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노 메이가 연기한 <내 이야기!!>의 린코.
<내 이야기!!>의 스나카와 역을 연기한 사카구치 켄타로.
<내 이야기!!>의 린코가 좋아하는 스나카와 대신 타케오(스즈키 료혜이).

일본 고등학생의 삶은 정말 저럴까. 연애 그리고 동아리 활동(部活, 부카츠). 이게 다다. ‘도내 대표가 돼 전국대회에 나가겠어! 그때까지 연애는 하지 않을 테야’라는 영화와 ‘저… 사실 처음부터 좋아하고 있습니다'라고 고백하면 90도 인사를 하며 ‘스미마셍’을 말하는 영화로 나뉜다. 연애와 동아리 활동말고 뭔가 다른 삶이 있겠지만 일본 학원물(일본의 학원은 한국의 학교) 영화에서는 다른 소재를 찾기 어렵다.

4월 12일 개봉한 <내 이야기!!>도 연애 소재 학원물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여자 주인공 린코(나가노 메이)가 일본 최고의 꽃미남이라 불리는 사카구치 켄타로가 연기한 스나카와가 아닌 고릴라처럼 생긴 남자 주인공 타케오(스크키 료혜이)를 좋아한다는 것 정도다. 유치한 맛에 키득키득 웃으며 보게 되는 <내 이야기!!>를 보고 2000년 이후 일본 학원물의 간략한 계보를 떠올려봤다. <내 이야기!!>의 나가노 메이 주연의 다른 영화 <한낮의 유성>도 19일 개봉 예정이다. 시골에서 도쿄로 올라온 소녀의 사랑 이야기다. 판타지 가득한 연애 학원물이라는 소리다.

<한낮의 유성>
내 이야기!!

감독 카와이 하야토

출연 스즈키 료헤이, 나가노 메이, 사카구치 켄타로

개봉 2015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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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활동 영화들
 

<스윙걸즈>

<스윙걸즈> (2004)
국내에 2006년 개봉한 <스윙걸즈>는 동아리 활동 소재의 학원물이다. 스윙밴드 멤버들이 주인공이다. 동아리 활동 소재의 경우 두 가지 버전이 있다. 포복절도 코미디거나 진지한 성장물이거나. <스윙걸즈>는 전자에 가깝다. 밴드를 꾸리고 악기를 구입하기 위해 부원들은 온갖 고생이라는 고생은 다 한다. 물론 후반부에는 진지함을 강조한다. 언제나 일본 영화의 끝은 교훈과 감동이다. <스윙걸즈>는 우에노 주리의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비슷한 코미디 동아리 활동 소재 영화로 <스윙걸즈>를 연출한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전작 <워터보이즈>가 있다. 남자 싱크로나이즈드 부원들이 등장한다. 아야세 하루카가 지도교사로 등장하는 배구부 소재 <가슴 배구단>도 낄낄거리며 볼 수 있는 영화다.

스윙걸즈

감독 야구치 시노부

출연 우에노 주리, 히라오카 유타, 칸지야 시호리, 모토카리야 유이카, 토시마 유카리, 다케나카 나오토

개봉 2004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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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2013)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는 제목에서 ‘동아리 활동’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당연히 동아리 활동 소재 영화처럼 보인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제목 속 키리시마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기존 학원물이라면 200% 주인공이었을 배구부 에이스인 그가 동아리 활동을 그만뒀다는 소문에 학교가 들썩들썩한다. 그것과 상관없이 늘 무시당하던 속칭 ‘찐따’ 같은 영화동아리 부장 마에다(카미키 류노스케)는 좀비영화 제작에 열을 올린다.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는 전형적인 학원물의 이면을 보여준다. 학교에서 무시당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청춘을 담았다.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는 일본 학원물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감독 요시다 다이하치

출연 카미키 류노스케, 하시모토 아이, 오고 스즈카

개봉 2013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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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댄스>

<치어댄스> (2017)
<치어댄스>는 <스윙걸즈>보다 조금 더 진지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세계 대회 5연패를 달성한 후쿠이상업고등학교의 치어댄스부 ‘제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치어댄스>는 야망 있고 무서운 지도교사(아마미 유키), 천부적 재능의 학생(히로세 스즈), 그에 밀리는 노력형 학생(나카죠 아야미) 등 동아리 활동 소재 영화의 전형적인 인물관계가 그려진다. 알고보면 따뜻한 마음을 지닌 교사는 학생의 천재성을 끌어내려고 독하게 몰아붙이고, 그를 보는 노력파 학생은 낙담한다. 그렇게 동아리 활동을 그만둔다 만다 난리를 치고 후반부에는 모든 걸 이해하고 하나가 되어 눈물을 흘린다. 너무 진부한 진행 아니냐고? 맞다. 일본 학원물을 그런 재미로 보는 거다.

치어 댄스

감독 카와이 하야토

출연 히로세 스즈, 나카죠 아야미, 아마미 유키

개봉 2017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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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로맨스·연애 영화들
 

<하나와 앨리스> (2004)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는 연애 소재 학원물을 어른의 세계까지 확장 발전시킨 영화였다. 도서 대출카드로 ‘후지이 이츠키 스트레이트 플러쉬’를 만들어 보여주던 과거 장면은 전형적인 일본 학원물이라고 봐도 좋겠다. <하나의 앨리스>는 고등학생의 연애를 소재로 하면서 사실은 소녀들의 우정과 성장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하나(스즈키 안)는 짝사랑하게 된 선배 미야모토(카쿠 토모히로)에게 깜찍한 거짓말을 한다. 그가 문에 부딪혀 기절한 것을 이용해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며 과거에 자신에게 고백했다고 말한다. 이 사기극에 앨리스(아오이 유우)가 동참하며 일이 커진다. 그렇게 삼각관계가 시작되고 두 소녀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하나와 앨리스>는 이와이 슌지 감독 특유의 화사한 이미지로 가득하다. 전형적인 일본 학원물이 아니지만 굳이 이 영화를 넣은 이유는 후반부 앨리스의 발레 신 때문이다. 이와이 슌지 스타일과 청춘스타 아오이 유우가 만들어낸 절정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장면이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다크한’ 학원물을 보려면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추천한다. 왕따, 이지메를 다룬다.

하나와 앨리스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아오이 유우, 스즈키 안, 카쿠 토모히로

개봉 2004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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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 (2009)
멜로·로맨스 학원물에서 쉽게 꺼내드는 눈물 장치로 불치병과 시한부 인생이 있다.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가 대표적인 영화다. 어린 시절 친구인 타쿠마(오카다 마사키)와 마유(이노우에 마오), 타쿠마는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어서 스무살까지만 살 수 있다. 타쿠마는 자신에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를 마유에게 전달되지 않기를 바라고 마유는 그런 타쿠마를 더욱 포기할 수 없다. 절절하고 순수한 첫사랑. 뻔하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2017년 개봉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도 이 계보에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

감독 신조 타케히코

출연 이노우에 마오, 오카다 마사키

개봉 2009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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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리프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마코토.
<시간을 달리는 소녀> 치아키.
<시간을 달리는 소녀> 고스케.

<시간을 달리는 소녀> (2006)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학원물 타임리프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과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마코토 목소리를 연기한 나카 리이사가 출연한 같은 제목의 실사 영화가 있다. 여기서는 애니메이션만 언급하고자 한다. 좀더 학원물에 가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마코토는 털털한 성격의 여학생이다. 친한 친구 고스케, 치아키와 방과 후 캐치볼을 함께 하길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치아키가 마코토에게 고백한다. 당황한 마코토는 시간을 돌리지만 치아키의 고백은 반복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타임리프 능력을 얻게 된 마코토는 그림복원전문가로 일하는 카즈야 이모에게 상담을 하는데 이모의 대답이 놀랍다. “그 또래 여학생에게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 답한다. 맙소사. 이모의 말이 사실인지 몰라도 일본 학원물에 타임리프는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2017년 개봉작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가 떠오른다. “한 번 보면 마지막에 울고, 두 번 보면 처음부터 운다”는 영화다. 어떤 시간 장치를 사용했는지는 직접 확인하시길.

시간을 달리는 소녀

감독 호소다 마모루

출연 나카 리이사, 이시다 타쿠야

개봉 2006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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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한국 학생들처럼 학원에서 공부하는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2015)
찾았다! 연애도 동아리 활동도 아닌 학원물. 이 두 개의 소재가 아닌 영화를 학원물이라고 분류하기 힘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일본식 표현으로 학원 말고 한국식 표현의 학원에 다니는 여학생이 주인공이니까 어쨌든 소개해본다.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사는 독특한 화장법의 ‘갸루’ 사야카(아리무라 카스미)가 명문대에 진학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그런 까닭에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는 연애도 동아리 활동도 등장하지 않고 공부하는 장면이 대부분이다. 엄청 지루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어느새 불량기를 싹 빼고 공부에 매진하는 사야카를 응원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물론 마지막엔 울컥하는 감동이 따라온다. 감동과 교훈 빼면 일본 영화가 아니니까.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감독 도이 노부히로

출연 아리무라 카스미

개봉 2015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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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