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이아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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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박훈정
출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개봉 2017 한국
박훈정 감독의 <브이아이피>가 8월 28일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23일 개봉 이후 5일 만이다. <택시운전사>의 성적과 비하면 아주 저조하지만 <브이아이피>는 그럭저럭 흥행 성적이 나쁘지 않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금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가 없다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고, 김명민, 장동건, 박희순, 이종석 등 배우에 대한 기대감으로 <브이아이피>를 선택할 수도 있다. 박훈정 감독도 흥행의 한 요소일 수 있다. 알다시피 그는 <신세계>의 감독이기 때문이다.
-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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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박훈정
출연 이정재, 최민식, 황정민
개봉 2012 대한민국
<신세계>는 유독 명대사를 많이 만들어낸 영화다. 그 명대사들은 TV 등 다른 매체에서 다시 쓰이면서 유행어가 되고 또 인터넷을 통해 패러디되기도 했다. 이미 다들 알고 있겠지만 <신세계>의 명대사를 다시 찾아봤다. 어떤 장면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몰랐던 사람들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영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드루와, 드루와
<신세계>의 가장 유명한 명대사 “드루와, 드루와”의 전체 대사는 다음과 같다. “X불늠들아 일루 들우와(들어와), 들으와 이 X밸늠들아 들으와! 와!” 생각보다 다소 긴 이 대사는 황정민이 연기한 정청이 한 대사다. 정청은 주차장에서 극중 라이벌 관계인 이중구(박성웅) 패거리의 습격을 받는다. 정청은 이를 피해 엘리베이터를 타려 하는데 이미 엘리베이터에는 칼을 든 반대파 조직원들로 가득하다.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홀로 싸우던 정청은 칼에 찔리면서 위의 대사를 했다. 이 엘리베이터 신은 위에서 내려보는 부감숏과 근접촬영을 통해 박진감 있는 액션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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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와, 드루와”와 함께 언급할 만한 엘리베이터 장면의 명대사는 “중구가 시키드나”도 있다. “드루와, 드루와”는 <친구>에서 칼에 찔린 동수(장동건)의 명대사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의 정반대의 의미다.
거 죽기 딱 좋은 날씨네
<신세계>에서 황정민 다음으로 명대사 지분이 높은 배우는 박성웅이다. 그의 대사 “거 죽기 딱 좋은 날씨네”는 조직의 세력 싸움에서 밀린 뒤 이자성(이정재)이 보낸 부하들에게 죽기 직전에 이중구가 했던 대사다. 이 대사 이전 먹구름이 낀 하늘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거 죽기 딱 좋은 날씨네”는 ‘죽기’라는 말 대신 다른 말을 넣어 일상에서도 흔히 쓰인다. 예를 들면 “거 치맥하기 딱 좋은 날씨네” 이런 식으로 활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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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구의 또 다른 유명한 대사 “뭐 갈 때 가더라도, 담배 한 대 정도는 괜찮잖아”라는 대사도 이 장면에 등장한다.
살려는 드릴게
“살려는 드릴게”는 조직을 장악하려는 이중구의 대사다. 이중구는 조직의 나이 많은 간부인 양 이사(장광), 박 이사(권태원) 등을 자신의 편으로 포섭하려고 만난다. 사실상 협박이다. 험악한 분위기에서 양 이사가 우물쭈물하면서 용기를 내 자신들에게 떨어지는 게 없냐고 묻자 이중구가 “살려는 드릴게”라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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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이 연기한 양 이사는 전라도 사투리를, 권태원이 연기한 박 이사는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권태원은 <타짜>의 호구 역으로 등장해 “예림이 그 패 봐봐”라는 희대의 명대사를 만들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이정재가 연기한 이자성의 유일한 명대사 “거 중구형 이거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는 정청과 이자성에게 이중구의 차가 돌진하는 장면에서 나온다. 이중구와 정청의 기싸움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신세계>의 명대사는 다른 방식으로 패러디되는 현상이 많다. 이정재의 명대사도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사진의 댓글로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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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성의 이 대사 다음에 차에 타고 있던 이중구는 해맑게 “어~ 미안~ 쏘리”라고 답한다.
이러면 완전히 ‘나가린’데
최민식이 연기한 강 과장의 대사 “이러면 완전히 나가린데”는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이다. ‘나가리’는 계획이 허사가 되거나 약속이 깨지거나 어떤 일이 무효가 됐을 때 쓰는 속어다. ‘흘러보내다’는 뜻의 일본어 ‘流れる’(나가레루)의 변형인 듯하다. 국내에서는 화투로 하는 ‘고스톱’에서 아무도 점수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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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의 <대호> 명대사 페이지에 강 과장의 대사가 등록되어 있다. <대호>가 개봉하기 전 최민식의 <신세계> 명대사와 <범죄와의 전쟁> 명대사가 줄줄이 달린 바 있다.
박훈정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부당거래>의 명대사도 찾아봤다. <부당거래>의 대사는 류승완 감독이 고쳤다는 얘기가 있어 박훈정 감독의 대사인지 정확하지 않다는 점을 밝힌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부당거래>의 가장 유명한 명대사는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이다. 류승범이 연기한 검사 주양의 대사다. 주양은 광역수사대 최철기(황정민)에 대한 조사를 공 수사관(정만식)에게 지시한다. 공수사관은 경찰에서 내사 중이라 조사하기 힘들다는 식으로 말한다. 이에 흥분한 주양은 “내가 잘못했네, 내가 잘못했어” 하면서 위의 대사를 한다. 경찰의 비위를 맞춰줄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는 영화 속의 쓰임새와 달리 문장의 뜻 그대로 생떼를 쓰거나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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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가 계속되면 그게 둘리인 줄 알아요”라는 변형 버전이 존재한다. 1987년 KBS에서 방영한 <아기공룡 둘리>의 주인공 둘리가 마법을 부릴 때 “호이!”라고 말하는 데서 나온 말이다.
다들 열심히들 산다
<부당거래>의 명대사는 대부분 류승범이 연기한 주양 검사의 대사다. “다들 열심히들 산다”는 주양 검사가 자신의 스폰서인 김 회장(조영진)과 함께 골프를 칠 때 하는 대사다. 누군가 갑자기 골프장의 스프링클러를 작동시키고 이를 끄려는 김 회장과 뒤에서 달려나오던 뚱뚱한 김 회장의 수행원(손상경)이 넘어질 때 주양이 하는 대사다. <부당거래>의 주양은 부패한 검사의 전형을 보여준다. 류승범 특유의 맛깔나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골프 치기 싫은 주양이 “골프도 불편해서 못 치러 다니겠네, 당구나 치러 다녀야지, 회장님 당구는 좀 치세요?” 묻는다. 김 회장은 “한 500 칩니다”라고 깨알 같이 당구 실력을 자랑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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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범은 <신세계>가 관객 300만 명을 돌파했을 때 공개한 에필로그 영상에 등장한다. 마동석이 누군가의 장례식에 다녀온 이후 류승범이 연기한 시골 경찰 강철화를 찾아가 “너, 나랑 얘기 좀 하자”라고 말한다. 이 영상을 토대로 <신세계>의 후속편이 나올 것으로 추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브이아이피>는 <신세계>와 비슷하지만 색깔이 다른 영화다. 같은 누아르 장르지만 <신세계>와 같은 차진 대사는 찾아 보기 어렵다. <브이아이피>는 <신세계>보다 차갑고 건조한 느낌이다. 그나마 김명민이 연기한 경찰 채이도가 <신세계>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유사해 보인다.
박훈정 감독은 <브이아이피> 이후 차기작을 벌써 정해놨다. ‘한국판 공각기동대’라는 수식어가 붙은 <마녀>다. <마녀>는 생체실험을 통해 살인 병기로 훈련된 여고생이 주인공이다. 남자 영화만을 만들어온 박훈정 감독으로서는 도전이 될 것이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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