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 포스터

자신이 속한 조직의 부조리, 부정을 사회에 고발하는 일이야 말로 진짜 용기가 필요한 것 중 하나다. 일본에서 장기 상영 중이며 현재 한국에 개봉한 <신문기자>도 내부고발자의 제보로 영화를 시작한다. 용기 있는 행동은 세상에 또 다른 변화를 일으키고, 그 변화는 많은 이들에게 정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숙고하게 만든다. 이처럼 내부고발자의 일화를 그린 영화들 몇 편을 소개한다.

신문기자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

출연 심은경, 마츠자카 토리

개봉 20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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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이더 ]
The Insider, 1999

<인사이더>
1996년, 담배 제조 회사 브라운&윌리암슨에서 해고된 제프리 위갠드과 시사 고발 프로그램 PD 로월 버그만이 브라운&윌리암슨 담배 제조 과정에 유해물질을 사용한다는 기밀을 세간에 공개했다.

마이클 만을 범죄나 총기 액션 전문 감독이라 생각하면, 이 영화를 반드시 봐야 한다. <인사이더>는 브라운&윌리암슨을 향한 내부고발자 제프리 위갠드와 그의 조력자 로월 버그만을 그린다. 마이클 만 특유의 묵직한 분위기를 내뿜는 영상미가 내부고발자가 견뎌야 할 역경을 더 잔인하게 묘사한다. <인사이더>에서 특히 인상적인 건 이야기 전반에 흐르는 태도다. 부조리를 고발함으로써 얻는 승리가 아니라 고발하면서 시작된 전쟁에서 어떻게 살아남는가가 종착점이다. 때문에 영화가 끝나고도 한동안 그 먹먹한 마음을 추스르기가 힘들 수 있다.

<인사이더>
인사이더

감독 마이클 만

출연 알 파치노, 러셀 크로우

개봉 200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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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노든 ]
&
[ 시티즌 포 ]
Citizenfour, 2015·Snowden, 2016

<시티즌 포>의 실제 에드워드 스노든
<스노든>에서 에드워드 스노든을 연기한 조셉 고든 레빗
2013년, 미국 국방부 정보기관 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가 통신 감청 시스템 프리즘(PRISM)을 사용해 국민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고 고발한 사건.

초유의 사태. 스노든의 폭로는 단위가 달랐다. 개인, 기업, 단체 수준이 아니라 국가를, 그것도 전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한 폭로였다. 사전에 홍콩으로 망명했지만, 증거를 전달하기까진 첩보전 못지않은 계획이 뒤따랐다. 당시 미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2007년 프리즘이 가동된 후 취임했기 때문에 이 건을 모른다고 부정할 수도 없었다. 결국 자유와 평화,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으로 소수자들의 아이콘이었던 오바마조차 극렬한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스노든의 고발은 다큐멘터리 <시티즌포>로 먼저 재구성된 후 영화 <스노든>으로 돌아왔다. 두 영화 중 한 편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면, 단연 <시티즌포>. <스노든>은 에드워드 스노든이 고발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을 세세하게 그려내 스노든 본인을 이해하는 데는 좋지만, 전체적으로 이 고발의 과정과 후폭풍은 다소 축소된 감이 있다. 반면 <시티즌포>는 고발하기로 마음먹은 스노든이 직접 접촉한 다큐멘터리 감독 로라 포이트라스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 그 당시의 상황과 압박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시티즌포

감독 로라 포이트러스

출연 에드워드 스노든, 글렌 그린왈드

개봉 201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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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

감독 올리버 스톤

출연 조셉 고든 레빗, 쉐일린 우들리

개봉 20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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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포먼트 ]
The Informant!, 2009

<인포먼트> 포스터. 혹자는 맷 데이먼이 살 찌우기 위해 마음껏 먹어서 나온 즐거운 표정이라고…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사내 기밀을 비롯한 사업 전반의 정보를 FBI에 제공한 내부고발자이자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rcher Daniels Midland) 부사장 마크 휘태커.

포스터부터 유별난 기운이 확 느껴진다. <인포먼트>는 코미디다. 내부고발자를 다룬 영화들이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라면, <인포먼트>는 기막힌 내부고발자를 주인공으로 독특한 유머를 선보인다. ‘역대 최고위직 내부고발자’로 기록된 마크는 남들처럼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고발자를 자처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그는 자처한다. 왜? <인포먼트>의 포인트는 그곳에 있다. 내부고발은 인생을 건 용기 있는 행동이기에 아름답지만, 한편으론 미화의 가능성을 제거해선 안된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란 명문이 딱 어울리는 영화.

<인포먼트>
인포먼트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출연 맷 데이먼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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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급기밀 ]
2016

<1급기밀>
2002년 공군 조주형 대령이 차기 전투기 기종선정 과정에서 있었던 외압이 있었음을 밝혔다. 2009년 해군 김영수 소령이 계룡대 근무지원단에서 벌어진 9억 원대 방산 비리를 TV 프로그램 <PD수첩>을 통해 폭로했다.

아무리 저격당해도 고쳐지지 않고 반복되는 국방부의 방산비리 사건들을 하나의 영화로 묶어냈다. <1급기밀>은 암시나 서브플롯이 아닌 메인 플롯으로 방산비리를 정면돌파하려 한다. 당연히 거한 투자는 없었고 배우들의 자진 출연료 삭감, 국민들의 십시일반 크라우드 펀딩 등으로 영화가 완성됐다. 그렇게 영화는 완성됐는데, 영화를 진두지휘한 홍기선 감독은 후반 작업 도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1급기밀>은 우여곡절 끝에 2018년 1월에 개봉했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정부 기관을 겨냥한 영화는 드문 만큼  귀한 영화였다. 창작집단 장산곶매 시절부터 꾸준히 사회고발 영화를 만들어온 홍기선 감독다운 유작.

<1급기밀> 촬영장에서의 홍기선 감독(오른쪽)
1급기밀

감독 홍기선

출연 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개봉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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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루스 ]
Truth, 2015

<더 트루스>
2005년, 당시 대통령 조지 부시가 군 병역 특례를 받았다는 내용의 ‘킬리언 문서’를 입수한 메리 메이프스와 CBS 방송국 ‘식스티 미닛츠(60 Minutes)’ 팀의 이야기

말했듯 내부고발은 자신의 인생과 미래의 모든 걸 포기할 각오를 해야 할 엄중한 일이다. 그래서 몇몇 내부고발자들은 신원을 숨기고 언론에 증거를 보내는 걸로 폭로를 시도한다. 이 순간, 언론인이 내부고발의 증거를 입수한 순간부터 고발의 책임은 그들에게도 적용된다. <트루스>는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언론인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이런 유의 영화로 <스포트라이트>, <더 포스트>가 유명하다. 하나 이 두 영화와 <트루스>가 다른 점은 실제 사건이 맞이한 결말이다. 승리로 귀결되는 <스포트라이트>, <더 포스트>와 달리 <트루스>의 언론인들은 그 책임을 고스란히 감당할 수밖에 없다. 

물론 <스포트라이트>(왼쪽)와 <더 포스트>도 훌륭한 영화다.
트루스

감독 제임스 밴더빌트

출연 케이트 블란쳇, 로버트 레드포드, 토퍼 그레이스, 엘리자베스 모스

개봉 201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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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섯 편의 영화 외에도 내부고발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외신 할리우드 리포터에서 선정한 내부고발자를 묘사한 훌륭한 영화 22편도 간략하게 첨부한다. 

<워터프론트>(1954)
<하더 데이 폴>(1956)
<형사 서피코>(1973)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1976)
<차이나 신드롬>(1979)
<도시의 제왕>(1981)
<메릴 스트립의 실크우드>(1983)
<야망의 함정>(1993)
<인사이더>(1999)
<딕>(1999)
<에린 브로코비치>(2000)
<콘스탄트 가드너>(2005)
<노스 컨트리>(2005)
<마이클 클레이튼>(2007)
<브리치>(2007)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사나이>(2009)
<인포먼트>(2009)
<내부고발자>(2010)
<페어 게임>(2010)
<셈퍼 파이: 올웨이즈 페이스풀>(2012)
<위 스틸 시크릿: 더 스토리 오브 위키리크스>(2013)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