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서 내리면 폭탄이 터진다. 그 차에 탑승한 성규(조우진)는 발신제한번호로 걸려온 전화 속 목소리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차분한 목소리로 극을 쥐락펴락하며 극도의 긴장감을 자아낸 주인공은 지창욱. <발신제한>은 늘 선하고 경쾌한 역만 맡아왔던 그의 색다른 면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조작된 도시> <부라더>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해 색다른 매력을 뽐낸 지창욱에 대한 이런저런 사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1데뷔작은 독립영화
지창욱의 신인 시절을 떠올릴 때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이나 <웃어라 동해라>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 일일드라마, 평일 방영 드라마, 주말 방영 드라마 등 다양한 드라마를 섭렵한 배우지만, 알고 보면 지창욱의 데뷔는 스크린에서 이뤄졌다. 2007년 서울독립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에 초청된 독립영화 <슬리핑 뷰티>를 시작으로 연기에 입문한 그는 곧바로 소속사의 눈에 들었고, 수십 차례의 오디션을 거쳐 2009년 <솔약국집 아들들>의 막내, 송미풍 역을 맡아 TV 앞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219살 때부터 배우 결심
지창욱은 축구를 좋아하고,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몰라 일단 성적에 맞춰 대학을 선택하려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의 진로가 확실해지기 시작한 건 고3 때부터. 갑작스레 공부에 대한 회의감이 든 그는 갑자기 연기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이후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기 위해 노력했다. 배우 류덕환과 중고등학교 동창이었는데, 함께 연기 전공을 준비하던 그가 실기장에 들어가면 당황할 수도 있는데 연기 학원을 다녀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해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고. 중학교 때는 반에서 5등 이상 밀려난 적이 없는 우등생이었고, 고등학교 1, 2학년 시절의 성적 역시 훌륭했던 그는 연영과 입시의 준비된 자였다. 탄탄한 내신 덕분에 실기만 잘 보면 됐고, 고3 시절엔 학교에서 웃고 떠들고 놀았다고. 온라인에선 지창욱의 고등학생 시절 성적표를 확인할 수 있다. 연영과로 진로를 굳힌 후 극과 극으로 벌어진 성적이 눈에 띈다.
3대학 시절엔 방황했다
실기 시험에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넘버를 부른 그는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과에 합격했다. 남들보다 짧은 준비 기간을 거치고 입시에 성공한 그에게 큰 벽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연기를 하면 즐거울 것 같아 연영과에 왔는데, 대학교에 와서도 책을 파며 공부해야 했던 것. 오랜 준비를 거친 동기들과도 대화의 벽이 있었던 그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대학 초기, “적응을 잘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그가 연기에 정을 붙일 수 있었던 건 선배들과 함께했던 단편 영화 작업 덕분. 현장을 따라다니며 밤을 새우고, 단역을 맡으며 경력을 쌓은 그는 자신이 “싫어했던 학교 수업들이 왜 필요한지 느꼈고” 다시 공부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그 경력을 발판 삼아 독립영화에 캐스팅되기도. 이 모든 경험이 그에게 좋은 발판이 되어준 셈이다.
4동해로 개명할 뻔한 사연?
지창욱이 대중에게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건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의 주연, 동해 역을 맡고서부터다. 데뷔 2년 만에 159부작 드라마의 주연을 맡은 것. 한국에서 입양된 미혼모에게서 태어난 칼 레이커, 한국 이름 동해가 자신을 버린 나라 한국으로 들어와 겪는 우여곡절 에피소드들을 담았다. 전개 중후반에 들어섰을 때 즈음 시청률 40%를 돌파했을 만큼 대단한 인기를 자랑했던 작품. 덕분에 지창욱은 자신의 이름보단 캐릭터의 이름인 동해로 더 많이 불렸다. 배우로서의 존재감이 캐릭터에 가려질까, '지동해'로 개명을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고.
당시 걱정 어린 슬럼프에 빠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웃어라 동해야>의 시청률은 정말 잘 나왔지만, 작품을 끝마치기도 전에 다음 작품의 시청률에 대한 부담에 얽매였다고. “연기를 하면서 생각했던 느낌이 나오지 않아, 내내 연기엔 재능이 없고 다른 일을 찾아보려는 고민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슬럼프를 극복하게 도와준 건 선배들의 연기. “재능 있는 배우는 없어. 노력하면 다 돼”라고 위로해 줬던 한 선배의 말이 지창욱에게 용기를 줬고, 덕분에 마인드를 가다듬을 수 있었다고 한다.
5뮤지컬 배우다
훌륭한 노래 실력을 지닌 지창욱은 여러 작품으로 무대 위에 오른 뮤지컬 배우이기도 하다. 2010년 뮤지컬 <쓰릴 미>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잭 더 리퍼> <그날들> <신흥무관학교>에 출연했다.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데, 한 인터뷰에서 연기의 터닝포인트로 뮤지컬 <그날들>을 꼽았을 정도. 이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지창욱은 “<그날들> 이후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대극장 공연은 <그날들>이 처음이었다. 스스로 끝까지 몰아붙였던 공연이었다. 딱 힘든 만큼 공연은 너무 좋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에 더해 “무대는 배우가 가장 존중받는 공간이라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어느 누구도 멈추거나 건드릴 수 없고, 관객의 호응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라고.
6팬 사랑으로 유명하다
지창욱은 팬 사랑으로도 유명한 배우다. 팬들에게 다정한 태도로 '지다정'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고.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공연 당시엔 해외 팬의 가방을 찾아주며 손편지까지 전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해외 팬은 공연을 마치고 퇴근하던 지창욱에게 급하게 선물을 건넸다. 선물을 받은 지창욱이 사라지고 나서야, 선물이 담긴 쇼핑백에 자신의 가방이 들어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당황했던 것도 잠시, 다음날 경찰서로부터 가방을 찾아가란 연락을 받았다. 지창욱 측이 맡긴 가방엔 지창욱의 손편지가 들어있었다고. 팬에 대한 그의 사랑과 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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