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이 잦은 부모님이 별거를 결정한 탓에 서로 떨어져 살게 된 형제, 코이치(마에다 코우키)와 류노스케 (마에다 오시로). 열두 살이 된 형 코이치는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가고시마에 살고 있고 동생인 류노스케는 아빠(오다기리 조)와 함께 후쿠오카에 살고 있습니다. 아빠와 동생이 보고 싶은 코이치의 소원은 단 하나! 네 가족이 모두 모여서 함께 사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 화산재만 날리는 가고시마의 활화산이 폭발해버려서 아빠와 동생 류가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화산 폭발이라니요! 이게 바란다고 이뤄지는 일일까요? 그런데 이뤄질 것 같지 않은 소원을 이뤄줄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보입니다. 코이치가 친구에게 들은 얘기인데, 새로 생기는 고속 열차가 서로 반대편에서 달려오다가 처음 스치고 지나갈 때 엄청난 에너지가 생겨서 그 순간에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뤄지는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이제 코이치는 네 가족이 모여서 사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동생과 함께 여행을 시작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그의 전작인 <아무도 모른다>와 달리 활기가 넘칩니다. 물론 영화가 다루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의 무게가 다르지만요.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안에는 희극과 비극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고 누군가(들)의 성장기가 들어 있으며 문제가 생겼을 때 사건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힘이 있습니다. 게다가 ‘엄청난 속력의 두 열차가 처음 스치고 지나갈 때 소원을 빌면, 그 에너지로 소원이 이뤄진다’는 다소 엉뚱하고 귀여운 설정과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은 영화에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 귀여운 형제의 대화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는데,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동생이 인디음악을 하는 아빠의 앨범을 형에게 건네면서 '인디가 뭐야?'라고 묻는 장면이에요. 인디음악에 대해 형은 어떻게 대답했을까요? 열두 살이 된 형은 말합니다. '앞으로 좀 더 노력하라는 거야.' 이런 깜찍한 답변이라니! 이 의젓한 형은 과자에서 가장 맛있는 부분인 봉지 바닥에 남은 부스러기를 동생에게 양보할 줄 압니다. 그뿐인가요. 할아버지가 만든 가루칸 떡의 맛도 알고 있죠.
가루칸(軽羹 かるかん)은 마, 설탕, 찹쌀가루로 만든 화과자의 하나로 가고시마의 특산품입니다. 영화에서 코이치의 할아버지가 제대로 된 맛을 내기 위해 메뉴 테스트를 하고 있는 떡이기도 하죠. 주변 사람들은 이 떡을 지역 특산물로 만들어야 한다며 잘 팔리도록 신칸센 개통에 맞춰 벚꽃색으로 만들어 보라고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럴 순 없다’며 잘라 말하죠. 아마도 ‘가루칸’은 할아버지에겐 전통의 가치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코이치는 처음엔 할아버지가 만든 가루칸에서 아무 맛이 안 나고 밍밍하다고 말하지만, 동생과 여행을 하고 성장하면서 할아버지의 가루칸은 ‘은근한 단맛이 중독성이 있는 맛’이라고 말하게 되죠.
이 영화를 보고, 전 어린 시절 여름방학이 떠올랐어요. 짧고도 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나면, 우린 그 사이에 훌쩍 자라있곤 했죠. 그렇게 성장했던 시절의 풋풋함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영화를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게다가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긍정의 에너지로 꽉 차 있거든요. 아이들은 열차가 지나갈 때 각자의 소원을 큰 소리로 말합니다. 아이들은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요? 그 소원은 모두 이뤄졌을까요? 영화는 내 앞의 현실은 쉽게 변하지 않고, 결국은 내가 성장해야 하는 것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오다기리 죠, 오츠카 네네, 키키 키린, 마에다 코우키, 마에다 오시로
개봉 2011 일본
영화 속 메뉴 따라 하기
영화 속 ‘가루칸(軽羹 かるかん)’ 떡은 참마를 갈아 넣고 설탕과 찹쌀가루를 넣어 만든 떡입니다. 영화에서 할아버지와 코이치가 참마를 갈아서 넣고 쫀득한 반죽을 만드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맛을 알 순 없지만 영화 속에서 ‘밍밍한 맛’ ‘은은한 단맛’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맛’이라는 평가를 받은 걸 떠올리며 우리나라엔 그런 떡이 없을까 생각해봤어요. 제가 떠올린 가장 유사한 떡은 백설기였습니다. 물론 찹쌀이 아닌 멥쌀 떡이라는 점에서 다르긴 하지만 영화에서 표현되고 있는 그 ‘은은한 단맛’이 제가 백설기를 떠올릴 때 생각하는 맛이거든요. 백설기는 집에서 만들기에도 아주 쉬운 떡이니 도전해 보세요.
백설기
재료
멥쌀가루(습식) 5컵, 물 1/2컵, 백설탕 1/2컵,
만드는 법
1. 멥쌀가루에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반죽한다. (멥쌀가루의 상태에 따라 물의 양은 달라진다.)
2. 반죽을 손으로 쥐었다가 폈을 때 뭉친 형태가 유지될 때까지 물을 넣어 반죽한다.
3. 2를 체에 한 번 내린 뒤 설탕을 넣어 섞는다.
4. 찜기에 면보나 종이 포일을 깐 뒤 3의 쌀가루 반죽을 넣고 김이 오른 찜기에서 20분간 찐다.
5. 불을 끄고 5분간 뜸을 들인 뒤 찜기에서 꺼내 접시에 담아낸다.
파란달 / 요리 연구가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