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1>의 첫 장면, AC/DC'Back In Black'이 흘러나온다. AC/DC를 모르는 사람도 이 노래만큼은 알 정도로 유명한 곡이다. 한국에선 서태지와 아이들이 'Rock'N Roll Dance ('92 Heavy Mix)'란 제목으로 커버해 많이 알려졌다(기타 연주는 시나위의 신대철이 맡았다).

<아이언맨 2>는 모두가 기대하는 블록버스터 영화였다. 마블의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 가운데 하나이고, 전작 <아이언맨 1>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특히 한국에선 <다크 나이트>를 앞서는 흥행을 거둘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기대와 명성에 걸맞은, '블록버스터'란 말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아티스트가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맡았다. 그 주인공은 아무리 칭송하고 또 칭송해도 과하지 않은 호주 출신의 위대한 밴드 AC/DC.

<아이언맨 1>의 첫 장면에 'Back In Black'을 넣을 정도로 연출을 맡은 존 파브로 감독은 AC/DC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아예 <아이언맨 2> 전체의 사운드트랙을 AC/DC에게 맡겼다. 아니, 맡겼다는 말보다는 '헌사'했다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아이언맨>을 통해 AC/DC를 향한 사랑을 밴드에게 전했다.

AC/DC는 명실상부 블록버스터 밴드다. 밴드의 위상이나 인기, 또 엄청난 콘서트의 규모나 그로 인해 얻는 천문학적인 수익 등이 이를 증명한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없이 많은 이들이 AC/DC가 들려주는 8비트 록 마법에 빠져들었다. 그에 반해 한국에서의 인기는 초라하다 싶을 만큼 작다. 국제적인 위상과 한국에서의 인기가 크게 불균형한 팀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런 팀이 몇 있다. 롤링 스톤즈 같은 팀도 상대적으로 한국에선 홀대 수준이고, 에어로스미스나 러시 같은 밴드가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당연히 한국에서 AC/DC의 공연을 볼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들의 위상에 따른 높은 개런티를 채워줄 만큼 한국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의 콘서트 영상을 보며 대리만족할 뿐이다. <아이언맨 2>의 첫 장면을 장식하는 'Shoot To Thrill' 뮤직비디오는 영화의 장면과 AC/DC의 콘서트 장면을 교차시켜 완성했다. 뮤직비디오에서 보이는 관객의 수와 열정적인 반응만으로도 AC/DC가 얼마나 대단한 밴드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 리버플레이트 라이브 영상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7만의 관객이 공연의 시작부터 끝까지, 기타 리프부터 노래까지 모두를 따라 부른다. 공연장에서 한국 관객의 반응이 아무리 뜨겁다 해도 남미의 열정적인 관객은 당해내질 못한다.

AC/DC - Shoot To Thrill (Iron Man 2 Version)
AC/DC - Highway to Hell (from Live at River Plate)

<아이언맨 2> 사운드트랙이 특별한 이유는 이 앨범이 AC/DC 베스트앨범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45년 가까이 활동해오면서도 AC/DC는 공식적으로 베스트앨범을 발표한 적이 없다. 그런 밴드가 <아이언맨 2>를 간판으로 내걸고 베스트앨범을 냈다는 건 그만큼 서로의 존재를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덕분에 'Shoot To Thrill''Back In Black', 'T.N.T', 'The Razor's Edge', 'Let There Be Rock', 'Highway To Hell' 같은 슈퍼 트랙을 한 장의 앨범 안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존 파브로 감독의 개인 취향만이 담긴 것도 아니다. <아이언맨 2>의 오프닝, 스타크 엑스포 현장에서 울려 퍼지던 'Shoot To Thrill'은 마치 그 장면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영화의 끝을 장식하는 'Highway To Hell' 역시 마찬가지다. 시리즈 가운데 가장 좋지 않은 평을 받았던 <아이언맨 2>지만 AC/DC로 인해 음악팬들에겐 가장 특별한 영화가 되었다. 단순하고 또 단순한 음악, 늘 똑같은 것 같지만 반복해 들을수록 새로운 맛이 난다. 지금 연휴 후유증으로 무기력한 당신에게 AC/DC의 음악은, <아이언맨 2> 사운드트랙은 흥겨운 로큰롤의 힘을 줄 것이다.

아이언맨 2

감독 존 파브로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팰트로, 돈 치들, 스칼렛 요한슨, 미키 루크

개봉 201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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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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