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흑백영화 중 가장 화제가 된 것은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이준익 감독의 <동주>가 아닐까. 영화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한국문학사에서 빠질 수 없는 시인, 윤동주의 삶을 그렸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를 흑백으로 제작한 것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말했다. 그 첫 번째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흑백 사진 속 윤동주 시인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싶었기 때문. 사실적으로 윤동주의 삶을 그리고 싶었던 이준익 감독은 “흑백 사진으로만 봐오던 윤동주, 송몽규의 모습을 최대한 담백하고 정중하게 표현하기 위해 흑백 화면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두 번째는 제작비에 대한 문제다. 컬러영화는 흑백영화에 비해 후반 색보정 작업 등 더 많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동주>는 컬러로 촬영을 진행한 뒤, 흑백으로 영상을 출력한 영화지만 제작 단계부터 흑백을 염두에 두고 촬영을 진행했다. 만약 그대로 컬러 영화로 제작됐다면 인물, 나무, 쇠 등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더 많은 제작비가 들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일제시대를 재현할 때 드는 막대한 비용을 윤동주 선생님께 부담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의 의도 외에도, <동주>는 흑백이 가지는 아름다움이 돋보인 영화기도 하다. 감옥 속에서 최후를 맞이하며 ‘서시’를 읊는 윤동주(강하늘). 그가 사라진 빈방, 쇠창살 사이로 비친 까만 밤 속 반짝이는 별의 모습은 영화의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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