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독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개봉작이 많았습니다. 누가 옳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에요. 각자의 취향은 소중하니까요. 아직 안 보셨다면, 혹은 극장에서 보셨더라도 VOD로 한번 더 보고 호인지 불호인지 각자 판단해보는 건 어떨까요?
<비밀은 없다>
유력한 국회의원 후보 종찬(김주혁)의 선거 유세 첫날, 중학생 딸 민진(신지훈)이 실종됩니다. 연홍(손예진)은 하늘이 무너진 것 같지만, 종찬은 혹시 선거에 영향을 미칠까 봐 적극적으로 딸을 찾지 않습니다. 연홍이 홀로 분투하는 사이, 딸에 대해 몰랐던 놀라운 사실들을 접하게 됩니다.
<미쓰 홍당무>(2008)의 이경미 감독이 8년 만에 만든 신작이었습니다. 그러나 보는 분에 따라서 내용이 너무 산만했다는 의견과 미스터리 장르의 새로운 문법을 제안했다는 의견이 갈렸습니다. 사회의 다양한 차별과 폭력을 건드리며 좌충우돌하는 연홍의 호흡을 관객들은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폭력적인 메카니즘 속에서 희생된 아이들을 보면서, 세월호를 읽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극장에서 보신 분들도 VOD로 천천히 복기하시면, 훅하고 지나간 퍼즐들이 맞춰질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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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슈퍼맨은 외계에서 쳐들어온 조드 장군을 물리치지만 그 과정에서 도시가 파괴되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합니다. 슈퍼맨의 엄청난 힘을 두려워한 인간들은 그를 통제하려 합니다. 배트맨 역시 그가 타락하기 전에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두 영웅은 대립하게 됩니다.
2016년은 마블이 장악한 히어로 영화 시장에 DC가 도전장을 내민 해였습니다. 가장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인 배트맨과 슈퍼맨을 내놓았지만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화려한 비주얼을 시나리오의 개연성이 뒷받침해주지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긴 합니다만) 두 남자가 싸우고 화해하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역시 잭 스나이더 감독의 액션 장면은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또한 원더우먼의 등장만큼은 만장일치에 가까운 환호를 들었습니다. 아마도 두 남자가 싸우고 화해한 이유가 ‘원더우먼’을 등장시키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정에 없던 재촬영 소식에 약간 불안하긴 하지만 <원더우먼> 솔로 무비가 2017년 6월에 멋지게 성공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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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사이드 스쿼드>
정부는 전투 능력이 뛰어난 악당들의 몸에 폭탄을 심었습니다. 반항하면 즉시 죽이겠다는 협박으로 악당들을 통제하여 다른 악당을 처치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게 아만다 윌러 국장의 지휘 아래 데드샷, 할리 퀸, 카타나, 인챈트리스, 슬립낫, 엘 디아블로 등의 빌런들이 한 팀이 됩니다.
가장 소문난 잔치였습니다. DC로서는 사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밋밋한 반응을 반전시킬 수 있는 회심의 카드였습니다. 그러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병렬적으로 소비될 뿐, 드라마를 효과적으로 엮어가지 못했습니다. 액션씬도 기대 이하였다는 볼멘소리가 많았습니다. 국내 개봉 당시 자막과 관련한 논란까지 일어나면서 기대보다 못한 흥행성적을 보였습니다.
다만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마고 로비의 ‘할리 퀸’ 캐릭터만큼은 전 지구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원더우먼이 그랬듯, <수어사이드 스쿼드> 역시 ‘할리 퀸’이 그나마 영화를 살렸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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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한도경(정우성) 형사는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박성배(황정민) 시장의 악행을 돕습니다. 박성배 시장의 비리를 쫓던 김차인(곽도원) 검사는 박성배를 잡기 위해 한도경을 압박합니다.
충무로의 멀티캐스팅 바람이 이제 그 신선함을 잃어버린 걸까요. 예능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이 <무한도전>에 나와서 뛰고 구르면서까지 홍보에 힘을 썼지만,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일단은 잔인한 장면이 너무 많아 보기 힘들었다는 분들이 있었고, 평소 너무 착한 정우성의 욕 연기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댓글도 많습니다. 그러나 ‘아수리언’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아수라>를 옹호하는 팬들 역시 적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황정민과 곽도원의 연기엔 모두 찬사를 보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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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작은 마을에 이유를 알 수 없는 연쇄 존속 살인이 일어납니다. 마을 인근으로 이사 온 일본인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습니다. 한편, 마을 경찰 종구(곽도원)의 딸 효진이 빙의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입니다. 종구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용한 무당 일광(황정민)을 마을로 불러들입니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에 가장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영화가 개봉하고 한참 동안 검색어 상단에 ‘곡성 결말’이 올라와 있을 정도로 영화에 대한 해석도 분분했었지요. 작품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오랜만에 ‘시장’이나 ‘마케팅’ 같은 주제가 아니라, 작품 자체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인간의 선한 마음’을 다루었다는 나홍진 감독의 인터뷰를 읽고 나면, 왠지 더 아리송해지는 영화 <곡성>입니다. 여러모로 한 번 더 봐야 할 영화인 것은 확실합니다.
참고로, <곡성>의 삭제 장면들을 담은 부가영상도 최근 공개됐습니다. (관련 포스팅을 보시려면 클릭) 영화 해석에 조금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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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오욕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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