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수많은 영화가 있다. ‘오늘은 무슨 영화를 볼까’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이들을 위해 쓴다. ‘씨네플레이’는 ‘씨플 재개봉관’이라는 이름으로 재개봉하면 당장 보러 갈 영화, 실제로 재개봉하는 영화들을 소개해왔다. 이번에 만나볼 영화는 11월 29일 재개봉 예정인 <스쿨 오브 락>이다.

스쿨 오브 락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잭 블랙, 조안 쿠삭, 마이크 화이트, 사라 실버맨 개봉 2004 2월 27일 재개봉 2017년 11월 29일 상영시간 109분 등급 12세 관람가

스쿨 오브 락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잭 블랙

개봉 2003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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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음악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스쿨 오브 락>의 듀이 핀(잭 블랙)은 그렇게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루저다. 자신이 만든 밴드에게 쫓겨난 듀이는 초등학교에 위장 취업한 뒤 아이들과 록 밴드를 만들어 상금을 가로채려 한다. 일이라곤 해본 적 없는 듀이는 친구 네드(마이크 화이트) 집에 얹혀살고 있기 때문이다.

잭 블랙의 깨방정
<스쿨 오브 락>에서 가장 큰 지분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당연히 잭 블랙이다. 그는 미워할 수 없는 밉상, 듀이를 연기했다. <스쿨 오브 락>에서 잭 블랙은 자신의 능청스러운 연기의 끝을 보여줬다.

친구 네드 쉬니브리인 척하기 위해 혼자서 전화를 바꿔주는 연기를 하는 장면, 임시 교사가 된 뒤 아이들의 악기 연주를 보면서 록 밴드를 만들 생각에 눈썹 웨이브를 하는 장면, 아이들에게 록 밴드 활동을 통해 하버드 대학에 갈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하며 눈알을 굴리는 장면, 동료 교사들에게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라며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의 가사를 자신의 생각인 척 말하고는 시치미를 뚝 떼는 장면까지 잭 블랙의 깨방정은 영화 내내 관객을 웃음짓게 만든다.

<무한도전>에 출연한 잭 블랙

잭 블랙은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2000)의 대책 없는 음악 마니아 베리와 예쁜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2002)의 할 라슨에 이어 <스쿨 오브 락>의 듀이 핀으로 자신의 장점인 능청스러운 연기를 완성시켰다. 2016년 <무한도전>에 출연했을 때 잭 블랙이 보여준 웃음의 원류를 찾아보면 <스쿨 오브 락>이 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음악 천재들
잭 블랙과 함께 밴드를 만들어가는 아이들은 각기 독특한 개성을 보여준다. 1년에 1만 5000달러의 수업료를 낸다며 듀이에게 꼬치꼬치 따져 물을 정도로 똑똑하지만 동시에 재수 없는 반장 썸머(미란다 코스그로브), 아버지로부터 일렉트릭 기타 연주를 금지 당한 기타 천재 잭(조이 게이도스 주니어), 큰 키에 시크한 표정이 인상적인 베이시스트 케이티(레베카 브라운), 자신이 쿨하지 못한 왕따라서 밴드 활동을 그만두려고 했던 동양인 키보디스트 로렌스(로버트 채), 뚱뚱한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무대 공포증이 있는 코러스 보컬(머리암 하선), 반항적인 드러머(케빈 알렉산더 클락) 등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아이들은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똑똑한 반장 썸머(미란 코스그로브).
반항아 드러머(케빈 알렉산더 클락).
소심한 키보디스트 로렌스(로버트 채).
시크한 베이시스트 케이티(레베카 브라운).
보안팀을 시키려 했으나 스스로 스타일리스트 되겠다고 말하는 빌리(브라이언 팰두토).
코러스 3인조 가운데 한명인 마르타(케이틀린 할).

영화의 후반부 잭이 작곡한 노래로 ‘스쿨 오브 락’ 밴드의 공연을 보여줄 때 각자 맡은 임무를 척척 수행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입가에 미소가 자동 생성된다. 그루피(밴드의 극렬 여성 팬)가 되길 거부한 썸머는 "저 밴드 죽이는데"라고 얘기하는 음반업계 관계자에게 "내가 매니저"라며 먼저 악수를 청하는 당돌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리처드 링클레이터와 록의 명곡들
어린 배우들과 잭 블랙의 조화는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맡았다. <스쿨 오브 락>의 각본은 네드를 연기한 마이크 화이트가 썼지만 분명 이 영화에는 리처드 링클레이터만의 특장이 존재한다. 특히 음악의 사용이 눈에 띈다. 음악 사용에 있어서는 링클레이터 감독의 초기작 <멍하고 혼돈스러운>과 이 영화의 속편이라고 볼 수 있는 최근작 <에브리바디 원츠 썸!!>과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록의 역사 강의 중인 잭 블랙.
제드 제플린의 ‘이미그런트 송’ 도입부를 부르는 잭 블랙.

<스쿨 오브 락>에 사용한 음악은 하나 하나 모두 록 음악의 명곡들이다. 하나의 시퀀스가 끝나고 다음 시퀀스로 이어지는 장면에서 어김 없이 음악이 흘러나온다. 특히 라몬즈의 ‘마이 브레인 이스 행잉 업사이드 다운’(My Brain Is Hanging Upside Down)이 흐르는 몽타주 신이 흥겹다. 음악에 맞춰 아이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고 잭 블랙은 록의 역사와 정신 등을 강의하는 모습을 차례로 보여준다. 또 주목할 만한 음악은 최근 <토르: 라그나로크>에도 쓰인 레드 제플린의 ‘이미그런트 송’이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음원을 제공하지 않는 걸로 악명 높은 레드 제플린에게 사용 허가를 받기 위해 잭 블랙과 1000여 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해 특별영상을 만들어 레드 제플린에게 보냈다.

록 음악에 대해 잘 아는 관객이라면 <스쿨 오브 락>을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듀이는 아이들에게 록 음악을 익숙하게 하기 위해 각자 특성에 맞는 밴드의 음반을 듣게 한다. 리드 기타 잭에게는 지미 헨드릭스 음반을 주고, 금발 머리 코러스 마르타에게 “블론디에게는 블론디” 이런 식의 농담을 자연스레 던지기도 한다.

<스쿨 오브 락>의 음악은 엔드크레딧까지 이어진다. 잭 블랙과 아이들이 AC/DC의 노래 ‘잇츠 롱 웨이 투 더 톱’(It's a long way to the top) 커버곡을 연습하는 장면과 함께 출연진과 스태프들의 이름이 흐른다. “영화가 끝났는데 우린 계속 나온다” 같은 재밌는 가사가 나오는 이 노래가 끝날 때까지 쉽게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다.


<스쿨 오브 락>의 명대사

-토미카/ 왜 살을 안 빼세요
=듀이/ 먹는 게 좋으니까. 그게 죄야?

10년 후 다시 만난 <스쿨 오브 락>의 멤버들

<스쿨 오브 락> 10주년 재결성 연주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을 ‘시간 성애자’라 불러도 될까. 9년마다 한 편씩 속편을 내서 3부작을 만든 <비포> 시리즈와 한 소년 배우의 12년간의 성장을 고스란히 담아낸 <보이후드>를 만든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스쿨 오브 락> 10주년을 놓칠 리 없다. 2013년 다시 만난 밴드 멤버들은 훌쩍 자라 20대 초반의 성인이 됐다. 당시에도 기타, 피아노, 드럼, 베이스의 천재들이었던 아이들은 여전한 연주 실력을 보여준다.

2003년
2013년.

<스쿨 오브 락>의 조연들

네드를 연기한 마이크 화이트(왼쪽)와 패티를 연기한 사라 실버맨.

마이크 화이트 네드 역의 마이크 화이트는 <스쿨 오브 락>의 각본을 쓰기도 했다. 이 영화의 아이디어는 잭 블랙이 옆집으로 이사오면서 얻었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나체로 돌아다니는 잭 블랙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사라 실버맨 SNL 멤버로 이름을 알린 코미디언 겸 배우 사라 실버맨이 네드의 여자 친구 패티를 연기했다. 까칠한 성격의 패티가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듀이의 정체가 들통난다.

교장 로잘리를 연기한 조안 쿠삭.

조안 쿠삭 조안 쿠삭이 명문 사립초등학교 교장 로잘리를 연기했다. 잭 블랙은 조안 쿠삭의 동생 존 쿠삭이 주인공이었던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에도 출연했다. <스쿨 오브 락>과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는 음악이라는 소재와 잭 블랙, 쿠삭 남매라는 지점에서 살짝 연결된다.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이 <스쿨 오브 락>의 연출 자리를 탐내기도 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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