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황금기를 수놓았던 캐러딘 가문의 일원이자, 수많은 시청자에게 따뜻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기억되는 배우 로버트 캐러딘(Robert Carradine)이 7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특히 유족은 고인이 오랜 시간 앓아온 정신 질환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며, 질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없애달라는 간곡한 메시지를 남겼다.
◆ 20년 양극성 장애 투병 끝 비극적 선택... 유족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현지 시각 23일, 연예 전문 매체 데드라인(Deadline)은 로버트 캐러딘의 유족이 전달한 공식 성명을 긴급 타전했다. 성명에 따르면 고인은 약 20년 동안 양극성 장애(조증장애)와 싸워왔으나,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형인 키스 캐러딘은 "이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그를 이겨버린 병일 뿐"이라며 "재능 있고 관대했던 동생의 아름다운 영혼을 기려달라"고 전했다. 유족은 고인의 여정이 정신 질환을 앓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우리 사회의 편견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 '너드'의 아이콘에서 '국민 아버지'까지... 50년 연기 인생
195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전설적 배우 존 캐러딘의 막내로 태어난 로버트는 형 데이비드, 키스와 함께 할리우드에서 독보적인 가계도를 형성했다. 1972년 존 웨인과 함께한 〈카우보이즈〉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이후 마틴 스코세이지의 〈비열한 거리〉, 아카데미 수상작 〈귀향〉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졌다.
특히 1984년작 〈공부벌레들의 반란(Revenge of the Nerds)〉에서 주인공 루이스 스콜닉을 연기하며 컬트적인 인기를 구가했고, 2000년대 초반에는 디즈니 채널의 〈리지 맥과이어〉에서 주인공 리지의 다정한 아버지 샘 맥과이어 역을 맡아 MZ 세대 시청자들에게 깊은 신뢰와 온기를 전해준 바 있다.

◆ 힐러리 더프 등 동료들의 추모... "스크린 속 가족의 온기 잊지 못할 것"
비보를 접한 〈리지 맥과이어〉의 주역 힐러리 더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정말 힘들다"며 "맥과이어 가족 안에서 느꼈던 그의 보살핌과 온기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고인의 갑작스러운 소식에 할리우드 영화인들과 팬들 역시 그가 남긴 명장면들을 공유하며 추모의 뜻을 전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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