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수많은 영화가 있다. ‘오늘은 무슨 영화를 볼까’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이들을 위해 쓴다. ‘씨네플레이’는 10년 전, 20년 전 이맘때 개봉했던 영화를 소개하려 한다. 재개봉하면 당장이라도 극장으로 달려가서 보고 싶은 그런 영화들을 선정했다. 이름하여 ‘씨네플레이 재개봉관’이다.

맨 인 블랙
감독 베리 소넨필드 출연 토미 리 존스, 윌 스미스, 린다 피오렌티노, 빈센트 도노프리오, 립 톤 개봉 1997년 7월 상영시간 98분 등급 12세 관람가

맨 인 블랙

감독 배리 소넨펠드

출연 토미 리 존스, 윌 스미스

개봉 199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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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역의 토미 리 존스(왼쪽)과 J역의 윌 스미스.

<맨 인 블랙>을 한마디로 설명해보자. 진짜 재밌다! 끝이다. 어이 없고 김빠지는 말이지만 사실이 그렇다. <맨 인 블랙>은 정말 잘 만든 오락영화다. 외계인 음모론과 형사 버디 무비를 절묘하게 엮어서 만들었다. 또 당시로서는 엄청났고 지금 봐도 신기한 비주얼의 외계인들, 빨간 플래시가 번쩍하는 기억제거장치와 선글라스, 검정색 정장, 벌레 외계인 에드가(빈센트 도노프리오)가 노린 은하계의 실체 등 여러 재밌는 요소가 가득하다.

MIB 본부

<맨 인 블랙>은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대략 영화의 스토리를 설명해보겠다. 뉴욕의 맨하탄에 외계인이 살고 있다. 외계인을 관리하는 MIB라는 비밀 조직의 K(토미 리 존스)와 신참 요원 J(윌 스미스)는 외계인의 위협에서 지구를 구한다.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더 할 게 없을 것 같다. 아직 이 영화를 못 봤다면 꼭 보길 바란다. 1편을 보고 나면 2편, 3편까지 연달아 보게 될 수도 있다. 이미 이 영화를 봤다면 다시 보길 추천한다. 에디터는 이 영화를 다시 보며 ‘예에에~전’에 봤을 때 그냥 넘겼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팬들은 물론 이미 다 알고 있겠지만. 어쨌든 20년이 지나서 다시 본 <맨 인 블랙>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마블 원작 영화

자, 여기를 봐주세요~.

오프핑 크레딧에서 마블 코믹스라는 단어를 발견했다. 20년 전 꼬꼬마 시절에는 이런 크레딧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지만 지금은 또렷이 눈에 들어왔다. <맨 인 블랙>의 원작은 로웰 커닝햄의 그래픽 노블이다. 영화와 달리 원작은 진지한 작품이라고 한다. 재밌는 건 영화의 기억제거장치가 원작에 없다는 점이다. 원작의 MIB는 꽤 잔인한 조직인 듯하다. 외계인의 존재를 알게 된 사람을 모두 죽였다.

CG가 없다?

<맨 인 블랙>의 특수촬영, 분장 과정.
<맨 인 블랙>에는 CG로 만든 장면도 있다.

<맨 인 블랙>의 오프닝 시퀀스. 잠자리가 날아다닌다. <포레스트 검프>의 깃털 신과 비슷한 이 장면을 보면서 CG가 아닌 미니어처 특수촬영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엄청난 속도로 MIB의 자동차가 터널을 질주하는 장면도 미니어처를 사용한 특수촬영 장면이다. 뉴욕의 퀸스 미드타운 터널을 1/8로 축소해서 똑같이 만들었다. 제작기간은 4개월이다. 벌레 외계인이 속에 들어 있는 에드가의 모습도 그렇고 아퀼리안 왕자도 CG가 아니다. 이런 특수촬영 기법을 보며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엄청난 CG를 사용하는 요즘의 슈퍼히어로 영화와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특수분장의 대가인 릭 베이커는 <맨 인 블랙>으로 아카데미 특수분장상을 수상했다.
<맨 인 블랙>은 CG가 아닌 특수촬영, 분장이 많은 영화지만 CG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마지막 벌레 외계인과의 대결에는 450만 달러를 들여 만든 CG 장면이다. 진짜 마지막에 등장하는 외계인 장면에도 100만 달러가 쓰였다.

젊은 윌 스미스

윌 스미스의 패션은 1997년 그때 그 시절을 떠오르게 만든다.

윌 스미스는 1968년생이다. 1997년 당시에는 서른이 되지 않았다. 새삼스럽지만 너무 젊어 보여서 조금 놀랐다. 뉴욕 경찰 소속으로 MIB 요원 J가 되기 전 발로 뛰어 외계인을 잡는 첫 등장에서는 1995년 영화 <나쁜 녀석들>의 분위기도 느껴졌다. 윌 스미스는 <나쁜 녀석들>로 스타덤에 올랐다. 윌 스미스를는 버디무비 <나쁜 녀석들>에서 마이애미의 형사를 연기했다. J가 입은 통이 넓은 힙합 바지 스타일도 추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응답하라 1997>을 보는 기분이랄까.

캡틴 아메리카 농담

조금만 귀를 기울이면 J의 캡틴 아메리카 농담(48초)을 들을 수 있다. 자막은 없다.

MIB의 새로운 요원이 되기 위해 J를 비롯한 여러 지원자가 모여 있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J는 캡틴 아메리카를 언급하는 농담을 한다. 미국의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수석 졸업생이라는 놈이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는 최고 중의 최고이기 때문”이라고 절도 있게 얘기한다. 옆에 있던 J는 낄낄대면서 말한다. “캡틴 아메리카가 여기 있네.” 자막(올레TV 버전)에는 캡틴 아메리카에 대한 언급이 없다. 자막에는 “이게 안 웃깁니까?”라고 나왔다. J가 낄낄대는 걸 보면서 MIB 요원인 제드(립 톤)가 “왜 웃냐고” 물어봤기 때문에 어색하지는 않았다. 1997년에 진짜 진짜 마니아가 아니라면 캡틴 아메리카가 누군지 아는 사람은 없었을 듯하다. 지금이야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지만.

CD는 사라질 거야

MIB 본부의 커피가 먹고 싶다.

신참 요원이 된 J에게 K가 MIB 본부 내 여러 시설을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외계인의 기술을 보여주면서 K는 동전 크기의 뭔가를 들고 “이제 CD는 사라질 거야”라고 말한다. 당시 제작진의 상상력은 빗나갔다. K가 들고 있던 건 CD보다 작은 미디어 저장매체인 듯한데 실제로 우리가 사용한 건 MP3 파일이었다.

누가 외계인인가

외계인이 위장한 인간으로 등장하는 실제 인물들.

MIB 본부의 스크린에 등장하는 외계인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들이 있다. 가장 먼저 실베스터 스탤론이 보인다. 또 누가 있을까. 대니 드비토, 조지 루카스 감독, <맨 인 블랙>의 감독인 베리 소넨필드와 그의 딸 클로이 소넨필드, 총괄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외계인으로 등장한다. K가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차에서 틀면서 엘비스 프레슬리는 죽은 게 아니라 고향별로 돌아갔다는 대사를 하기도 한다.

쌍둥이 빌딩

<맨 인 블랙>에 등장하는 세계무역센터 빌딩.

정말 사소한 내용이지만 <맨 인 블랙>에 지금은 사라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등장한다. 2001년 무너진 그 빌딩이다. 이 빌딩을 배경으로 J는 MIB 요원이 될지 말지 밤새 고민한다.

데니스 로드맨이 외계인?

데니스 로드맨

영화의 말미에 데니스 로드맨이 외계인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20대들이 데니스 로드맨을 알까? 그래서 써본다. 데니스 로드맨은 과거 시카고 불스에서 뛰었던 농구선수다. 당시 NBA 최고의 악동으로 유명했다. 최근엔 김정은을 만나러 북한에 간 걸로 더 유명하다. 데니스 로드맨이라는 이름이 미국에서만 유명했는지 <맨 인 블랙> 개봉 당시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는 데니스 로드맨 대신 마이클 잭슨으로 바꿨다고 한다.

랩퍼 윌 스미스

‘맨 인 블랙’ 뮤직비디오

엔딩 크레딧에서 랩퍼 윌 스미스의 노래 ‘맨 인 블랙’을 들을 수 있다. 1990년대 감성이 철철 묻어나는 신나는 곳이다. <맨 인 블랙>을 다시 보기 전까지 잊고 있었는데 윌 스미스는 과거 가수로 꽤 많은 활동을 했다. DJ 재지 제프 & 더 프레시 프린스의 멤버로 활동했고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솔로 앨범만 4개 발표했다. 


<맨 인 블랙>을 다시 보며 눈에 들어온 장면을 살펴봤다. 대단한 내용은 없지만 20년이라는 세월이 만들어낸 간극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맨 인 블랙>을 처음 보는 사람, 다시 보려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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