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한 번쯤 해봤을 상상. “내일 지구가 멸망하면 어쩌지?” 누군가는 세상을 구할 영웅이, 누군가는 멸망 후 세계를 이끌 지도자가 된 자신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처럼 ‘평범한 사람’이라면 바로 이 영화들처럼 될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종말을 앞두고 벌어진 웃지 못할 상황을 그린 다섯 편의 코미디 영화를 소개한다. 이 영화들은 7월 28일(토)~8월 3일(금)까지 N스토어에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감독 가스 제닝스 / 출연 마틴 프리먼, 모스 데프, 주이 디샤넬, 모스 데프 / 2005년 / 전체 관람가

더글라스 애덤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이하 <히치하이커>)는 지구의 종말에 하등 관심 없다. 주인공 아서 덴트(마틴 프리먼)의 집이 우회로 공사 때문에 철거되듯, 지구도 그냥 4차원 터널 건설을 위해 소멸된다. 그렇게 한순간 우주에서 지구가 사라지면서 <히치하이커>는 시작된다. 

<히치하이커>는 총 5부작 원작 소설 중 1권의 내용을 간략하게 다룬다. 요약의 요약을 거친 영화 <히치하이커>에서도 특유의 냉소적인 유머와 정신 나간 상상력은 여전히 빛난다. 아서 덴트 역의 마틴 프리먼, 우리에겐 ‘썸머’로 익숙한 주이 디샤넬, 최근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샘 록웰의 깨알 같은 캐미가 매력적이다. <히치하이커>를 보고 나면 아마 세상이 새롭게 보일 거라 장담한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감독 가스 제닝스

출연 샘 록웰, 모스 데프, 주이 디샤넬, 마틴 프리먼, 빌 베일리, 워윅 데이비스, 안나 챈셀러, 앨런 릭먼

개봉 2005 미국,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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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끝장 나는 날
감독 에드가 라이트 / 출연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 로자먼드 파이크 / 2013년 / 15세 관람가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피와 아이스크림’(코르네토) 삼부작 중 마지막 편이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좀비, <뜨거운 녀석들>이 닫힌 사회를 다뤘다면 이 영화는 로봇에게 침공 받은 고향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다섯 남자가 젊은 시절 실패한 술집 투어를 하던 중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며 지구 종말을 알아챈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전작을 즐겼다면 당연히 필견이고, 아직 전작을 못 봤다면 이 작품으로 입문해도 좋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컷 편집과 음악 선곡,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 듀오의 호흡을 만끽할 수 있으니까. 앞선 두 작품은 다소 잔인한 수위로 청소년 관람불가인데 이 작품은 15세 관람가라는 것도 입문의 포인트.

지구가 끝장 나는 날

감독 에드가 라이트

출연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 로자먼드 파이크, 패디 콘시딘, 마틴 프리먼

개봉 2013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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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디 엔드
감독 에반 골드버그, 세스 로건 / 출연 조나 힐, 제임스 프랭코, 세스 로건 / 2013년 / 청소년 관람불가

<지구가 끝장나는 날>과 제목도, 소재도 비슷하지만(원제 <World's End>, <This Is The End>) 헷갈리면 큰일 난다. 두 작품의 스타일이 판이하게 다르니까. <디스 이즈 디 엔드>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파티를 즐기던 중 세계 종말을 맞이한다는 내용이다. 제임스 프랭코, 조나 힐, 세스 로건 등이 실제 자신을 배역으로 맡아 연기한다.

한마디로 현실과 픽션을 넘나들며 온갖 윤리와 규율을 집어던진 ‘미국식 코미디’라 화장실 유머를 싫어한다면 결코 권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수많은 카메오들과 미국 대중문화에 대한 유머, 인간의 민낯을 보는 듯한 막장 개그 코드는 보는 이에 따라 인생 최고의 웃음을 안겨줄 수 있다. 특히 엠마 왓슨, 채닝 테이텀의 팬이라면 꼭 볼 것. 물론 보고 나서 필자에게 돌을 던지진 말고.

디스 이즈 디 엔드

감독 에반 골드버그, 세스 로건

출연 엠마 왓슨, 조나 힐, 제임스 프랭코, 제이슨 세걸, 세스 로건, 리아나, 제이 바루첼, 대니 맥브라이드, 크레이그 로빈슨, 아지즈 안사리

개봉 201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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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감독 크리스토퍼 랜던 / 출연 타이 쉐리던, 로건 밀러, 조이 모건, 사라 두몬트 / 2015년 / 청소년 관람불가

보이스카우트 대원이자 어릴 적부터 함께 한 벤, 카터, 어기. 이제 보이 스카우트를 떠나고 싶은 벤과 카터는 어기만 빼고 학교 파티에 참석하려다 좀비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코미디에 성장물, 그리고 좀비를 섞으면 딱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같은 영화가 나올 것이다. 대놓고 B급 코미디를 자처한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는 별다른 욕심 없이 하고 싶은 걸 다한다. 잔인한 학살 장면도 넣고, ‘섹드립’도 치고, 나름 성장한 우정을 그리기도 한다. 사실 흥미로운 소재들에 비해 밋밋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대신 93분간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감독 크리스토퍼 랜던

출연 타이 쉐리던, 로건 밀러, 조이 모건, 사라 두몬트

개봉 2015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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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랜드
감독 루벤 플레셔 / 출연 우디 해럴슨, 제시 아이젠버그, 엠마 스톤, 아비게일 브레스린 / 2009년 / 청소년 관람불가

평소에도 사람들을 기피하며 살아가던 콜럼버스는 모두가 좀비가 된 세상에 남았다. 운 좋게도 살아남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탤러해시는 세상 종말에도 트윙키만 찾고, 위치타와 리틀락은 자매사기단이다. 어쩌겠나, 이러나저러나 살아남은 사람끼리 뭉쳐야지. 네 사람은 좀비가 없다는 ‘퍼시픽 놀이공원’으로 함께 떠난다.

<좀비랜드>는 재기발랄한 연출과 배우들의 명연이 빛나는 코미디다. 콜럼버스의 ’나만의 규칙’을 보여주는 텍스트 연출은 좀비 영화를 신랄하게 비틀고, 경쾌한 리듬감을 선사한다. 또 제시 아이젠버그, 우디 해럴슨, 엠마 스톤, 아비게일 브레스린의 케미스트리만으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것이다.

좀비랜드

감독 루벤 플레셔

출연 우디 해럴슨, 제시 아이젠버그, 엠마 스톤, 아비게일 브레스린

개봉 2009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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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