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철의 사물함] '시라트'의 검은 스피커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모노리스
나는 영화 속 물건에 꽂힌다. 감독, 촬영감독, 미술감독, 아니면 배우 등 대체 왜 저 물건을 카메라 앞에 두었을까 깊은 고민에 빠진다. ‘주성철의 사물함’은 내 눈에 사뿐히 지르밟힌 영화 속 물건에 대한 기록이다.
구원은 어디에 있으며, 과연 우리는 그걸 찾을 수 있을까. 최근 개봉작 중 가장 압도적인 ‘사물’은 단연 〈시라트〉의 검은 직육면체 스피커다. 그 거대한 스피커를 더 크게 만들어 나란히 붙여서, 저 멀리 빛이 들어오게끔 표현한 포스터가 영화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영화의 오프닝 자막으로도 설명되는 시라트 는 이슬람교에서 지옥 위를 지나 천국으로 향하는 좁은 다리이자, 머리카락보다 가늘고 칼날보다 날카로운 다리를 말한다. 그 다리를 건너야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종교적·철학적 은유를 주인공 부자(父子)의 힘든 여정에 비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