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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연구소(AFI) 선정, 올해의 영화 10편은?

김지연기자
사진제공=AFI 공식 인스타그램

미국영화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이하 AFI)는 매년 연말, 올해의 영화 10편과 TV 프로그램 10편을 발표한다. AFI의 ‘올해의 영화’ 리스트가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미리 보는 아카데미’라고도 불릴 만큼 높은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적중률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 이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88편 중 67편이 AFI가 ‘올해의 영화’로 꼽은 작품이다. 정리하자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리스트와 AFI의 올해의 영화 리스트는 약 76%의 높은 일치율을 보이므로, 오스카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 미리 점쳐보기 좋을 터.

 

올해의 AFI 리스트에는 아직 한국에서는 개봉하지 않은 작품들도 있다. AFI의 '올해의 영화 10편'을 순위 없이, 영어 제목의 알파벳순으로 나열한다.

 


아메리칸 픽션 American Fiction

<아메리칸 픽션>은 올 9월, 북미 최대의 국제영화제인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다. 토론토국제영화제의 관객상은 관객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되는 만큼, 수상 작품들은 개봉 이후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잡곤 한다. 작년에는 <파벨만스>, 2016년에는 <라라랜드> 등이 관객상을 받은 만큼, 눈여겨볼 만한 부문임은 분명하다.

놀라운 것은, 이 작품이 코드 제퍼슨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라는 사실. 그는 넷플릭스 <마스터 오브 제로> <굿 플레이스>등 TV 시리즈의 작가로 활동해왔다.

<아메리칸 픽션>은 퍼시벌 에버렛(Percival Everett)의 소설 「이레이저」(Erasure)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흑인스러운’ 글을 쓸 것을 요구받던 한 흑인 작가가 가명을 사용해 위선을 풍자하는 소설을 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그야말로 ‘블랙’ 코미디다.

 


바비 Barbie

전 세계를 핑크빛으로 물들인 영화 <바비>는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마고 로비가 워너브러더스와의 미팅에서 “이 영화가 10억 달러를 벌어다 줄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말은 현실이 됐다. 영화는 비록 국내에서는 58만 명이라는 다소 아쉬운 관람객을 동원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14억 달러(약 1조 9천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또한 여성 감독의 작품 중 최초로 10억 달러를 돌파한 영화가 되었으니, 여러모로 올 한 해는 <바비>를 빼놓고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바튼 아카데미 The Holdovers

<사이드웨이> <어바웃 슈미트> 등을 연출해 온 알렉산더 페인의 신작 <바튼 아카데미>는 지난 11월 북미에서 개봉한 뒤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0월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후 많은 입소문을 낳았는데, 크리스마스 시즌을 배경으로 한 영화니만큼 올 연말에는 국내 개봉할 것이라는 추측과는 다르게 올해 국내 극장에서는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바튼 아카데미>는 1970년대 ‘바튼 아카데미’라는 가상의 학교를 배경으로, 크리스마스 연휴에 집에 가지 못한 선생님과 제자의 우정을 그려낸다.

 


플라워 킬링 문 Killers of the Flower Moon

3시간 2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그리고 애플TV+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꽤나 유의미한 성과를 기록한 <플라워 킬링 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로버트 드 니로의 만남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이들을 설레게 한 마틴 스콜세지는 팬들의 오랜 기다림만큼이나 만족스러운 결과물로 보답했다.

<플라워 킬링 문>은 올해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받아 최초로 공개되었는데, 상영이 끝난 후 9분에 달하는 기립박수를 받았다.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Maestro

브래들리 쿠퍼가 연출하고 출연, 각본, 프로듀서까지 맡은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은 레너드 번스타인의 일생을 다룬 영화다. 국내에서는 지난 12월 6일 극장에서 개봉했으며, 20일에 넷플릭스로 공개될 예정이다.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은 레너드 번스타인의 ‘사랑’을 중심으로 청년과 노년 시절의 그를 교차하며 전개된다. 브래들리 쿠퍼는 외모와 목소리는 물론, 지휘하는 모습까지 레너드 번스타인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실존 인물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한편, 레너드 번스타인의 아내 펠리시아 몬테알레그레 콘 번스타인은 <위대한 개츠비>의 ‘데이지’를 연기한 캐리 멀리건이 맡았다.

 


메이 디셈버 May December

사진제공=판씨네마

<메이 디셈버>는 <캐롤>으로 잘 알려진 토드 헤인즈 감독의 신작이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영화는 주요 인물 세 명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나탈리 포트만은 이 영화의 제작자로도, 배우로도 참여했다. 또한 영화에는 헤인즈 감독의 뮤즈라고도 불리는 줄리안 무어가 출연해 <원더스트럭> <아임 낫 데어> <파 프롬 헤븐> <세이프>에 이어 무려 다섯 번째로 함께 호흡한다. 또한, 영화에는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찰스 맨튼이 출연해 각종 영화제에서 조연상을 석권하고 있다.

제목의 ‘메이 디셈버’는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커플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제목처럼, 영화는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커플, 그리고 20년 후 그들을 취재하러 온 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낸다. 한편, <메이 디셈버>는 내년 상반기 국내 개봉 예정이다.

 


오펜하이머 Oppenheimer

평단과 관객을 모두 사로잡은 올해의 작품을 하나만 꼽자면 단연 <오펜하이머>가 아닐까. <오펜하이머>는 북미에서 <바비>와 함께 개봉해 ‘바벤하이머’라는 밈을 탄생시키며 윈윈하기도 했다.

<오펜하이머>는 제작비 1억 달러가 투입된 대작인데, 흥행에도 성공해 수익 약 9억 5천만 달러를 벌여들였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70mm IMAX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고 트리니티 실험 장면을 CG 없이 연출하는 등, 완벽주의적 면모를 다시금 내보이며 걸작을 만들어냈다.

 


패스트 라이브즈 Past Lives

CJ ENM과 A24가 공동 제작한 <패스트 라이브즈>는 일찌감치 유수의 영화제에서 이름을 알린 작품이다.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첫 상영된 이후 베를린국제영화제의 경쟁 부문의 후보에 올라 많은 관심을 모았다. 국내에서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되었고, 내년 개봉 예정이다.

영화는 한국계 캐나다인인 셀린 송 감독의 데뷔작이다. 셀린 송 감독은 <넘버 3> <세기말>의 송능한 감독의 딸이기도 하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이민자 출신인 셀린 송 감독 본인의 모습과 닮아, 이민으로 헤어진 두 사람의 재회를 그려낸다.

영화에서는 <러시아 인형처럼>에 출연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와 국내에서 활동 중인 배우 유태오가 주연을 맡았다. 또한, <비밀의 정원>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문승아 배우가 그레타 리의 아역으로 출연한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미나리> 등 A24가 제작한 작품들은 ‘믿고 본다’라는 말이 있는 만큼, <패스트 라이브즈> 역시 기대에 걸맞은 완성도를 갖췄다는 후문이다.

 

 

 


 

 

가여운 것들 Poor Things

올해 베니스 황금사자상의 주인공, <가여운 것들>은 그야말로 올해 가장 소문이 무성했던 영화가 아닌가 싶다. 영화가 최초로 공개된 이후 이견 없이 평단의 극찬을 낳았고, 엠마 스톤의 ‘인생 연기’라는 평이 자자했기 때문이다.

<가여운 것들>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더 랍스터> <킬링 디어> 등을 연출한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신작으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엠마 스톤은 이 영화에서 ‘여자 프랑켄슈타인’으로 분했는데, 그가 맡은 ‘벨라’ 역은 성인의 몸의 유아의 뇌를 가진 여성이라는 설정이다. 영화는 초현실적인 배경과 기괴함, 로맨스와 SF를 넘나드는 독특한 여정을 담아냈다. 한편, <가여운 것들>은 국내에서는 내년 개봉 예정이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Spider-Man: Across the Spider-Verse

이 리스트에서 가장 이질적인 이름,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이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이하 <뉴 유니버스>)의 속편으로, 평단의 호평은 물론, 전편을 뛰어넘는 흥행 성적까지 기록했다. 전작 <뉴 유니버스>는 2019년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만큼 속편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는데,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형만 한 아우 없다’라는 우려를 말끔히 지워냈다. 슈퍼히어로물, 그리고 멀티버스에 대한 피로감이 스멀스멀 올라올 무렵,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훌륭한 본보기를 만들어냈다. 3부작의 마침표 <스파이더맨: 비욘드 더 유니버스>가 무척 기대되는데, 다만 여러 이유에서 속편 공개가 한참 미뤄져(적어도 2025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아쉬움을 모았다.

 

씨네플레이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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