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의 문제다. 기술력의 위대함을 깨닫게 하는 작품인 동시에, 영화가 기술만의 영역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만하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롱 리브 더 킹!
★★★☆
‘생명의 순환’(Circle of Life)가 울려 퍼지면 프라이드 랜드에 온 것을 실감한다. 디즈니 라이브 액션에 두 번 참여한 존 파브로 감독은 <정글북>(2016)에 이어 또 한 번 CGI 실사 영화의 저력을 보여준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장면을 다큐로 받아들이게 하는 기술력은 경이로울 정도다. 1994년 원작에 너무 충실해서 새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따르지만 애니메이션, 뮤지컬과는 분명 다른 생생함을 전달한다. 명불허전 음악은 여전히 감동에 불을 지핀다. 마스터피스에 오른 원작 애니메이션을 능가하기엔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히면서도 ‘하쿠나 마타타’를 외치게 만드는 생명력. 이렇게 생명의 순환을 몸소 실천하는 <라이온 킹>이라는 콘텐츠야말로 진정한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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