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돌아왔다. <식스 센스> <언브레이커블> <23 아이덴티티>. 서스펜스/스릴러 장르를 논할 때면 빼놓을 수 없는 수작들을 빚어 온 샤말란 감독은 이번에도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고 관객들을 찾는다. 개봉 첫 주, 북미 박스오피스 깜짝 1위를 차지한 영화 <올드>를 통해서다. <올드>는 "아침에는 아이, 오후에는 어른, 저녁에는 노인"이 되는 기이한 해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으로, 슈퍼볼 당시 공개된 30초 짜리 예고편 하나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스펜스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샤말란 감독은 이번에도 관객들의 심장을 움켜쥘 수 있을까. <올드>의 개봉을 기다려보며 <올드>에 대해 알려진 사실들을 모아봤다.


1.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14번째 장편 영화이다.

사실상 <올드>를 향한 모든 기대감은 M.나이트 샤말란이란 이름에 있다. 3년 이상 공백기를 가진 적이 없을 정도로 꾸준히 작품을 내온 그는 이번에도 2019년 개봉한 <글래스> 이후 2년 만에 신작을 들고 찾았다. 혹여나 M.나이트 샤말란이란 이름이 낯선 이들이라도 그가 만든 작품들의 면면을 보게 된다면 자연히 <올드>를 향한 기대감을 갖게되지 않을까. 안 본 사람은 있어도 모르는 사람은 없는 <식스 센스>부터 <언브레이커블> <23 아이덴티티>까지. 시대를 가로지르며 자신만의 서스펜스 세계관을 구축해 온 그는 이번에도 제 장기라고 할 수 있는 '기이한 현상'을 무기 삼아 특별한 공포를 선사할 예정이다. 다만 작품 간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감독인 만큼, <올드>가 과연 <23 아이덴티티>와 같은 센세이션한 작품이 될지 혹은 그저 독특한 소재만을 지닌 영화가 될지 시선이 쏠린다.


2. 영화 제목이 <올드>인 이유?

<올드>라는 제목은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이 영화의 이야기를 단 한 단어로 요약한 '올드'는 이 영화의 세계관을 표현하기에 가장 직관적인 단어였으리라 생각된다. 올드, 우리말론 '노화'를 제목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한적한 해변으로 여름 휴가를 떠난 한 가족의 뒤를 따른다. 더할 나위 없이 환상적인 휴가가 될 것이라 예상했던 것도 잠시. 해변에 머무는 이들에겐 순간마다 몇 년씩 늙게 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슈퍼볼 당시 공개된 예고편이 전 세계 관객들의 시선을 붙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천진난만하게 바닷속을 탐험하던 아들이 다 큰 성인으로, 꼬마였던 소녀가 만삭의 임신부가 되는 과정을 담아냈기 때문. 인간세계에 존재하는 특별하고 기이한 현상을 스릴러와 결합하며 신선한 공포를 선사한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시간'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터만 보더라도 이 영화의 제목이 왜 <올드>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우리는 알 수 있다.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죽음은 시간의 문제다". 비정상적으로 시간이 흘러가는 해변을 배경으로 삼아 M.나이트 샤말란은 또 하나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3. 단편 그래픽 노블 <샌드캐슬>을 원작으로 한다.

<올드>는 M.나이트 샤말란의 도전적인 면모가 군데군데 드러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올드> 앞에 계속해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 역시 이와 같다. 가장 먼저 <올드>는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연출한 스릴러 작품들 중 유일하게 원작이 있다. 프랑스 그래픽 노블 <샌드캐슬>이 영화 <올드>의 단초가 됐다. 그가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연유 역시 꽤나 낭만적이다. 아버지의 날(Father's day)을 기념해 샤말란의 딸들이 <샌드캐슬> 책을 선물해주었다고. 사랑하는 딸들이 전한 <샌드캐슬> 속 기이한 설정에 매혹된 샤말란 감독은 단숨에 판권을 사들였고, 연이어 시나리오 각색을 진행했다. <샌드캐슬>은 다소 어둡고 감성적인 드라마에 가깝고, 인간이 마주할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뜻밖의 결말을 통해 원작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샤말란 감독이 한눈에 사랑에 빠진 <샌드캐슬>이 스크린 속에선 어떻게 그려졌을지 기대를 모은다.


4. 필라델피아가 아닌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샤말란 감독의 작품들을 눈여겨보고 좋아했던 팬들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었을 사실. 샤말란은 자신이 연출한 대부분의 작품을 필라델피아에서 촬영했다. 필라델피아에서 나고 자란 샤말란은 지금까지 계속해서 필라델피아를 영화의 주 무대로 삼았을 만큼 필라델피아에 대한 애정과 집착이 강한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애가 강하기로 유명한 만큼 가족과 떨어져 긴 시간 촬영을 감행하고 싶지 않았던 마음임과 동시에 제 고향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의 증표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 <올드>를 통해선 처음으로 필라델피아를 벗어나,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향했다. <올드>는 이로써 또 하나의 '최초' 수식어를 달게 됐다. 샤말란이 펜실베니아 주 밖에서 촬영한 최초의 (장편) 영화가 된 것. <올드>는 도미니카공화국에 위치한 '플라야 엘 발레' 해변에서 주로 모든 장면이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샤말란 감독에 따르면 <올드>는 공포와 아름다움이 적절히 병치된 이야기이기에 제작직은 그 상상을 시각적으로 구현할 로케이션을 찾는 데 굉장한 공을 들였다고 한다.


5. 디지털카메라가 아닌 35mm 필름으로 촬영했다.

<올드>를 향한 샤말란 감독의 또 하나의 도전. <올드>는 디지털 방식이 아닌 35mm 필름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2010년 개봉한 <라스트 에어벤더> 이후 11년 만에 다시 한번 필름 방식의 촬영을 선택했다.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샤말란 감독은 디지털카메라 특유의 차가운 느낌보다는 좀 더 자연스러운 색감으로 해안가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모래와 바다가 지닌 특별한 느낌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었기에 35mm 필름을 택했다고 한다. 이런 지점에서도 분명히 느낄 수 있듯 샤말란 감독은 영화 속 배경을 선명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에 굉장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할 수 있겠다.


6. 코로나로 전 세계가 멈춘 2020년에 촬영된 작품이다.

<올드>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 해변을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올드>의 실제 촬영 현장은 영화 속 설정보다도 더욱 잔인했다. <올드>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2020년에 촬영을 시작했다. 샤말란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올드>는 팬데믹 상황에서 촬영을 진행한 가장 초창기 영화"였을 정도로 엄청난 위험을 감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촬영 당시 허리케인까지 불어 닥쳐 해변이 침식되고, 세트장이 파괴되는 재앙을 겪기도 하며 <올드>는 쉽지 않은 국면을 계속해서 마주해야 했다. 샤말란 감독은 한 인터뷰를 통해 팬데믹 상황이 마치 자신의 영화가 이야기하려는 모양과 꼭 닮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는데. 고립된 해변에서 벌어지는 치명적인 현상을 그린 <올드>가 마치 코로나19로 전 세계 사람들이 마주한 두려움, 불확실성 그리고 죽음과 생존의 이야기와도 유사한 지점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7.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딸들이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왼쪽부터) 시바니 샤말란, 샬레카 샤말란, M.나이트 샤말란, 바브나 바스와니, 이샤니 샤말란

샤말란 감독에게 <올드>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 바로 샤말란의 세 딸 중 두 명의 딸이 <올드> 제작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먼저 샤말란 감독은 둘째 딸 이샤니 샤말란을 <올드>의 세컨드 유닛 디렉터 자리에 앉혔다. 이미 샤말란 감독이 연출한 애플TV 시리즈 <서번트>에서 공동 작업을 한 경험이 있는 이샤니 샤말란은 <올드>를 통해 첫 번째 영화 작업을 맡게 됐다. 샤말란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샤니 샤말란은 4살 때부터 글쓰기와 영화를 만들어 내는 것에 훈련(!)을 받았으며, 최근엔 자신의 모교인 뉴욕대학교에서 영화 전공을 끝마친 수제라고 전해진다. 또 싱어송라이터인 첫째 딸 샬레카 샤말란은 <올드>의 음악 작업에 참여했다. <올드>는 샤말란 감독의 인장 뿐 아니라 가족의 흔적이 담긴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8. 제2의 안야 테일러 조이는 누구?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꺼내 보이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샤말란 감독은 <23 아이덴티티>를 통해 안야 테일러 조이를 전 세계의 중심에 서게 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배우가 거센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인가를 지켜보는 것 역시 <올드>의 관람 포인트. <올드>에서 눈에 띄는 신예로는 단연 토마신 맥켄지가 있다. <조조 래빗>을 통해 영화 팬들에게 형형한 눈도장을 찍은 토마신 맥켄지는 <올드>를 통해 샤말란 감독과 첫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신비로운 얼굴에서 전해져오는 느낌이 매우 인상적인 배우인데, 그가 지닌 특유의 묘한 매력이 샤말란 세계관과 잘 맞아떨어지리라 많은 이들이 예상하고 있다. 토마신 맥켄지가 생경함을 담당한다면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빅키 크리엡스, 알렉스 울프는 이미 수많은 작품에서 인정받은 연기력으로 극을 끌고 갈 예정. 특히나 <올드>는 예고편에서 공개된 것처럼, 조금 전만 해도 어린 아이였던 이들이 성인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인 만큼 알렉스 울프와 토마신 맥켄지가 표현해낼 두려움과 공포의 얼굴을 목격하는 것이 가장 주요한 기대포인트로 꼽힌다.


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