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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의 보석함] 배우 민서의 시작, '제4차 사랑혁명' 강동원·'맨홀' 희주 역 민서

나는 사람이 궁금하다. 이미 주목받는 배우일지라도, 지금이 그들의 가장 덜 유명한 날일지도 모른다. '김지연의 보석함'은 나날이 고점 갱신 중인 배우들을 소개한다. '떡상 종목'을 ‘저점매수’ 하시라.

〈맨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민서 (사진제공=마노엔터테인먼트)
〈맨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민서 (사진제공=마노엔터테인먼트)

묘하게 반항적인 느낌과 순수한 날것의 매력이 공존하는 배우. ‘가수’ 민서를 알고 있었다면, 〈골때녀〉 민서를 알고 있었다면, 이제는 ‘배우’ 민서를 주목해야 할 차례다.

‘배우’로서의 민서는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신인이다. 공교롭게도 지금, 안방극장 그리고 전국 극장에서 모두 배우로서의 민서를 확인할 수 있다. 웨이브 드라마 〈제 4차 사랑혁명〉 속 ‘강동원’ 역으로, 영화 〈맨홀〉 속 ‘차희주’ 역으로 말이다.

〈제4차 사랑혁명〉
〈제4차 사랑혁명〉

안방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제4차 사랑혁명〉(이하 〈4사혁〉)은 마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도달한, 그 시절 시트콤과 같은 드라마다. 〈4사혁〉은 한강대학교 컴퓨터공학과와 모델학과가 통폐합되어 ‘융합피지컬테크놀로지글로벌콘텐츠개발학부’가 된 가운데, 컴퓨터공학과와 모델학과가 뒤섞이며 발생하는 일종의 ‘이종결합’ 소동극을 다룬 작품이다.

〈4사혁〉에서는 여러 갈래의 ‘이종결합’ 양상이 펼쳐지는데, 메인 플롯인 컴공과 주연산(황보름별)과 모델학과 강민학(김요한)의 로맨스가 중심축으로 자리한다. 한편, BL 마니아 양나래(권영은), 부비대위원장 강동원(민서) 등 어디서도 본 적 없던 독특한 개성이 가득한 인물들의 서브플롯은 작품을 계속 시청하도록 만드는 동력이 된다.

〈4사혁〉 속 민서의 강동원은 그가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 보여준 배우 본연의 매력을 가장 자연스럽게 활용한 캐릭터다. 〈골때녀〉의 FC발라드림 선수로 활약 중인 민서의 ‘돌진형’ 에너지는 〈4사혁〉 속 융합피지컬어쩌구학부로의 통폐합을 격렬히 반대하는 강동원의 목소리가 된다. 무모할지언정 강동원은 “알다시피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게 내 성격”이라며, 통폐합에 냉소 대신 행동으로 맞서고, “우리는 워킹이 아닌 개발을 하고 싶습니다”라며 작품의 풍자적 포인트를 담당한다. 강동원의 사랑관 역시 민서의 ‘날것’과 같은 에너지를 참고해 빚어낸 듯, 마음이 떠버린 상대에게는 “우리 헤어지자”라며 단숨에 이별을 고하는 한편, “친구끼리 키스할 수도 있지. 키스 한 번 했다고 다 사귀면 일이 되냐?”라며 당당하고 저돌적인 매력을 뽐낸다. 그래서 꾸며내지 않은 솔직함으로 무장한 강동원의 사랑을 담은 〈4사혁〉 속 서브플롯에 눈길이 간다.

〈맨홀〉
〈맨홀〉

한편, 지난달 19일 개봉한 영화 〈맨홀〉에서 민서가 연기한 차희주는 민서의 ‘당찬’ 매력을 활용하되, 〈4사혁〉 강동원 캐릭터와는 다른 결로 그의 장점을 활용한 인물이다. 〈맨홀〉 속 차희주의 얼굴은 보다 복합적이다. 〈4사혁〉의 강동원은 통폐합이라는 거대한 부조리에 맞서 ‘행동하는 반항’을 보여주는 인물이라면, 〈맨홀〉의 차희주는 ‘내면의 반항’을 품은 인물이다. 차희주는 순응 대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18살 자퇴생으로, 그가 자신의 세계관을 빚어나가는 과정에는 불안과 모순, 치기와 섬세함이 공존한다. 오히려 그런 복합적인 면모들은 민서가 연기한 차희주의 얼굴을 더욱 설득력 있게 조각한다. 반항적이되 따뜻하고, 자유롭되 진심 어린 희주는 방황하는 청춘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순응을 거부하고, 자신이 믿는 가치를 지켜나간다.

민서가 연기한 강동원과 희주는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순응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사랑하는 인물이다. 이제 막 배우로서의 첫걸음을 뗀 민서는 다음에는 또 어떤 인물의 얼굴을 입체적으로 그려낼까.

***** 영화 속 물건들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 ‘주성철의 사물함’을 시작으로 떡상을 기대하는 배우 사용 설명서 ‘김지연의 보석함’, 내 마음을 움직인 영화음악 감상실 ‘추아영의 오르골’, 서브컬처 잡상인의 구매일지 ‘성찬얼의 만화책’까지 씨네플레이 기자들이 저마다의 취향과 시선으로 격주 연재를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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