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개개인의 삶을 완전히 공유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과연 투명하고 완벽한 공동체가 될까요, 아니면 서로 의심과 반목이 섞인 군중이 될까요?

엠마 왓슨과 톰 행크스가 주연을 맡은 최근 개봉작 <더 서클>은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기업의 신입사원을 주인공으로 합니다. 24시간 자신의 삶을 낱낱이 중계하는 메이(엠마 왓슨)의 모습을 보면 몇몇 영화들이 떠오르는데요, 어떤 영화들인지 한 번 만나볼까요?

더 서클

감독 제임스 폰솔트

출연 엠마 왓슨, 톰 행크스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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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태생은 '외모 품평' 때문? <소셜 네트워크>

<더 서클>의 미디어 기업 '서클'을 보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회사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인데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선두주자인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과 VR(가상현실) 기업 '오큘러스' 등을 인수하며 SNS 기업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죠.

소셜 네트워크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 앤드류 가필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아미 해머

개봉 201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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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아이젠버그와 앤드류 가필드의 호연이 빛납니다.

이 페이스북의 설립 과정을 그린 영화 <소셜 네트워크>는 탄생 배경부터 법정 소송까지 흥미로운 비하인드스토리를 빼어난 영상과 배우들의 연기로 풀어냈습니다. 실제와 다른 부분도 일부 존재하지만 페이스북 설립의 큰 줄기를 잘 담아내 흥행에도 성공했죠.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작품 중에서 호불호가 거의 없는 영화이기도 하죠.

아미 해머의 1인 2역과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깐족 연기도요.

가장 흥미로운 건 페이스북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SNS가 하버드 재학생들의 '외모'를 보고 인기투표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또 이런 저런 과정에서 마크 저커버그가 윙클보스 형제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사실도 나오죠. 우리 시대의 상징 중 하나인 페이스북과 CEO 마크 저커버그에 꼭 긍정적인 면만 있었던 건 아니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드러낸 수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은 영화 이상이다, <시티즌포> & <스노든>
시티즌포

감독 로라 포이트러스

출연 에드워드 스노든, 글렌 그린왈드

개봉 2015 독일,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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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생중계'가 다소 허무맹랑해 보인다고요? 그보다 더 비극적인 현실의 비밀을 밝힌 사람도 있습니다. '프리즘 폭로 사건'의 에드워드 스노든입니다. '프리즘'은 미국 국가 안보국(NSA)에서 사용한 감청 시스템으로 미국의 우방국과 자국민들의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취합하는데 사용됐습니다. 다큐멘터리 <시티즌포>와 영화 <스노든>은 스노든이 어떻게 이 프로젝트를 폭로하게 됐는지 밝히며 미국의 양면성을 지적했습니다.

실제 에드워드 조셉 스노든.

<시티즌 포>는 스노든이 프리즘 프로젝트를 폭로했을 당시에 집중합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로라 포이트라스는 정부의 감시 활동에 대한 취재를 해왔고, 그래서 정부의 감시 대상이었습니다. '프리즘'의 관계자였던 스노든 역시 이를 알기에 로라에게 비밀 접선을 제안합니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다큐멘터리지만 여느 첩보 영화 못지않은 긴장감을 쏟아냅니다.

조셉 고든 레빗이 연기한 스노든.
스노든

감독 올리버 스톤

출연 조셉 고든 레빗, 쉐일린 우들리

개봉 2016 독일,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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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가 '에드워드 스노든은 왜 폭로를 결심했나'를 극영화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조셉 고든 래빗은 본인의 목소리 톤까지 바꿔가며 스노든으로 변신했고, 올리버 스톤 감독은 당시 비밀 접선과 스노든의 인생을 교차하며 인물의 심리를 재현하고자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만들어진' <스노든>이 '실제 상황'인 <시티즌포>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요.


#'인생 실황'의 원조 <트루먼 쇼>

<트루먼 쇼>는 SNS가 활성화되기 전인 1998년에 개봉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영화들보다도 한 사람의 삶이 노골적으로 공유될 때, 그 안에서 발현되는 비인간성과 인간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주시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방송의 주인공이었던 트루먼과 '트루먼 쇼'의 제작자인 크리스토프에서 <더 서클>의 메이와 에이몬(톰 행크스)의 관계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물론 트루먼은 메이와 달리 자신이 방송되고 있단 사실도 모르지만, 대신 크리스토프는 그에게 안정된 삶이란 환경을 제공하죠. 

사실 <트루먼 쇼>에서 빠질 수 없는 건, 해당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모습입니다. 트루먼의 행동에 함께 일희일비 하다가도 영화 마지막에서 다른 방송을 또 소비하려는 모습을 보면 현재 SNS 속 급변하는 사용자들의 태도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트루먼 쇼

감독 피터 위어

출연 짐 캐리

개봉 199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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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만드는 허상 <디스커넥트>

<디스커넥트>는 극영화이지만 마치 다큐멘터리 같은 현실감을 줍니다. 핸드헬드를 기반으로 한 영상과 SNS로 위기를 겪는 사람들을 유기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죠. 2012년에 나온 <디스커넥트>는 SNS 붐이 빚어내는 문제점들을 정확하게 영화에 녹였습니다.

그렇다고 <디스커넥트>가 SNS만을 문제 삼고 있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모든 문제가 SNS를 사용하는 이들, 즉 우리에게 있음을 시사하죠. 결국 SNS라는 게 인간의 손에서 발생하는 과정이고 결과이기 때문에, 그걸 사용하는 이들의 결핍과 오해를 직시해야만 한다고 충고하는 듯합니다.

디스커넥트

감독 헨리 알렉스 루빈

출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제이슨 베이트먼, 폴라 패튼,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개봉 2012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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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받은 영화지만 스타 배우가 출연한 작품은 아니기에 다른 영화들보다 인지도가 좀 낮은 편인데요,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제이즌 베이트먼 등 배우들의 시너지가 영화 전체를 장악하는 힘이 있는 영화입니다.


#개인방송이 대세인 한국에 딱? <너브>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한국에 딱이네'라는 네티즌의 평이 있었던 영화, <너브>입니다. 실시간 방송 중 미션을 수행하면 상금을 받게 되는 게임에 뛰어든 10대 남녀가 주인공입니다. 생중계를 자처한다는 점에서 <더 서클>에서 연상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너브

감독 헨리 유스트, 아리엘 슐만

출연 엠마 로버츠, 데이브 프랭코, 에밀리 미드, 마일즈 헤이저, 줄리엣 루이스

개봉 201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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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1인 미디어 플랫폼이 점차 유행을 타면서 개인 방송이 활발한데요, 그런 개인방송들이 지나치게 '성과'에 치중하면서 위험하고 비도덕적인 사건들을 발생시키기도 했죠. <너브>가 영화라 과장된 내용도 있지만, 이런 식의 무모함이 꼭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 SNS 공포영화들 <언프렌드>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마지막으로 SNS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를 소개하겠습니다. 한창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는 <회로>와 <피어닷컴> 같은 공포 영화들이 있었듯, SNS도 공포 영화의 단골 소재가 됐습니다.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감독 레반 가브리아제

출연 쉘리 헨닝, 모세 제이콥 스톰, 윌 펠츠, 헤더 소서맨

개봉 201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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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는 아예 영상 채팅 형식으로 영화를 전개시켜 참신함을 더했습니다. SNS 상에서 원치 않던 동영상이 퍼지게 돼 자살한 로라, 이후 6명의 친구들과 이들을 노리는 익명의 접속자가 벌이는 살인 게임은 SNS가 만드는 화제성을 새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물론 영화 자체는 참신함 이상의 성과가 없었지만요.

이 영화와 제목도 비슷한 <언프렌드>도 SNS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SNS의 친구 맺기 때문에 생기는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데요, 사실 SNS가 소재일 뿐이지 일종의 사이코 스릴러라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블랙미러'(TV나 모니터 화면이 꺼졌을 때의 상태)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공포감을 짚어낸 건 꽤 흥미롭습니다. 

언프렌드

감독 시몬 베호벤

출연 알리시아 데브넘 캐리, 브릿 모건, 리슬 알러스, 윌리암 모즐리, 코너 파올로

개봉 2016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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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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