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 만한 사람들은 다 본 영화 〈바람〉이 17년 만에 돌아왔다. 우여곡절 끝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짱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영화 〈바람〉(2009)에서 거칠지만 뜨거웠던 학창 시절을 그려냈던 정우가 다시 한번 ‘짱구’로 돌아왔다. 이번엔 교복을 벗고 서울 한복판에 내던져진 20대 끝자락의 무명 배우 지망생이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짱구〉는 2000년대를 배경으로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세상 한복판으로 나온 20대 짱구(정우)의 생존기를 그린 작품이다. 서울에서 자취를 시작한 짱구는 배우의 꿈에 도전하며 현실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내 〈바람〉을 ‘비공식 천만 영화’에 등극하게 만든 배우 정우는 〈짱구〉로 주연과 연출을 겸했다. 지난 16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짱구〉의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정우를 비롯해 정수정, 신승호, 권소현, 조범규 그리고 오성호 감독이 참석한 이날 현장에서 오간, 꾸밈없고 솔직했던 말들을 옮긴다.

“영화 첫 연출, 사실 너무 재미있었다”
감독 겸 배우 정우의 연출 소감
영화 〈바람〉이 정우의 자전적 이야기이듯, 〈짱구〉 역시 정우의 자전적 경험을 녹여냈다. 연출과 주연을 병행한 것에 대해 그는 “영화 시장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해서 하루하루 행복하게 찍었다”며, 첫 연출 도전이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사실 너무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정우가 무명 배우이던 시절, 실제 겪었던 오디션 경험들이 바탕이 됐다. 영화 속 오디션 장면 중 수영하는 장면은 실제로 〈실미도〉 오디션에서 겪었던 일이고, 극 중 짱구가 독백 연기를 하는 대사도 오디션장에서 실제로 했던 자유연기에서 가져왔다. 정우는 “영화적으로 각색은 했지만, 내 경험담이 바탕에 있다”며 친구 캐릭터들 역시 실제 자신의 친구를 모티브로 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수정이 연기한 민희에 대해서는 “남자들이 생각하는 워너비이면서 동시에 현실의 벽 같은 존재로 투영한 상징적인 캐릭터”라고 덧붙이며 영화 속 모든 인물들이 실존 인물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내 인생의 첫 영화 오디션이 장항준 감독님 작품이었다”
감독 겸 배우 정우의 첫 오디션 경험
〈짱구〉에는 깜짝 카메오들이 여럿 등장한다. 최근 〈왕과 사는 남자〉로 신드롬을 일으킨 감독 장항준이 그중 하나다. 영화 후반부, 짱구가 109번째 오디션을 보는 장면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다. 이 장면에서, 심사위원 역으로 장항준 감독이 특별출연한다. 정우는 이를 두고 “내 인생의 첫 영화 오디션이 장항준 감독님 작품이었다. 그런데 그 감독님 앞에서 오디션 보는 연기를 하려니 마음이 울컥하더라. 그때는 짱구의 마음이 아니라 정우의 마음으로 했다”며 촬영 당시를 회고했다.

“민희는 다 진심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배우 정수정이 읽은 민희
배우 정수정이 연기한 민희는 짱구의 여자친구로,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듯 여유롭고 자유로운 분위기 뒤에 자신만의 기준과 독립적인 삶의 태도를 지닌 인물이다. 민희는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관객은 자칫 민희의 진심은 과연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수정은 “영화를 보면, 민희가 거짓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게 보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연기할 때 다 진짜라고 생각하면서 했다”며 자신이 해석한 민희의 진심에 대해 전했다. 정수정은 “처음에는 짱구를 장난스럽게 대하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민희 역시 자신의 속마음을 진실되게 마주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촬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먹을 정도였다”
짱구·깡냉이(조범규)·장재(신승호)의 케미
부산 출신 청춘들의 끈끈한 관계성을 연기한 배우들의 티키타카도 돋보였다. 짱구의 오랜 고향 친구 ‘장재’ 역의 신승호는 “정말 촬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먹을 정도로, 각자 실제 친구들하고 있을 때의 모습처럼 즐겁게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특히나 이번 작품에서 돋보이는 것은 단연 ‘깡냉이’를 연기한 신인 조범규의 존재다. 조범규는 정우가 공들여 발탁한 신예다. 정우는 “조범규 배우가 우리 영화의 진짜 짱구이지 않나 싶다. 이번 영화는 정말 단역배우까지도, 인지도와 스타성을 배제하고 오로지 오디션으로만 캐스팅했다. 그중, 범규 씨는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3~4시간 정도, 등에 땀이 흠뻑 젖을 정도로 같이 연기를 하며 캐스팅이 됐다”고 조범규 배우의 캐스팅 비하인드에 대해 전했다. 조범규는 “정우 선배님이 (대사를) 직접 녹음까지 하셔서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보여주셨다”며 감독 겸 배우 정우와 협업한 소감에 대해 밝혔다.
전작 〈바람〉의 열풍을 이끌었던 찰진 사투리와 부산 사나이들의 호흡은 이번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공동 연출을 맡은 오성호 감독은 “가짜 사투리가 아닌 진짜 오리지널 사투리를 재현하기 위해 배우들과 사투리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 공간 역시 관광지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현지인의 생활감이 묻어나는 곳을 담으려 했다”고 연출의 주안점을 밝혔다.
영화 〈짱구〉는 오는 4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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