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1980)로 아카데미(오스카)상을 수상한 할리우드 감독이자 각본가인 로버트 벤턴이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AP통신 등은 14일(현지시간), 벤턴 감독이 지난 11일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평화롭게 생을 마감했다고 그의 아들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텍사스 출신인 벤턴은 1960년대 초 '에스콰이어' 잡지에서 활동하며 프랑스 뉴웨이브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당시 '에스콰이어' 편집장이었던 데이비드 뉴먼과 함께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의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했다.
아서 펜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계에 더욱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벤턴이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이후 벤턴은 에이버리 코먼의 소설을 각색하여 부부 간의 갈등과 자녀 양육 문제를 다룬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1979)를 연출, 흥행에 성공하며 감독으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5관왕을 차지하며 비평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벤턴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감독상과 각색상을 수상했으며, 주연 배우인 더스틴 호프먼과 메릴 스트리프는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벤턴은 이후 직접 오리지널 각본을 쓰고 연출한 영화 〈마음의 고향〉(1984)으로 다시 한번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감독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1994년 작인 〈노스바스의 추억〉 또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아카데미 각색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 외 다른 연출작으로는 〈배드 컴퍼니〉(1972), 〈레이트 쇼〉(1977), 〈나딘〉(1987), 〈빌리 배스게이트〉(1991), 〈트와이라잇〉(1998), 〈휴먼 스테인〉(2003), 〈피스트 오브 러브〉(2007) 등이 있으며, 각본에 참여한 작품으로는 〈왓츠 업 덕〉(1972), 〈슈퍼맨〉(197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