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의 팬은 영화관으로, 디즈니의 팬은 공연장으로… 콘서트 필름&필름 콘서트의 전성시대!

극장에 걸려있는 가수들의 콘서트 포스터를 보았는가? 극영화만이 박스오피스를 순위를 장악하는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가수들의 콘서트 실황을 담은 ‘콘서트 필름’이 무너지는 극장가의 구세주로 등극했다. 지난 10월 13일(해외 기준) 개봉한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 필름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는 개봉 2주 만에 전 세계에서 약 1억 6050만 달러(약 2170억 원)을 벌어들이며 기록적인 흥행에 성공했다. 11월 3일, 이 영화를 단독 개봉한 CGV 역시 3분기 매출 2074억 원, 영업이익 131억 원을 달성하며 쾌재를 불렀다. 관객의 뜨거운 반응 속에 콘서트 필름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의 겨울에는 팝의 아이콘 비욘세와 영화 음악의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가 극장에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극장을 찾은 비욘세와 류이치 사카모토

오는 21일 세계적인 팝스타 비욘세의 콘서트 실황을 담은 영화 <르네상스: 어 필름 바이 비욘세>가 국내 개봉한다. 앞서 12월 1일 북미 등 해외에서 개봉한 <르네상스: 어 필름 바이 비욘세>는 2천만 불의 주말 수입을 올리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12월 초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사이 다소 쉬는 구간이라 큰 흥행을 거두기 어려운 시기라서, 이 정도 수입은 2003년 개봉한 <라스트 사무라이>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이 영화는 비욘세의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오프닝 공연부터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그랜드 피날레까지 12개국, 39개 도시, 56개 공연으로 진행된 ‘르네상스 월드 투어’에 초점을 맞추었다. 비욘세가 직접 연출과 제작을 맡은 <르네상스: 어 필름 바이 비욘세>는 음악을 위한 비욘세의 노력을 담아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비욘세가 극장을 찾은 6일 후인 27일에는 올 3월 작고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콘서트 필름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가 개봉한다.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 <마지막 황제>(1987),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 등 수많은 명작의 영화 음악을 맡은 세계적인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연주를 담았다.

투병 생활로 오랜 기간 라이브 공연을 하지 못했던 류이치 사카모토가 세상에 보내는 작별 인사와도 같은 이 영화는 103분에 걸쳐 그가 직접 선정한 20곡을 생생한 연주로 들려준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아들이자 영화감독인 네오 소라가 연출을 맡았다.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에는 음악에 몰입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얼굴과 연주가 버거워 거칠어진 숨소리 등이 담겨 생생한 현장감을 더한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말을 좋아한다던 류이치 사카모토는 이 영화를 통해 세상에 오래 남을 그의 흔적을 남겼다.

 

대에 선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과 <반지의 제왕>

이와는 반대로 영화를 무대에서 즐길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영화와 라이브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필름 콘서트’이다. 지난 8월부터 시작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2017), <날씨의 아이>(2019), <스즈메의 문단속>(2023)의 필름 콘서트가 대표적이다.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지난 6일부터 진행 중인 공연 <스즈메의 문단속 공식 필름 콘서트 feat.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는 기존의 영화 음악 콘서트와는 다른 방식을 취한다. 관객이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를 관람하는 동안 풀 편성 오케스트라가 화면의 움직임에 맞추어 정확한 타이밍으로 연주를 하는 것이다. 영화와 라이브 음악이 완벽한 합을 이루면서 지난 7월 같은 작품의 음ㅠ악을 묶어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려준 영화 음악 콘서트와는 또 다른 희열을 전달한다.

최근 몇 년 사이 클래식계에 영화 음악 열풍은 불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티켓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는 올 상반기 클래식 공연 분야 예매 순위 1위에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 2023 서울 앙코르’가 올랐다고 전했다. 특히 전국투어를 진행하면서 톱 10중 무려 톱 5를 장악했다고. 뒤를 이어 지난 8월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콘서트가 6위를 차지했다. 

 

영화 + 콘서트 = 환상 혹은 환장

 

이와 같이 영화와 공연의 콜라보는 각 업계의 새로운 대안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콘서트가 영화화되는 ‘콘서트 필름’은 콘서트에 대한 관객의 접근성을 높여주며 인기를 얻었다. BTS, 임영웅, 아이유, 백지영 등 국내 대형 아티스트뿐 아니라 테일러 스위프트, 비욘세 등 해외 스타의 공연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어려운 과정 없이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서트 필름은 일반 영화보다 티켓값이 비싼 편이지만 실제 콘서트의 티켓값보다는 현저히 저렴하다. 올 3월 개봉해 60억의 매출을 올린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필름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2022년 고척스카이돔을 물들인 임영웅의 콘서트 ‘IM HERO’를 담았다. 당시 이 콘서트의 티켓 가격은 15만 4000원(서울 콘서트 VIP티켓 기준). 그에 비해 영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의 티켓가격은 최고가 35,000원(영등포 CGV screen 영시봉 상영회 기준)으로 상당히 저렴하다.

뿐만 아니라 소위 ‘피켓팅(피가 튀길 정도로 치열한 티켓팅)’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실제 콘서트와는 달리 콘서트 필름은 다수의 상영관에서 비교적 넉넉한 좌석을 보유해 어렵지 않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영상 매체를 통해 공연 예술을 관람하는 것에 거부감이 낮아진 관객들은 거대한 스크린과 뛰어난 음향 시설을 갖춘 극장에서 콘서트를 보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극장 역시 호의적이다.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에서는 콘서트 필름을 효도 상품으로 꼽으며 스타 가수 모시기 경쟁에 돌입했다.

공연계도 영화를 활용한 콘서트를 제작하는 데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영화를 공연에 접목시키면서 새로운 관객층의 유입을 꾀하는 것이다. 국내에 ‘필름 콘서트’를 도입한 첫 공연은 2014년 <디즈니 인 콘서트>이다.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개최한 이 공연은 디즈니 대표 애니메이션 영화 <미녀와 야수>, <라이언 킹>, <알라딘> 등의 영상과 함께 오케스트라 ost를 라이브 연주로 들려주었다. 어린아이를 둔 가족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매년 공연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올해에는 월트 디즈니 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23일부터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공연 예정이다.

영화계와 공연계의 신선한 자극제로 성장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분명 존재한다. 영화관을 점유한 콘서트 필름이 ‘기존 극영화의 설 자리를 빼앗는다.’, ‘티켓값 상승을 부추긴다.’, ‘영화관이 음악 산업의 아류로 진입한다.’ 등의 비판이 주를 이룬다. 필름 콘서트에 대한 클래식계의 부정적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필름 콘서트로 유입되는 관객층은 기존 클래식 관객층의 확장과는 무관하다.’, ‘결국 원 콘텐츠의 소유주인 영화사들의 이익만을 위한 수단이다.’ 등이 있다. 콘서트 필름과 필름 콘서트. 영화계와 공연계의 상생일까? 파괴적 생산의 시작일까?

电影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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