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바이, 웬디
감독 벤 르윈
출연 다코타 패닝, 토니 콜렛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길 위의 이들에게 보내는 LLAP(Live Long and Prosper)
★★☆
<스탠바이, 웬디>는 꿈꾸는 이들이 걷는 길이 무사하길 바라는 선의로 무장한 영화다. 자폐증에 걸린 웬디(다코타 패닝)가 쓴 <스타트렉> 시나리오처럼 모험의 여정에는 우정이 깃들고,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는 보답을 받는다. 웬디의 병을 그리는 방식이나 그녀가 착한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여행을 마치는 행운은 사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동화에 가깝다. 세상은 그리 따뜻하지 않고, 장애를 가진 여성이 혼자 힘으로 무언가 이뤄내는 일은 위험천만하다는 것을 우리는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러나 때로는, 특히 지금처럼 여성의 이야기가 필요한 때에는 성취를 그리는 방식이 동화라 할지라도 <스탠바이, 웬디> 같은 영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선의는 누군가에게 위로 혹은 응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끝까지 간다, 꿈이 있으니까
★★★☆
‘스탠바이’에서 ‘킵 고잉’으로, 꿈을 향해 내디딘 한 걸음이 만든 작은 기적에 관한 영화. 장애를 지닌 인물을 특정 시각에 갇히지 않도록 그려낸 넉넉한 시선이 작품 전체를 감싸고 있다. 좋아하는 것을 위해 난생 해본 적 없는 모험을 감행하는 인물의 외적 동기와, 가족과 함께 살기를 바라는 내적 동기를 매끄럽게 엮은 연출도 좋다. 잔잔한 감동과 뜻밖의 유머 코드가 곳곳에서 고개를 들며 보는 이를 맞이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덕질’의 좋은 예
★★★☆
자폐증을 앓는 소녀가 자기 안의 틀을 깨고 세상으로 나아가기. 빤한가? 빤하다. 하지만 빤함을 이겨내게 하는 사랑스러움이 있다. ‘트레키’(<스타트렉> 열혈팬)인 웬디가 ‘스타트렉 시나리오 공모전’을 위해 홀로 600km의 길에 나서는 과정 자체가 개척과 모험 정신의 대명사인 <스타트렉>과 맞닿아 묘한 감동을 안긴다. 이 여정의 끝에 변해 있는 건 주인공만이 아니다. 웬디 주변 인물들 역시 자신들의 한계/편견을 이겨내고 한 뼘 성장한다. 등장인물 한 명 한 명 소홀히 하지 않고 보듬어 낸 점이 반짝인다.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이들에게 장수와 번영을!

스탠바이, 웬디

감독 벤 르윈

출연 다코타 패닝, 토니 콜렛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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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
출연  존 보예가, 안소니 마키, 윌 폴터

송경원 <씨네21> 기자
그 날의 숨 막혔던 공기마저 재현한, 오늘의 기억
★★★☆
서스펜스의 압력을 조율하는 솜씨에 관한 한 캐서린 비글로우는 최상의 기술자다. 1967년 인종차별이 극에 달했던 미시간 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탱크로 무장한 군인들이 거리를 점령했다. 당시 디트로이트 알제 모텔에서 일어난 실화를 기반으로 숨 막히는 상황을 재현해낸다. 과거를 다루지만 당대 미국사회에도 여전히 만연한 인종차별에 대한 직접적인 알레고리다. 비이성적인 국가 폭력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는 긴장의 연쇄. 탁월한 초중반에 비해 후반에는 다소 맥이 빠지지만 메시지만큼은 확실히 전달된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출구 없는 압박
★★★☆
서서히 옥죄듯 관객을 몰고 가 압박하는 캐스린 비글로우 감독의 장기가 유감 없이 발휘된 작품. 1967년 디트로이트 폭동의 현장으로 들어가, 인권이 유린되고 폭력이 자행되는 혼란의 광경을 밀착 취재하듯 담아낸다. 약간 긴 느낌도 있지만, 그럼에도 긴장의 밀도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대가의 솜씨다.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폭동이 아닌 저항의 기록 
★★ 
몸이 굳어버리고 눈동자가 떨릴 만큼 한순간도 긴장의 이완을 허락하지 않는다. 캐서린 비글로우가 만들어낸 서스펜스의 무게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작품. 1967년 미국 디트로이트 무허가 술집 단속에서 발생한 흑인 차별은 대규모 소요사태로 번지고, 그 당시 알제 모텔에서 일어난 무자비한 인권유린의 현장을 기록과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차별과 폭력의 정당성이 개인의 주장을 넘어 사회적 용인으로 커져가는 두려움에 대한 경험.

디트로이트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

출연 안소니 마키, 존 보예가, 알지 스미스, 윌 폴터, 제이콥 라티모어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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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종우
출연 이효제, 허준석, 임태풍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가족이라는 이름 언저리의 사각지대
★★★
혈연관계로 규정되고 유지되는 가족이라는 사회적 단위, 그 사이의 사각지대를 포착한 날카로움이 돋보인다. 마냥 어린아이도, 그렇다고 인생의 방향을 제 마음대로 결정할 수도 없는 나이대의 주인공을 선택한 것이 주효했다. ‘하우스’가 아닌 ‘홈’의 의미를 묻는 시도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다만 영화 스스로도 어떤 답에 도달하지 못 한 채 문을 닫는 구성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이 엔딩을 영화의 중립적 태도라고만 할 수 있을 것인가.

이화정 <씨네21> 기자
소년의 시선으로 바라 본 가족, 집, 혈연
★★★
<홈>의 어른들은 소위 ‘막장 드라마’의 관계망에 놓여 있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이 파국을 받아들이게 된 14살 소년의 눈을 통해, 이 드라마는 모두를 ‘안타깝게’ 바라보기로 한다. 어린 준호는 이른바 ‘사회의 기준’과는 다르게 세상을 바라본다. 그에게 ‘집’은 풍족한 물리적 환경이 아닌, 엄마와 동생과 함께할 수 있는 심리적 공간을 뜻한다. 이리저리 그 온기를 찾아 헤매는 어린 소년 준호의 등을 그저 아프게 바라보게 되는 영화. <사도>에서 영특한 연기로 각인된 이효제가 이 슬픔의 덩어리를 놓치지 않고, 묵묵히 끌어나간다. 극적인 장치가 배제되어 다소 무난한 전개에 그쳤지만, 몰아붙이지 않는 시선과 태도로 여운이 더해지는 작품.

감독 김종우

출연 이효제, 허준석, 임태풍, 김하나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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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크 크레이지
감독 드레이크 도리머스
출연 안톤 옐친, 펠리시티 존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사랑, 어찌할 수 없는
★★★☆
2011년도 작품. <우리가 사랑한 시간> <이퀄스> <뉴니스> 등을 보면서 드레이크 도리머스는 ‘적어도 진짜 사랑을 해 본 감독’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역시나’다. 로맨스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감독이 7년 전 이미, 자신의 실제 경험을 녹인 <라이크 크레이지>에서 ‘설렘-행복-권태’에 이르는 사랑의 생로병사를 세밀하게 제시했음을 확인했다. 종종 이기적이고 자주 갈팡질팡하는 남녀의 모습에 결국 공감하게 되는 건, 사랑과 공간과 시간의 함수를 얄미울 정도로 현실감 있게 풀어낸 연출력 덕분이다. 그의 작품들 대개가 그렇듯, 사건의 진폭보다 인물들 감정의 진폭이 더 크게 마음을 흔든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이별로만 확인할 수 있는 사랑의 공백
★★★
영국여자와 미국남자의 지독한 사랑. 수업에서 만난 두 사람은 몇 년을 두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간단한 상황만 준 채 현장에서 즉석으로 연기하는 방식으로 촬영된 이 영화는 사랑, 그리움, 이별에 대한 반응들을 모아 하나로 뭉친다.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2011년 영화로 <이퀄스>(2015) 등 이후 미니멀한 연출을 향한 전초적인 실험처럼 보인다. 접근방식은 나름 참신하지만 종종 산만하게 흩어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라이크 크레이지

감독 드레이크 도리머스

출연 안톤 옐친, 펠리시티 존스

개봉 201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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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비, 이것이 인생!
감독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출연 장 피에르 바크리, 질 를르슈, 수잔 클레망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파티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
★★★☆
결혼 피로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장황하지 않게, 깔끔하게 담아낸다. 프랑스 코미디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이 있는 관객이라도, 이 영화만큼은 흥미롭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수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단 하나의 이탈자도 없이 모두 개성이 살아 숨쉰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내 생애 가장 흥미진진한 결혼식
★★★☆
은퇴를 고민하는 웨딩플래너가 마지막 결혼식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벌어지는 왁자지껄한 소동극. 올리비에르 나카체와 에릭 토레다노 감독은 전작 <언터쳐블: 1%의 우정>(2011)에 이어 인종과 신분을 뛰어넘어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이야기를 유쾌한 코미디와 흥겨운 음악으로 풀어낸다. <타인의 취향>(2001) <룩 앳 미>(2004)로 유명한 프랑스 중견 배우이자 시나리오 작가 장 피에르 바크리가 주연과 각본 작업에 참여해 능수능란한 연기는 물론 코미디의 품격까지 보여준다. 결혼식을 소재로 한 영화 중에서 인간군상을 가장 다채롭게 표현한 영화로 꼽힐 만하다.

세라비, 이것이 인생!

감독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출연 장 피에르 바크리, 질 를르슈, 수잔 클레망

개봉 2017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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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스 하이드
감독 세르쥬 보종
출연 이자벨 위페르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이자벨 위페르라는 탁월한 분열체
★★★
존재감 없던 고등학교 물리 교사가 실험 도중 전기 충격을 받고 다른 인격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 분열된 자아를 다룬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단편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1886)를 모티프로 한 영화는 인간의 이중성을 다루면서 학교를 배경으로 교육의 이중성까지 짚어낸다. 기이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미술과 촬영, 조명이 독창적이다. 무엇보다 선과 악으로 분리할 수 없는 이중 자아를 코미디와 특유의 절제된 연기로 끄집어내는 이자벨 위페르의 강력한 자기력에 이끌리지 않을 수 없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불타오르네
★★★
<지킬 앤 하이드>를 토대로 한 기묘한 판타지 혹은 정치적 코미디. 이자벨 위페르는, 어떻게 보면 <피아니스트>(2001) 때보다 더 이상한 여교사 캐릭터로 등장해 관객을 예상할 수 없는 이야기 속으로 끌고 간다. 가끔 스토리의 과녁이 흔들린다는 느낌을 주지만, 어쩌면 그 의외성이 이 영화에 집중하게 만드는 요소다. 독창적인 영화. 혹은 그로테스크한.

미세스 하이드

감독 세르쥬 보종

출연 이자벨 위페르

개봉 2017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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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감독 그렉 멕린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토마스 크레취만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서바이벌 정글 탐험
★★☆
이스라엘 출신 오지 탐험가 요시 긴스버그가 1980년대 남미 볼리비아 정글에서 겪은 모험을 영화화했다. 빤한 길을 가고 싶지 않은 청년이 정글 탐험에 도전하고 생존하는 과정에 미스터리를 더해 긴장감을 조성한다. 미지의 세계가 불러일으키는 신비로움과 공포, 극한 상황에서 급변하는 인간 심리를 활용해 몰입도를 높였다. 조연 캐릭터 운용이나 모험 영화의 예상 가능한 전개 방식은 아쉽다.

정글

감독 그렉 맥린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토마스 크레취만, 알렉스 러셀

개봉 2017 오스트레일리아, 콜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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