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전용 혼영 무비의 레전드 <나홀로 집에>를 보는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아마 이 세상에는 <나홀로 집에>를 수십 번 본 사람과 한 번도 안봤지만 어떤 영화인지는 다 알고 있는 사람으로 나뉠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아는 영화라는 얘기겠죠. 당시에는 아무도 <나홀로 집에>가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줄 몰랐습니다. 할리우드의 재능 있는 코미디 신인들이 적은 예산의 제작비로 고생하면서 만든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제작비가 너무 비싸다며 제작사 찾기도 어려웠던 영화였죠. 제작진은 대체 이 영화를 어떻게 성공시킬 수 있었을까요? 


역대 최고 흥행 코미디

이 영화를 두고 누군가 베스트 댓글로 이러게 남겼더군요. "모든 영화를 통틀어서 이렇게 많이 본 영화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나홀로 집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용 코미디 영화로서 제 할일을 다하다 못해 아직도 열일 중인 영화죠. 아마 세상에 크리스마스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이 영화는 영화 역사상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해서 가장 성공한, 그러니까 가장 돈 많이 번 영화로 남아 있습니다.

북미에서는 개봉 당시 2억8천만 달러 이상 수익을 거둬서 최고 흥행 코미디 영화 1위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고요. 다만, 전세계 개봉 성적은 4억7천만 달러인데 2011년에 <행오버2>가 5억8천만 달러 이상 수익을 거두면서 전세계 흥행 코미디 1위 자리를 내주게 되었죠. 그래도 아직까지 미국 내 최고 흥행 코미디 톱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한 영화 흥행 1위 기록도 갖게 됩니다.

그러니까 줄여 말하자면, <나홀로 집에>는 그냥 1등 영화인 겁니다.


감독이 누구?

<나홀로 집에>는 감독보다 배우가 더 주목받은 경우입니다. 매컬리 컬킨이라는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아역 배우를 탄생시킨 작품인 줄은 알겠는데 정작 영화 연출은 누가 맡았는지 관심 밖이었죠. 이 영화는 각본가로 더 왕성하게 작업한 존 휴즈 감독의 각본에서 시작했습니다. 그가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에게 연출을 부탁한 것이죠. 당시 신인이었던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은 이 영화 이후 <미세스 다웃파이어>, <스텝맘> 등을 거쳐 해리포터 시리즈에 입성하게 됩니다.

최근 <픽셀>이 좀 심하게 흔들리긴 했지만 그는 언제나 가족 이야기를 할 때 좋은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나홀로 집에> 역시 누구나 갖고 있는 가족에 관한 아이러니한 공포와 욕망을 드러내는 영화였죠. 누구나 한 번쯤 가족이 눈 앞에서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외치지 않습니까? 딱 그런 심리를 판타지로 보여주면서 관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것이죠. 흥행 비결이라면 비결일 수도 있겠네요.

이렇게 성공할 줄 몰랐지

<나홀로 집에>는 원래 워너 브러더스에서 만들기로 했는데 제작비 예산이 커지자 "우린 제작 못하겠다"며 손을 놔버렸답니다. 그래서 20세기폭스사에서 처음 예산이었던 1400만 달러에서 1800만 달러로 예산을 올리면서 제작을 하게 됐죠.

<나홀로 집에>의 좀도둑 콤비 해리와 마브를 연기한 조 페시와 다니엘 스턴은 촬영 당시에만 하더라도 이 영화가 이렇게 성공할 줄 몰랐습니다. 특히 조 페시는 매컬리 컬킨이라는 꼬마애 한 명에게만 몽땅 관심이 집중되는 영화 촬영 현장은 생전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자기는 <좋은 친구들>에 출연해 이미 십수년 전에 연기 정점을 찍은 배우인데 이제 갓 데뷔한 꼬마애보다 관심을 못 받으니 짜증이 났던 것이죠. 그래서 극중에서 케빈(매컬리 컬킨)의 손가락을 깨물어야 하는 장면에서는 컬킨이 하도 얄미워서 진짜로 깨물었다고 하더군요. 감독님이 DVD 코멘터리에서 직접 밝힌 말입니다.


진짜 스턴트

좀도둑 콤비 해리와 마브를 연기한 조 페시와 다니엘 스턴은 솔직히 영화 촬영 현장에서 열심히 연기 안 할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아동용 영화일 거라 생각해서 마음 편히 먹었겠죠. 하지만 그들과는 달리 목숨을 걸고 연기한 배우들이 있으니, 바로 두 배우의 대역 스턴트 배우들입니다. 조 페시의 대역 스턴트를 맡은 트로이 브라운과 다니엘 스턴의 대역 스턴트맨이었던 레온 딜리오니는 영화 후반부 집을 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거의 모든 장면을 진짜로 연기했습니다. 영화에서 누군가 넘어지거나 구르거나 무엇에 부딪치거나 하는 장면은 대부분 안전장치 없는 진짜라고 보면 됩니다.

원래는 그렇게 연기하면 안되는 거지만 당시 스턴트 배우들도 거의 신인급이어서 사활을 걸고 연기했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이 영화의 스턴트팀들은 향후 15년 이상 영화계에 머무르면서 탄탄대로를 걷게 됩니다. 왜냐하면 <나홀로 집에> 성공 이후 거의 모든 영화에서 "스턴트는 <나홀로 집에>처럼 하라"고 요구하며 그들을 섭외하려 줄을 섰다고 합니다. 물론 실제 배우들도 고생했습니다. 특히 다니엘 스턴은 자신의 얼굴 위로 독거미가 지나가는 장면을 찍기 위해 진짜 독거미를 가져온 제작진 때문에 경악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목숨을 걸고 촬영했다고 하는군요.

두 편의 영화를 만들다

<나홀로 집에>의 케빈이 피자를 가져온 배달원에게 돈 계산을 하거나, 두 악당을 집에서 내쫓기 위해 써먹었던 극중 고전영화는 가짜 영화입니다. 제작진은 이 영화의 장면에 딱 맞아떨어지는 고전영화를 찾기가 쉽지 않아 처음부터 가상의 고전 누아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영화 전편을 만든 것은 아니고 짧은 3~4분 분량의 한 장면을 만든 것이죠. 그 영화에 제목도 붙였습니다. <타락한 영혼의 천사들>이라고요.

가장 유명한 집

영화에 등장했던 케빈의 집이 실제 있는 집이라는 건 워낙 유명한 사실입니다. 집 주소는 바로 '671 Lincoln Avenue Winnetka'죠. 제작진은 실제로 이 집에서 1편과 2편의 여러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2편 때는 집주인이 대여비를 더 올려달라고 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죠. 2012년 이 집은 소유주가 바뀌었는데, 매매가가 천만달러를 넘었다고 합니다.

영화 속 집 실내가 지금은 이렇게 바뀌었다고 하네요.

집안 내부도 벽지부터 모든 소품을 제작진이 직접 제작해서 꾸민 것입니다. 물론 함부로 찾아가고 그러면 안되지요. 구글맵에서도 이 집은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육안으로 볼 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하지만 그것도 운명인가 봅니다. 이 영화 덕분에 시카고에서 가장 유명한 집이 되었으니 말이죠. <나홀로 집에>의 성공은 이렇게 많은 일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가로등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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