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와중에 급한 연락을 받아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한참 영화를 보고 있는 와중에 진동이 울릴 때 어떻게 할까. 전화를 받자니 옆에 있는 관객에게 미안하고, 전화를 안 받자니 무슨 일인가 마음이 쓰인다. 영화를 볼 때 스마트폰이 간절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어, 저 배우 이름이 뭐였지?’하고 상영시간 내내 머릿속이 복잡할 때다.

이렇게 영화를 보는 와중에 휴대폰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상영관이 문을 열었다. 왕십리CGV의 ‘씨네&리빙룸’이다. 극장의 특별함과 거실의 밝고 편안한 감성을 한데 모았다는 곳이다. 씨네플레이는 4월 30일 씨네&리빙룸 오픈 행사에 참석해 상영관을 체험하고 왔다.


“상영시간 늘려주세요!” 외치고픈 편안함

씨네&리빙룸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

씨네&리빙룸의 기본 컨셉은 극장을 근사한 거실처럼 만드는 것이다. 그 점에서 씨네&리빙룸은 들어서면서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상영관 입구, 작은 유리관의 꽃들과 커다란 전신거울이 관객들을 맞아주고, 핑크빛 네온사인이 인사를 건넨다. 짧은 복도를 지나 들어가면 일반 상영관과 달리 밝은 톤의 상영관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씨네&리빙룸의 전경. 상영 때는 이보다 어둡다(사진 CGV)

씨네&리빙룸은 기존의 상영관과 달리 곳곳에 조명이 있다. 휴대폰을 사용해도 흔히 말하는 비매너 ‘반딧불이’로 찍힐 일이 없다. 각 좌석은 좌우에 파티션이 설치돼 옆좌석 관객에게 빛이 새나가지도 않고, 앞뒤 좌석을 구분하는 벽도 높아 뒷좌석 관객에게 휴대폰 빛이 방해될 일도 없다.

씨네&리빙룸은 2인석 기준으로 25개 좌석, 총 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밝아서 일반 상영관보다 탁 트인 공간감이 인상적이다. 또 각 좌석마다 10개의 다른 테마를 가지고 있다. 소파, 테이블, 스탠드 모두 조금씩 다르다. 영화 N차 관람처럼, 상영관 N차 관람을 고려한 기획으로 보인다.

각 좌석은 사진처럼 서로 다른 테마로 구성된다.

기존 좌석과 다른 편안한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본다면? 불편할 수가 없다. 거기에 씨네&리빙룸은 각 좌석마다 스툴을 준비해 다리를 편하게 펴고 볼 수 있게 했다. 스크린과 가까운 A~B열에는 목이 아플 관객들을 배려해 리클라이너 기능이 탑재된 소파가 설치됐다.

각 좌석은 파티션으로 구분돼 있다.

편안하기만 하면 될까? 씨네&리빙룸은 여기에 편의성을 더한다. 거실이란 컨셉에 맞춰 좌석마다 테이블, 무선 충전기, 스탠드가 있다. 팝콘을 사 왔는데 소파에 흘릴까 걱정되면, 혹은 시간이 애매해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사 왔다면 테이블을 이용하면 된다. 휴대폰 배터리는 보조 배터리 대신 무선 충전기로 충전하면 되고, 영화에 더 집중하고 싶으면 스탠드의 조명을 끄면 된다. 편안한 극장을 위한 관객들의 요구를 반영하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좌석에 구비된 무선 충전기(왼쪽)와 스툴, 테이블.


그래도 극장은 극장! 상상 외의 상영 스펙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거실 같은 상영관? 그냥 내 집 거실에서 영화를 보면 되지 않나?’ 기자도 그 생각을 했다. 하지만 체험을 위한 브랜드 영상과 <라라랜드> 오프닝 상영이 끝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씨네&리빙룸은 거실이란 컨셉에 충실한 ‘극장’이 확실하다. 일반 상영관보다 더 뛰어난 상영 시스템으로 극장에서 영화 보는 맛도 잡았다.

전체적으로 밝은 공간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LED 스크린

씨네&리빙룸은 LED 스크린을 도입했다. 상영관이 밝다면 스크린도 밝아야 잘 보이기 때문이다. 씨네&리빙룸이 도입한 LED 스크린은 최대 밝기 300니트로 일반 스크린보다 2배가량 밝다. 해상도 또한 4K를 지원한다. 상영된 영상들을 보는 동안 거대한 TV를 보는 듯 눈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일반적인 서라운드 시스템은 물론(맨 위), 천장의 6개 스피커(위)로 풍부한 음향을 즐길 수 있다.

LED 스크린보다 기자를 깜짝 놀라게 한 건 음향이었다. 일반 상영관과 다른 좌석 환경에 사운드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씨네&리빙룸은 하만(harman) 음향 시스템에 6개의 천장 스피커를 더했다. 이 6개의 스피커가 영화의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하기 때문에 좌우 스피커만 있는 일반 상영관보다 풍성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또 서라운드 우퍼를 2개 추가해 저음을 완벽하게 구현한다. CGV의 ‘4DX with SCREEN X’ 영상을 보는 동안 소파에 진동이 올 정도로 강렬한 저음을 만끽할 수 있었다.


영화와 함께한 경험을 위한 배려

상영 20분 전엔 스크린에서 명화를 만나는 컬처 타임이 진행된다.

씨네&리빙룸은 영화를 보는 환경을 바꾸는 것 이상으로 함께 하는 경험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기존 상영관이 상영 시간 10분 전에 입장하는 것과 달리, 씨네&리빙룸은 20분 전부터 입장 가능하다. 20분 전에 입장한다면 상영 시간 10분 전까지 각종 명화를 스크린으로 보며 뉴에이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컬처 타임’을 즐길 수 있다.

또 씨네&리빙룸이 내세운 키워드는 ‘인스타그래머블’. 이색적인 상영관 입구 디자인과, 좌석에 10가지 테마를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좌석마다 독립 영화잡지 <프리즘 오브>를 구비한 것도 ‘인증샷’ 문화와 관객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상영관 앞쪽에 거실이란 컨셉에 맞춘 디지털 난로(!)를 설치한 것도 쏠쏠한 재미.

CGV 씨네&리빙룸은 최소 2인부터 예매 가능하다. 관람 가격은 성인 2인 기준으로 평일 5만 원, 주말 5만 5000원. 특별한 극장 나들이에 나서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가격이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출구 네온 사인으로 이번 체험기를 마무리 짓겠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