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가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경쟁부문 영화 가운데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품이 등장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은 공개를 기다리는 있다. 칸에서는 영화 내용을 리뷰에 적지 말라는 스포일러 주의보가 내려졌다. <왕좌의 게임>도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결말에 대해서는 격렬한 반응이 일어났다. 5월 중순은 영화제가 절정에 달하고 TV 시리즈 다수가 방영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으니, 모쪼록 인터넷 조심이 최고다. 스포일러 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말릴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 외 한주 동안 주목할 만한 뉴스, 화제가 된 말, 재미있는 일들을 발언을 중심으로 모아봤다.
대본을 읽고, 발에 물집이 잡힐 때까지 걸었다
- 에밀리아 클라크
<왕좌의 게임>이 끝났다. 결말이 만족스럽든, 만족스럽지 않든 10년 가까이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 드라마가 퇴장한다는 것 자체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배우들은 오랫동안 정을 붙인 캐릭터들의 결말을 확인하며 복잡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대너리스를 연기한 에밀리아 클라크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인터뷰에서 마지막 시즌 대본을 처음 읽었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대본을 다 읽은 후 “울었고” 열쇠와 휴대전화를 챙겨 들고 집을 나섰다. 그러고는 발에 물집이 잡힐 때까지 걷고 또 걸으면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했다. 마지막 시즌에 대너리스가 한 선택은 연기하는 배우로서 받아들이기 힘겨웠을 듯하다. 모든 게 끝난 지금, 클라크는 대너리스를 어떻게 생각할까? 클라크는 “드라마 스쿨에서 캐릭터가 내린 선택은 배우로서 항상 옳다고 여겨야 한다고 배웠다”라고 말하며 “대너리스의 선택과 그 변화를 이해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칸 영화제는 미래를 위해 변하고 있다
-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
올해 칸영화제는 여전히 영화는 사랑받고 있지만, 영화 산업은 위기에 처했음을 보여준다. 거장과 신진 감독들이 앞다투어 좋은 작품을 공개한 반면, 칸 필름마켓에서는 “거래할 영화가 없다”며 아우성이라는 소식은 씁쓸하다. 넷플릭스와 칸영화제 간 분쟁은 여전히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칸영화제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모두 배격하는 건 아니다. 올해는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아마존 시리즈 <투 올드 투 다이 영>이 특별 상영 형식으로 칸에서 첫 선을 보였다. 레픈은 자신의 시리즈를 칸에서 공개한 것에 감격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영화는 언제나 우리 곁에 경험의 일부로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결국은 모든 스튜디오가 스트리밍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미래를 예측했다. 또한 “칸은 바뀌었다. 미래에 맞춰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며 2019년이 변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과연 그의 말대로 오랜 전통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조화를 찾을 수 있을까? 극장과 넷플릭스가 타협점을 찾을 그날까지 이슈를 둘러싼 설왕설래는 계속될 것이다.
넷플릭스가 이 바닥에 들어오는 건 괜찮지만, 버티긴 힘들 것이다.
- 데이비드 자슬로프 (디스커버리 CEO)
넷플릭스는 미디어 시장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디스럽터(Disruptor)를 넘어서 주류로 자리 잡았다. 각 스튜디오는 앞다투어 스트리밍 서비스를 미래 전략으로 내세웠고, 애플도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른 업체들보다 몇 걸음 먼저 출발한 넷플릭스는 콘텐츠 백화점처럼 매주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다. 최근 몇 년간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리얼리티 콘텐츠 등 논픽션 콘텐츠도 많이 내놓았는데, 그렇다 보니 이 분야의 독보적 선두인 ‘디스커버리’는 넷플릭스의 행보를 경계하는 듯하다. 데이비드 자슬로프 ‘디스커버리’ CEO는 최근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넷플릭스가 집과 음식에 대한 좋은 콘텐츠를 많이 사들여도, 그게 그들의 정체성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자슬로프는 “우리는 이 분야에 전문성을 쌓았고, 이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 덧붙이며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과 달리 ‘디스커버리’는 논픽션 분야 전문 채널의 정체성을 잃지 않을 것이라 천명했다.
<원더 우먼 1984> 개봉 연기한 것 후회하고 있다
- 패티 젠킨스 감독
<저스티스 리그>를 뒤로 하고 DC 히어로들의 단독 영화들이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 스타트를 끊은 <원더 우먼>은 2020년 6월 속편 <원더 우먼 1984>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1980년대를 사는 원더 우먼이 새로운 위협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패티 젠킨스 감독도 영화를 어서 빨리 보여주고 싶은 듯하다. 원래 <원더 우먼: 1984>는 2019년 11월 1일 개봉하려 했지만, 후반 작업 등 여러 이유로 개봉일을 2020년으로 미뤘다. 최근 인터뷰에서 젠킨스 감독은 자신이 개봉일 연기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던 걸 후회했으며 “최초 버전 시사회를 했는데, 어서 빨리 영화 개봉하고 싶어요!”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감독이 이렇게 말할 정도라니, 이제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성층권을 뚫을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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