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 배우 한지민이 그렇다. 영화 <미쓰백>을 통해 이전에 없던 연기 변신을 시도한 한지민. 그러나 데뷔부터 지금까지 작품 안과 밖에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모습은 한결같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지민의 주요 출연작 5편과 각종 미담들을 모았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출연작 베스트 5

2003 <올인>
한지민의 첫 연기 데뷔작은 <올인>. 송혜교의 아역으로 출연했다. 성인 배역이었던 송혜교와 불과 한 살 차이였다. 하마터면 <올인>이 데뷔작이 되지 못할 뻔한 사연이 있다. 오디션 일정과 가족 여행 일정이 겹쳐 오디션을 포기하기로 한 것. 그러나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던 제작사는 계속 러브콜을 보내며 기다렸다.


2007 <경성스캔들>
기자에게 최고의 인생 드라마인 <경성스캔들>의 나여경 역은 기자가 꼽는 한지민 최고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양장을 차려입고 경성 거리를 걷는 사람들 틈에서 늘 하얀 저고리, 검정 치마를 입고 다녀 ‘조마자’(조선의 마지막 여자)란 별명으로 불리는 캐릭터. 조선의 독립을 위해 제 몫을 다하고자 노력하는 올곧은 독립투사였다. 출연 당시 한지민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복지시설인 나눔의 집에 2000만원을 기부했고, 이 사실은 나중에 알려졌다. 이후에도 위안부 할머니 추모공원인 ‘기억의 터’ 홍보대사를 맡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관부 재판을 다룬 영화 <허스토리>에도 특별출연하는 등 지속적으로 위안부 할머니와 관련된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경성스캔들> 나여경 캐릭터와도 겹치는 지점이다.

(왼쪽부터) ‘기억의 터’ 기념행사에 참여한 모습과 <허스토리> 팀과 함께한 모습.

2007 <이산>
드라마 <부활>과 <경성스캔들>을 통해서 연기와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운 작품들이었다. 그런 와중에 만난 77부작 드라마 <이산>은 시청률과 대중성을 동시에 얻은 작품이다. 한지민은 정조(이서진)가 평생 사랑한 여인으로 도화서에 심부름을 다니다 입궁해 훗날 후궁 의빈 성씨가 되는 인물을 연기했다. 여기서도 특유의 맑고 순수한 이미지를 이어갔다.


2011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
작품 안팎으로 언제나 웃는 인상이었던 그녀.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에선 조금 다르다. 무표정한 얼굴, 가운뎃손가락을 내미는 장면까지 있다. 지나(한지민)는 과거 상처 때문에 이기적이고 차갑고 계산적으로 변한 인물이다. 그러던 중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강칠(정우성)을 만나 깊은 사랑에 빠지고 어린 시절의 상처도 치유한다. 그동안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기와 달리 진중한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JTBC 개국 시기 방영한 드라마로 시청률도 낮았고 화제도 별로 안됐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아 2015년 재방영했다.


2018 <미쓰백>
2018년 한지민의 변화는 흥미롭다. 드라마 <아는 와이프>에서는 억척 유부녀를 연기했으며, 영화 <미쓰백>에서는 험난한 세상에 맞서는 강인한 캐릭터를 맡았다. <미쓰백>의 백상아(한지민)는 어린 나이에 전과자가 되어 누구 하나 믿지 않고 살아온 인물이다. 부모로부터 학대받은 아이를 보고 자신의 학대받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아이를 외면할 수 없게 된다. 가죽 재킷에 짙은 립스틱, 거침없는 말투와 담배를 피우는 등 외적인 모습만으로도 그녀의 변신을 짐작게 한다. 한지민은 8년 전 한 인터뷰에서 고등학생 때 고아원에 갔던 일화를 언급했다. “어차피 오늘 오고 안 올 거잖아요”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런 봉사 활동을 단발성으로 하지 않으려 아동학과 진학을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들뿐 아니라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 전공을 사회사업학과(사회복지학과)를 선택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미쓰백>을 선택한 그의 선한 의도가 더욱 진실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미쓰백

감독 이지원

출연 한지민, 김시아, 이희준

개봉 2018.10.11.

상세보기

까면 깔수록 미담뿐인 작품 밖 행보
9시 뉴스에 출연한 모습

- 일반인으로 9시 뉴스 출연?
KBS 측에서 자원봉사하는 연예인으로 인터뷰 요청이 왔으나 봉사 현장이 학교였기 때문에 배우 한지민이 아닌 서울여대 사회사업학과 2학년 학생으로 방송에 나가는 조건으로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고 한다.


드라마 <이산>

- 화상 입은 보조 출연자 도왔다.
<이산> 촬영 당시, 밤샘 촬영에 졸던 도중 얼굴에 화상 입은 보조 출연자를 발견하고 도운 적도 있다. 촬영을 계속 진행하려 했으나 한지민은 촬영보다 병원 치료가 중요하다며 촬영을 중단하고 자신의 차에 태워 시내로 데려갔다. 시골에서 촬영 중이라 마땅한 병원이 없어 택시비를 주며 서울의 화상 전문 병원에 가도록 주선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계속 전화를 걸어 치료를 잘 받았는지 확인했다고. 이러한 사실은 나중에 보조 출연자의 언니가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한지민 인스타그램

- SNS 프로필은 로마 이모?
언니가 결혼하기 전까지 밤에 잘 때 같이 이야기하고 싶어서 한 방을 썼다던 그녀. 조카가 생기고 나서부터 그녀는 완전한 ‘조카 바보’가 됐다. 그의 SNS 계정 프로필은 ‘로마&로하 이모’다. 인스타그램을 조금만 구경해도 조카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첫째 조카 로마는 한지민 CF 촬영장에 놀러왔다가 함께 CF를 찍기도 했다고.


<지식채널 e> 객원작가 참여 당시 모습, 도네이션 북 <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
<엔딩 노트> 배리어 프리 버전에 참여한 모습, <두 개의 빛: 일루미노> 포스터

- 지속적인 선행
데뷔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그녀. 각종 활동 및 작품 선택도 선행과 무관하지 않다. 노희경 작가와 필리핀 오지 마을 알라원에서 봉사 활동을 한 경험담을 담은 책 <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를 엮어 인세 전액과 출판사 수익 일부를 기부했다. 2011년 객원작가제를 도입했던 EBS <지식채널 e>에서 노희경 작가의 바통을 이어받아 봉사에 대한 내용을 다룬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다. 2011년엔 일본 영화 <엔딩노트>의 배리어 프리 영화(barrier-free, 장애인 및 고령자 등을 위한 화면해설 및 한글자막 등을 넣은 영화) 작업에 참여했으며 2017년엔 저시력 장애인 위한 VR 시각보조 앱을 알리는 취지를 담은 단편 영화 <두 개의 빛: 릴루미노>에도 출연했다. 그녀의 선행이 빛나는 이유는 여러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행동하기 때문이 아닐까.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