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뉴트 스캐맨더가 만났다. 얄궂게도 영화에서 만난 게 아니라, 영화의 원작자 J.K.롤링을 비판하기 위해 합심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6월 7일, 롤링의 트위터다.
여성을 ‘월경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기사에 J.K.롤링이 “그런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가 있었던 것 같은데, 누구 알려줄 사람? 움벤(Wumben)? 윔펀드(Wimpund)? 움머드(Woomud)?”이라고 비꼬는 댓글을 남긴 것. 여성을 우먼(Woman)대신 트랜스젠더까지 포함하는 단어로 바꿔 부르자고 주장하는 성소수자 단체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이에 트랜스젠더 진영의 사람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해리포터 책을 팔아버릴 것”이라며 롤링의 의견에 상처받았다는 반응이 대다수. 하지만 롤링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또다시 트윗을 남겼다.
“성별이 실재하지 않는다면 여성들의 삶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동성 간의 연애도 성립되지 않는다”며 트랜스젠더들을 존중하지만, 전통적인 성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트윗에도 댓글이 4만 개 넘게 달리며 반대 진영의 집중포화를 받는다. 그 와중에 롤링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을 비판이 있었으니, 바로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기고문.
래드클리프는 ‘Trevor Project’에 기고한 글을 통해 “롤링은 내 삶에 큰 영향을 준 사람이지만, 한 명의 인간으로서 꼭 말해야겠다. 트랜스젠더도 여성이다. 78%의 트랜스젠더, 논바이너리 청소년들이 차별받고 있다. 성소수자들을 더 지원하고자 노력해야 하고, 그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존재를 부정해선 안 된다”고 언급하며 롤링의 의견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이전에도 성소수자들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기도 한 래드클리프는 이 기고문을 통해 “<해리 포터>에 대한 추억이 빛바랬다고 느낄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롤링을 대신해 팬들에게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6월 10일, 또 한 명의 <해리 포터> 세계관의 주인공 에디 레드메인도 롤링을 비판하고 나섰다.
레드메인은 외신 'Variety'를 통해 “J.K.롤링과 일했고 한편으로는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입장을 명확히 정하겠다”며 “롤링의 의견에 반대한다. 트랜스젠더 여성은 여성이고, 트랜스젠더 남성도 남성이며 논바이너리 정체성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롤링에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또 “트랜스젠더 커뮤니티를 대신해서 말하는 건 아니다. 다만, 내 트랜스젠더 친구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두고 벌어지는 이 끊임없는 논쟁에 넌덜머리가 났다. 이젠 그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줄 때”라며 더는 성소수자들을 상처 주지 말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롤링은 작심한 듯 홈페이지에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여전히 뜻은 굽히지 않았다. 롤링은 “나는 젠더 관련 이슈에 수년 전부터 관심이 있었다. 그동안 많은 트랜스젠더들을 만났고 그들의 글을 읽었으며, 성 전문가, 심리학자, 의사 등을 만나 젠더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여성’은 의상처럼 입고 벗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성별은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개념이 아니라 실재한다. 또한 '월경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은 여성차별적이고 비인간적으로 들린다”라면서 성소수자 진영에 여전히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자를 여자라고 부르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것.
트랜스젠더의 정체성을 둘러싼 소위 ‘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문제는 미국에서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롤링이 던진 돌은 큰 파문을 일으키며 사방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팬들은 앞으로도 세 편이나 더 남은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에 먹구름이 드리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중.
씨네플레이 인턴기자 이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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