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도시(City Of God). 하지만 현실은 신이 버린 도시에 가깝다. 지금도 치안이 불안하다고 하는 브라질에서 가장 험한 지역이 ‘시티 오브 갓’이다. 게다가 배경은 1960~1970년대다. ‘무법천지’란 말이 저절로 나올 만큼 시티 오브 갓에는 국가의 행정력이나 치안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 안의 사람들끼리 생존을 위한 투쟁을 벌일 뿐이다. 1960년대 시티 오브 갓을 이끌던 텐더 트리오와 그들의 모습을 보며 성장한 어린 꼬마들이 1970년대 시티 오브 갓을 접수한다.
한국이라면 팽이나 킥보드를 갖고 놀 꼬마들이 총을 손에 들고 범죄에 동참한다. 악의 악순환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곳이 시티 오브 갓이다. 미취학 아동까지 포함된 범죄의 현장은 충격적이지만 더 놀라운 건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시티 오브 갓에서 자란 작가 파울로 린스의 책을 광고 영상을 만들던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이 연출했다. 파울로 린스 대신 영화에서 사진작가를 꿈꾸는 소심한 소년 로켓(알렉상드르 로드리게즈)을 관찰자로 두고 갱들의 치열한 전쟁을 기록한다.
CF 감독 출신답게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의 영상은 감각적이고 변칙적이다. 1960년대부터의 전설 같은 이야기를 화려한 볼거리와 감각적인 컷의 전환으로 빠르고 명확하게 전달한다. 2002년 제작한 영화는 개봉과 함께 제16회 시카고 비평가협회상 외국어영화상, 제68회 뉴욕비평가 협회상 외국영화상, 제56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편집상 등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감각적인 영상을 더 돋보이게 한 건 영상 전편에 함께 흐르는 음악이다. 브라질은 그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창적인 음악 시장을 갖고 있는 나라다. 브라질 대중음악을 칭하는 MPB(Musica Popular Brasileria)의 방대함과 위대함은 말로 다 설명하기가 부족할 정도다. <시티 오브 갓>의 사운드트랙은 그 방대한 MPB의 일부를 담고 있지만 브라질 대중음악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맛보기엔 충분하다. 작곡가 안토니오 핀투와 에드 코르테스가 영화음악을 맡아 선곡한 <시티 오브 갓> 사운드트랙에는 MPB의 매혹이 가득하다.
갱단의 우두머리인 리틀 디스가 리틀 제로 바꾸면서 마약 상권을 장악할 때 흘러나오는 ‘Meu nome e Ze’는 마치 브라질판 <황야의 무법자> 주제가처럼 처음부터 사운드트랙의 강렬한 첫 인상을 전하고 ‘Funk da Vidara’와 ‘Convite para Vida’의 흥겹고 강렬한 리듬은 영화의 생생한 현실과 맞물려 돌아간다.
한편에선 이 잔혹한 현실을 잊으려는 듯 역설적으로 아름답고 여유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시티 오브 갓에서 가장 멋지고 낭만적인 갱으로 기록된 베네가 연인 안젤리카와 함께 음악을 들을 때 나오는 ‘Na rua, na chuva, na fazenda’의 아름다움과 낭만은 그렇다 쳐도 현실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여유로운 분위기의 ‘Alvorad’나 텐더 트리오의 리더 섀기가 불운한 죽음을 맞는 순간에 흘러나오는 ‘Preciso me encontrar’ 같은 곡들은 곡 자체로 감상에 젖게 한다.
카메라는 수많은 범죄의 현장과 싸움의 장면을 쫓아다닌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긴장감과 에너지가 영화에는 가득하다. 음악은 이 영상과 맞물리며 긴장감을 더 높이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여유로운 리듬으로 긴장감을 푸는 역할을 한다. 심각하다가도 흥겨워지고 때로는 낭만적으로 변한다. 브라질 대중음악은 영화처럼 이렇게 역동적으로 독창적으로 살아남았다.
- 시티 오브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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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카티아 런드
출연 알렉산드레 로드리게즈, 리안드로 퍼미노, 펠리페 하겐센, 더글라스 실바, 조나단 하겐센, 마데우스 나츠테르가엘레, 서 요게
개봉 2002 브라질, 프랑스, 미국
김학선 /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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