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기사 카테고리

Movie & Entertainment Magazine from KOREA
>인터뷰

[인터뷰] 〈파과〉 김성철이 말하는 '배우의 쓸모'

김지연기자
배우 김성철. (사진제공=NEW, 수필름)
배우 김성철. (사진제공=NEW, 수필름)


한 해에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을 모두 하는 것이 한때의 목표였다고 했다. 목표를 진작에 달성한 것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김성철은 아직도 ‘덜 캐진 원석’이라는 민규동 감독의 말마따나 개척할 영역이 남았다는 듯, 영화 <파과>로 스스로를 확장하러 나섰다.

 

4월 30일 개봉한 영화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김성철은 <파과>로 첫 액션영화 주연에 도전한 것은 물론, 액션뿐만 아니라 감정연기의 난도가 높은 영화에 당당히 도전장을 냈다.

 

<파과>의 투우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인물이다. 이 인물의 감정과 동력이 뭔지, 도무지 익숙한 언어로는 표현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김성철은 존재로, 액션으로, 눈빛으로, 쉬이 설명되지 않는 것들을 설명해낸다. 지난 28일 오후 삼청동 모처에서 배우 김성철과 영화 <파과>, 그리고 배우의 ‘쓸모’에 대해 나눈 대화를 옮긴다.


〈파과〉
〈파과〉


<파과>의 ‘투우’라는 캐릭터는 미스터리한 인물입니다. 그래서 더욱 김성철 배우가 해내야 하는 몫이 큰 역할이기도 한데요. 대본에 충실하게 투우라는 인물을 만들어나간 건지, 아니면 스스로 창조해나간 건지 궁금합니다.

 

감독님과 투우의 ‘애매모호함’에 대해서 잘 생각을 해보려고 했어요. 애매모호한 감정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정말 애매모호하잖아요. 저도 그 해답을 찾는 데까지 꽤 시간이 걸렸고, 시도를 많이 했죠. 이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찍어보고. 감정을 풀로 써봤다가 아예 없이도 써보고. 저는 ‘알 수 없는’ 그런 뭔가를 파헤치는 게 좋은가 봐요. 그래서 그 ‘알 수 없음’을 해내고 싶다는 목표 의식이 좀 있어요. 언제나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을 이해시키고 싶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싶은 도전 의식이 있어서, 이번에도 투우의 마음이 ‘1차원적으로’가 아니라 다채롭게 관객분들한테 다가왔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투우의 시선으로 보면, <파과>는 잔혹 동화죠. 그런데 <파과>는 조각의 이야기고, 투우라는 인물은 조각을 완성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마지막 퍼즐을 좋은 곳에 놓고 싶었어요.

 

<파과> 기자간담회에서 김성철 배우가 투우의 감정 상태에 대해 설명한 게 인상이 깊었어요. 투우는 오로지 조각을 찾아야겠다는 목표 하나로 조각을 찾아왔고, 막상 목표에 도달하니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 있었던 거라고. 김성철 배우가 스스로 투우에 대해 해석하신 건가요?

 

제 해석이기도 하고, 감독님과도 생각이 일치한 부분이기도 해요. 저도 배우 일을 하면서 목표가 항상 있었어요. 그런데 작년, 재작년에 제 목표를 이뤘거든요. 그랬더니 뭔가 공허해지더라고요. 한창 보던 책 중에 그런 문구가 있었어요. “목표 있는 삶을 살기보다 목적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게 투우에게도 적용이 되더라고요. 투우는 목적이 없는 거예요.

 

투우에게는 조각이라는 목표물만 있었던 거죠?

 

투우의 목표는 조각이라는 인물을 만나는 거였어요. 영화 속에서 누가 투우에게 목적이 뭐냐고 물으면 장난스럽게 유명해지는 거라고 얘기하고, ‘사람들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목적이 뭐냐고 물어본다’라고 하기도 하고. 그래서 투우는 그 해답을 계속 찾으려고 하는 애였던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대본 안에서 답을 많이 찾을 수 있었고,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게 재밌었어요.

 

그럼 앞서 언급하셨듯, 김성철 배우가 배우로서 세웠던 목표는 뭐였나요?

 

한 해에 연극, 뮤지컬, 영화, 드라마를 다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 목표를 이뤘는데, 사실 말이 안 되거든요. 시리즈를 찍으려면 정말 1년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데 목표를 이뤄가지고 행복했는데, 이루니까 그건 목표였을 뿐이네 싶었어요.

 

〈파과〉
〈파과〉


<파과>의 투우는 흔히 누아르 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남성 캐릭터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아이 같기도 하고, 광기 어려 있기도 해요. 이혜영 배우의 말을 빌리면 투우는 ‘청순한 잔혹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투우의 청순한 잔혹성을 어떻게 해석하셨나요.

 

사실 투우는 어린아이예요. 투우의 정신연령은 아버지가 죽고 조각이 떠나던 날 멈췄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후로 몸은 컸지만 모든 성장은 없었고. 그래서 투우의 말투나 눈빛, 행동이 애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이 싸움은 마지막에 진실을 토로하는 결말로 가야 하기 때문에, 결말을 위한 빌드업을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래서 투우가 어느 정도의 사랑이 담긴 눈을 가지고 조각을 바라봐야 할 것인지 역시도 굉장히 중요했고, 영화의 투우는 소설의 투우보다 확장됐다고 생각해요. 원작의 텍스처를 살리되, 영화적으로 더욱 증폭이 됐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소설에 나와있지 않은 투우의 모습이 영화에 들어가 있어요. 사실 대사들이 굉장히 문학적인 말이 많아서, 사실 쉽지는 않았는데 그걸 자연스럽게 하는 게 되게 중요했어요.

 

〈파과〉
〈파과〉


<파과> 기자간담회에서 민규동 감독은 조각과 투우를 ‘거울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연출했다고 밝혔는데요. 조각과 투우가 닮아 있다고 느꼈나요.

 

‘거울’이라고 얘기하신 게, 사실 거울은 반대잖아요. 조각과 투우는 모두 자신의 감옥을 만든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추구하는 방향성은 아예 다르니까. 두 사람 모두 결핍이 있는 사람이고. 조각이라는 인물은 류(김무열)가 “우리 이제, 지킬 것은 만들지 말자”라고 해서 40년을 그렇게 산 거예요. 그런데 한참이 지나고 나서, 갑자기 지키고 싶은 사람이 생겨버린 거죠.

 

마지막 ‘해피랜드’에서의 액션 장면을 끝내고 민규동 감독, 이혜영 배우와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들었어요. 그만큼 이혜영 배우와의 호흡이 각별했던 것 같은데요.

 

이혜영 선배님과 피칠갑을 하고 호흡을 내뱉는데, ‘끝났다’ 이런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감독님이 컷 하시고 오열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보고 저도 울었죠. 우리 진짜 힘든 거 해냈나 보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혜영 선생님은 원체 힘든 것을 잘 표현 안 하시는 편이거든요. 힘들다는 말은 안 하시지만 힘들었던 게 제 눈에 다 보여서 느꼈으니까, 더 그런 게(뭉클한 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액션이 힘들었기에 ‘안 되는 걸 해냈다’라는 느낌이었나 봐요. 김성철 배우는 예전부터 액션을 하고 싶었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요. 본격적인 액션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 소감이 어땠나요.

 

액션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파과>라는 작품을 만났어요. 이 작품을 잘 하게 되면 다음에도 사람들이 액션을 기대해 주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만약 액션 영화를 할 수 있다면 또 하고 싶어요.

 

액션을 어느 정도로 직접 하셨어요?

 

액션은 다 제가 했어요. 롱테이크 액션은 어쩔 수 없이 다 제가 해야 할 수밖에 없고, 이혜영 선생님과 긴 액션을 할 때에도 제 쪽을 찍는 경우가 많아서 제가 다 할 수밖에 없었어요. 저는 롱테이크 액션 찍을 때 17번, 또 다른 장면은 12번의 테이크를 갔거든요. 나머지 다른 컷들도 대부분 다섯 번 이상 갔어요. 액션 스쿨을 두 번 갔는데, 무술 팀 분들이 잘 숙지를 해달라고 해서 알겠다고 했는데, 그때만 해도 콘티가 롱테이크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대역 분의 힘을 받을 수도 있었는데, 갑자기 며칠 전에 촬영이 바뀌어서 롱테이크가 됐어요. 그래서 감독님이 프로답게 액션으로 보여주자 하셔서 롱테이크로 찍게 됐죠.

 

이혜영 배우는 <파과> 촬영 중에 갈비뼈가 나가는 등 부상을 입었다고 했는데요. 김성철 배우는 액션 연기를 하며 부상은 없었나요.

 

저는 큰 부상은 없었고요. 제가 원래 목 디스크가 있어서, 원래 액션을 하면 한 번씩 터지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없었고, 저희 <파과> 언론시사회 날 아침에 세수하다가 목 디스크가 터져가지고. 하루 종일 고개를 이러고 빳빳하게 들고 다녔거든요. 사람들이 왜 이렇게 가슴을 내밀고 다니냐고. (웃음)
 

배우 김성철. (사진제공=NEW, 수필름)
배우 김성철. (사진제공=NEW, 수필름)


현장에서 이혜영 배우가 연기하는 걸 보면서 느낀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원래도 제가 테이크를 보면서 ‘진짜 미친 거 아니야?’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경이롭다’라고 표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파과>를 찍는데, 초반에 선생님이 멀리서 걸어오는 장면을 보는데 정말 ‘너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뭘 안 하셨는데도 느껴지는 품격, 그리고 이미 조각이 되어 있는 저 얼굴. 연륜과 경험이 60년 동안 쌓여서 보이는 게 정말 ‘경이롭다’라는 표현이 어울렸어요.

 

이혜영 배우와 조각의 싱크로율은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선생님의 존재는 유일무이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약 30년간 봐온 선생님의 유니크한 이미지는 (다른 분들에게) 없었던 것 같거든요. 시나리오와 소설을 같이 읽으면서 과연 조각이라는 인물을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생각했을 때 이혜영 선생님을 생각하면 바로 이해가 가거든요. 사실 원작과 싱크를 맞추는 게 되게 어렵잖아요. 대중분들이 원작을 보고 가상 캐스팅을 하면서 상상하시잖아요. 그런데 선생님을 조각 역에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파과〉
〈파과〉


그럼 반대로, 왜 민규동 감독님이 본인을 투우 역에 낙점했다고 생각하셨어요?

 

저는 사실 감독님의 마음을 제작발표회 때 알았어요. 소년 같은 느낌이 있는데, 광기 어린 눈이 있다고. 그래서 그때 ‘아, 내가 그런 게 있구나’ 알게 됐어요. 촬영은 너무 좋았죠. 이번 촬영도 참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저는 그런 분을 처음 봤는데, 감독님이 모니터를 보고 제가 연기하는 걸 보다가 막 우세요. 감수성이 풍부하세요. 누군가 그렇게 믿어주고 의지하면 더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고, 더 잘하고 싶고. 저 믿음에 보답하고 싶은 그런 것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상상 속 이혜영과, <파과>에서 실제로 만난 이혜영 배우는 조금 달랐을 것 같기도 해요.

 

세상 사람들이 이혜영 선생님의 귀여움을 잘 알게 돼서 너무 행복하고요. 저희 어머니조차 <파과> 시사 보러 오셔가지고 이혜영 배우님은 실제로 성격이 어떠시냐, 실제로도 세시냐고 물어보셨는데 ‘정말 소녀다’라고 했죠. 너무 사랑스러우시고, 귀여우신 분이라고. 저희 어머니도 소녀시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은 연기를 너무 잘해 주셔서, 이를테면 <카지노>의 회장님이 완전히 찰떡이시잖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으시고, <파과> 첫 리딩 때도 기억이 나는 게, 이혜영 선생님이 엄청나게 멋있게 하고 오셨어요. 긴 부츠에 핑크색 옷 입으시고, 초록색 선글라스 끼시고. 그런데 (이혜영의 말투를 따라 하며) “어머, 이런 자리인지 몰랐네” 이러시는 거예요. 그게 너무 귀여웠어요. 선생님은 그냥 조그맣게 리딩 하시는 줄 알았나 봐요. 그런데 스태프들 다 와 있으니까. 그렇게 선생님을 알아가는 과정들이 되게 재미있었어요.

 

특히 이혜영 배우의 어떤 부분을 닮고 싶으세요?

 

모든 배우는 자기가 대체불가이길 원할 거예요. 근데 선생님은 대체불가니까, 그런 면에서 닮고 싶어요. 배우는 얼굴도 중요하고, 목소리도 중요하고, 여러 가지가 중요하겠지만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너무 중요한 것 같거든요. 그런데 주름으로도 표현을 하시니까.

 

배우 김성철. (사진제공=NEW, 수필름)
배우 김성철. (사진제공=NEW, 수필름)


영화 <파과>에는 ‘쓸모’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김성철 배우는 배우의 ‘쓸모’에 대해, 그리고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파과>의 대본을 봤을 때 좋았던 건, 배우야말로 정말 쓸모가 있어야 하잖아요. 언제나 대중의 선택을 받아야 하고, 작품에서도 제가 쓸모가 있으니까 캐스팅이 되는 거지,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도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쓸모에 대해서 언제나 생각해요. 늙는다는 건, 신체의 변화인데, 요즘에는 다이어트가 조금 힘들어지고 있어요. 예전에는 하루 이틀, 부기 빼고 수분 빼고, 유산소 하면 살이 쭉 빠져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피부과도 가야 하고, 마사지도 받아야 되고, 다이어트를 해도 턱이 부어 있어요. 그래서 나는 다이어트를 했는데 왜 이러지, 노폐물이 쌓였구나, 그런 생각도 좀 하고.

 

배우로서 ‘쓸모’라는 말은 정말 크게 와닿는 단어일 것 같아요. 사실은 배우가 늘 쓸모가 있다고 인정받지 못하잖아요. 특히나 신인 때는 더더욱 그럴 것 같고요. 김성철 배우는 ‘내가 쓸모가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해요.

 

사실 자책은 매번 하는 것 같아요. 작품이 흥행이 안 되면 내가 잘못했나, 생각을 많이 하긴 해요. 그래도 어쨌든 저를 계속 찾아주시니까, 쓸모를 느끼는 것 같고. 신인 때는 오디션을 많이 보니까, 오디션 떨어지면 ‘나 진짜 쓸모없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얼마 안 가 ‘배우라는 직업은 이미지도 맞아야 하고, 단순히 연기를 어느 정도 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사실 무대에서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거라, 제가 영국 사람도 할 수 있고, 일본인도 할 수는 있지만 영상에서는 그게 말이 안 되는 얘기니까. 그 메커니즘에 대해 이해하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는데, 이해하고 나서는 떨어져도 ‘내가 이미지가 안 맞는가 보다’라고 생각해서 자책도 안 하게 돼요. 그런데 흥행에 따라서는 어느 정도 속상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아까 목표를 이룬 후에 공허해졌다고 했는데요. 지금은 배우로서 또 다른 목표와 목적을 세웠나요.

 

그건 딱 하루만 그랬고요. (웃음) 그다음 날부터는 이렇게 힘든 시국에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고. 지금은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제 저는 그냥 좋은 작품 또 만나고, 좋은 캐릭터를 선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시간이 갑자기 어느 순간 너무 빨리 가더라고요. 뭔가를 느끼고 생각하고 할 겨를 없이 막 지나가는 걸 보면서, 하루하루 좀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요새 많이 하고 있어요. 특히나 지금 <파과> 홍보하면서 지금 한 2~3주 쉬었거든요. 물론 홍보 스케줄은 있었지만. 근데 그러면서 오랜만에 생각도 많이 하고, 이제서야 “그러게, 나 베를린 갔다 왔네” 그런 생각도 하고. 왜냐하면 그전까지 느낄 새가 없었거든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영화배우였으니까, 영화배우로서 큰 영화제에 간다는 것 자체가 감격스럽죠.

 

앞서 연극과 뮤지컬, 드라마, 영화를 한 해에 모두 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또, 스케줄상 쉽지 않은 목표인데, 그렇게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저에게 주어지는 기회들을 100% 활용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찌 됐건 저는 무대도 설 수 있고, 영화도 찍을 수 있고, 드라마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시니까. 그게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에너지가 소비가 되고 막 힘들어도 감사함이 저를 계속 움직이게 했던 느낌이고, 팬분들이 찾아와 주시는 것도 너무 감사드리고.

 

영화 <파과>의 흥행은 어느 정도로 기대를 하고 계시나요?

 

감히 상상도 못하겠어요. 사람이 상처를 많이 받다 보면 기대를 안 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저는 대본 보고 ‘이거 너무 재밌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만 해요. ‘이거 너무 재밌을 것 같아, 관객분들이 너무 좋아할 것 같아’라고 느껴서 하는 건데, 그게 안 되면 ‘뭐지, 이상하다. 내가 잘못한 건가’라는 생각을 하죠. 그래서 제가 하는 작품에 대한 자신감은 언제나 있는 것 같아요.

 

<파과>는 뮤지컬로도 제작됐습니다. 김성철 배우는 뮤지컬 배우이기도 하시니까, 혹시 뮤지컬 <파과>에도 출연하고픈 의사가 있으신가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 뮤지컬 <파과>와 영화 <파과>는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저는 영화 <파과>의 투우로서, 뮤지컬은 못 할 것 같아요. 아예 다른 인물일 것 같아요. 그런데 하나의 소설이 뮤지컬로, 영화로 계속 나온다는 것 자체가 소재가 좋다는 뜻인 것 같아서, 제가 그중 하나를 했다는 게 좋아요.

 

배우 김성철. (사진제공=NEW, 수필름)
배우 김성철. (사진제공=NEW, 수필름)

 

<지옥> 시즌 2, <노 웨이 아웃: 더 룰렛> 등 최근에는 유독 장르물에서 활약을 하고 계세요. 특별히 장르물에 자주 출연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우선 장르물이 연기할 때 재밌어요. 캐릭터들이 워낙 세니까, 일상에서 안 하는 것들을 할 수도 있고, 감정선들도 좀 세다 보니까, 집중해서 해야 하는 그 과정들이 되게 재밌고. 찾아내고, 창작하는 것들이 재밌어요. 그런데 이제 좀 산뜻한 걸 하고 싶어요.

 

<그 해 우리는> 같은 힘 뺀 작품이요?

 

너무 하고 싶죠. <그 해 우리는>이 이제 거의 4년 됐으니까요.

 

공교롭게도 차기작도 <프로젝트 Y>(가제, 감독 이환)라는 범죄 영화잖아요. <프로젝트 Y>에서도 김성철 배우가 장르물에 어울리는 센 이미지로 등장하나요.

 

그거야말로 (센 이미지의) ‘끝’입니다. 제가 이제 악역을 못하겠다고 하는 게, 제가 거기서 정말 나쁜 놈으로 나오거든요.

 

<노 웨이 아웃: 더 룰렛>보다 더요?

 

네. 비교가 안 됩니다.

관련 기사 목록

이혜영 반전 고백에 무너지는 김성철ㅋㅋㅋ #파과

[현장 포토] 영화 〈파과〉 제작보고회 현장

신작 러시 시작한다! 4월 30일 개봉 〈거룩한 밤〉, 〈썬더볼츠*〉, 〈파과〉, 〈해피엔드〉 기대 포인트

알렉산더 페인,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맡는다

장르적 기대 충족시킬 스타일리시한 액션 누아르 〈파과〉, 언론배급시사회&기자간담회 현장

애교가 없는 박지훈 #약한영웅 #parkjihoon

[2025 JIFF]중동스타 신현준(?)까지 출동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현장

넷플릭스 〈에테르나우타〉, 아르헨티나 작가의 비극적 가족사 재조명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새 싱글 '러브 랭귀지' 발매

한국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10개 부문 후보 올라

명대사에 과몰입하는 이혜영ㅋㅋㅋ #파과

이혜영이 우상이라는 신인 여배우 #파과 #신시아

노화와 상실을 정직하게 응시한 「파과」에 장르의 색을 입힌 〈파과〉

[인터뷰] 〈파과〉 민규동 감독 “마지막 장면 촬영할 때…저도 모르게 오열”

〈야당〉, 황금연휴 극장가 석권…올해 가장 흥행한 한국 영화 될까?

톰 크루즈, 12번째 내한…20분간 사인·셀카 '특급 팬서비스'

[인터뷰] 〈보이 인 더 풀〉이민재, "〈약한영웅〉인기, 팔로워 수로 보여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 연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