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우먼
감독 패티 젠킨스 출연 갤 가돗, 크리스 파인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팔 할은 갤 가돗의 힘
★★★
<다크 나이트> 시리즈를 제외하면, 뭔가 징크스라도 있는 듯 언제나 조금씩 아쉬움을 남겼던 DC 슈퍼히어로 무비. 이 관점에서 본다면 <원더우먼>은 ‘선방’이다. 당연히 일등공신은 고전적 아름다움과 초인적 강인함이 공존하는 갤 가돗의 카리스마. 다만 빌런이 좀 더 강력했다면 훨씬 볼 만한 싸움이 되었을 듯하다. 러닝타임도 살짝 덜어낼 필요가 있을 듯. 액션과 플롯의 합이 잘 맞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캐릭터에 충실한 교과서 플롯. 안정적인 첫 걸음.
★★★☆
사랑, 용서, 박애. 원더우먼이 어떤 히어로인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말은 쉽지만 실행이 어려웠던 교과서 플롯. 출중한 능력에 경험이 부족했던 영웅이 스스로의 결함을 메워가는 성장담. 기본에 충실하고 그게 먹힌다. 액션에만 집착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드라마, 유머와의 균형점을 잡았다. 여성 히어로라는 정체성에도 충실하다. 크리스 파인과 갤 가돗의 호흡도 적절하다. 완벽하거나 도드라지는 요소는 없어도 DC의 구원투수 역할엔 모자람이 없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새로운 끝판왕 히어로의 출현
★★★
최근 DC가 내놓은 작품들을 생각해 본다면 <원더우먼>은 그간의 실망을 날리기에 충분하다. 폭넓은 대중과 가족 관객을 만족시키는 마블을 벤치마킹하면서도 DC가 고집하는 것들을 놓지 않았다. 사랑이나 정의처럼 구닥다리 같아 보여도 중요한 가치들을 말하는 것. 그 자체로 그 가치이자 상징인 원더우먼의 목소리라 더욱 반갑다.


대립군
감독 정윤철 출연 이정재, 여진구, 김무열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광해, 왕이 될 남자
★★★☆
임진란 시기 세자였던 광해의 이야기. 캐릭터들의 매력이 있고, 배우들도 최선을 다하며, 액션 장면도 실감난다. 시대적 배경이 주는 긴박감과 내러티브가 지닌 신화적 구조도 잘 어울린다. 국난의 상황을 헤쳐나가는 민중의 이야기이자, 콤플렉스를 벗고 조금씩 왕이 되어가는 한 청년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강박이 조금 덜했으면 좋았을 듯. 신 스틸러는 ‘골룸’을 연상시키는 골루타 캐릭터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이름을 얻을 것인가
★★★☆
전쟁이라는 상황 안에서 인간은 싸우는 존재라기보다 선택하는 존재에 가깝다. 버티느냐 도망치느냐, 명예를 택하느냐 실리를 택하느냐, 죽이느냐 내가 죽느냐. 크게 ‘죽느냐 사느냐’라는 문제에 수렴하는 이 모든 질문에 답을 내려야 하는 각각의 인물과 그들의 태도에 집중한 영화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스펙터클을 강조한 영웅의 서사가 아닌 ‘딜레마의 드라마’인 셈이다. 동시에 스스로 떳떳한 자리매김과 부끄럽지 않은 이름을 얻기 위해 싸우는 존재들의 이야기. 속도는 조금 느리지만 힘있는 전개를 보여준다.

정시우 <이투데이 비즈엔터> 기자
강렬한 메시지만으로는...
★★★
진정한 리더의 조건을 묻는 <대립군>은 촛불민심이 들끓었던 현 시대와 공명하는 지점이 수두룩한 영화다. 도망간 임금을 대신해 분조를 맡은 광해(여진구)와 생계를 위해 다른 이의 군역을 대신한 대립군 토우(이정재)가 데칼코마니를 이루며 메시지를 강화시킨다. 그러나 강렬한 메시지에 비해 기술적 완성도에서 영화는 여러 번 약점을 드러낸다. 있어야 할 신이 없고 없어도 될 신들이 보이기도 한다. 인물들을 움직이는 동기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탓에, 이야기가 응집되지 못하고 흩어지는 점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반적으로 메시지에 대한 ‘어떤 강박’이 영화적 재미를 눌러버린 느낌이 적지 않은 결과물이다.


꿈의 제인
감독 조현훈 출연 이민지, 구교환, 이주영

이화정 <씨네21> 기자
현실과 환상이 더해 만든, 슬픈 현실
★★★☆
가출팸, 트랜스젠더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로 출발하지만, <꿈의 제인>은 모호함을 바탕에 둔다. 거기에는 가출한 소녀 소현(이민지)이 바라보는 베일에 싸인 트랜스젠더 제인(구교환)의 존재가 가진 두 겹의 레이어가 주는 질문이 크다. 소현의 소박한 꿈은 시궁창 같은 현실과 환상적인 미래 사이에서 표류한다. 과거와 미래가 뒤섞인 이 오묘한 서술 안에서, 이들의 현실은 더 슬퍼진다. 제인이라는 중심축을 아름답게 소화한 구교환의 연기는, 발견과 가능성의 이름으로 각인된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한국영화의 뉴 월드를 발견하는 기쁨
★★★★
반드시 올해의 발견으로 꼽아야 하는 조현훈 감독의 야심찬 장편 데뷔작이다. 가출 청소년과 성소수자가 등장하지만 이들이 겪는 사회적 차별을 파고드는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대신 내레이션과 음악 등 다양한 장치를 활용해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우리 모두의 공통 분모를 새로운 형식으로 이끌어낸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한 주연배우 구교환, 이민지뿐 아니라 이석형, 박강섭, 박경혜 등 배우들의 연기가 미러볼처럼 반짝인다. 극중 제인의 대사를 비유해 말하자면 어쩌다 한 번 이렇게 좋은 영화를 만나 행복하면 됐다.


7번째 내가 죽던 날
감독 라이 루소 영 출연 조이 도이치

송경원 <씨네21> 기자
타임루프의 패턴은 반복된다
★★☆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타임루프물의 변주. 죽기 전 마지막 하루가 매일 반복된다는 설정을 통해 어떻게 죽을 것인지를 묻는 점이 이색적이다. 하이틴 로맨스를 기반으로 타임루프의 패턴을 답습하는데, 참신한 출발과 달리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은 전형을 따른다. 반복되는 하루 속에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주인공의 성장담. 문제는 빤한 결말이 아니라 지나치게 훈훈한 교훈을 강요한다는 데 있다. 설득보다는 강변에 가까운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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