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1995)과 <파이트 클럽>(1999)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실화를 영화화 한 <소셜 네트워크>(2010)가 올해로 개봉 10주년을 맞았다. <소셜 네트워크>는 작년 말 쏟아졌던 '2010년대 최고의 영화' 리스트마다 빼놓지 않고 한 자리를 차지할 만큼 우리 시대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번주 영화음악 감상실은 영화 속 음악을 중심으로 <소셜 네트워크>를 돌이켜본다.


"Ball and Biscuit"

The White Stripes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Ball and Biscuit'은 콜럼비아 픽쳐스의 저 유명한 여신상보다도 먼저 등장한다. 마크(제시 아이젠버그)와 여자친구 에리카(루니 마라)가 대화를 나누는 펍에서 나오고 있다. 영화사 로고에 질세라 재빨리 모습을 드러내던 것치고 'Ball and Biscuit'은 음악 자체로 별 효용이 없다. 영화는 똑부러지는 말투로 제 말만 말이라고 속사포처럼 늘어대는 마크와 거기에 기가 막히다는 듯 대답하는 에리카의 대화를 박진감 있게 붙여놓아서 이미 관객의 정신을 쏙 빼놓기 때문이다. 이 신은 소통의 어긋남만을 드러내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하버드대생 마크가 보스턴대를 다니는 에리카를 대놓고 깔보고,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거 같은 마크가 어떤 요소에 열등감을 느끼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건 마크가 조정부 스타인 윙클보스 형제(아미 해머)를 엿먹이고 '더페이스북'을 만들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아무쪼록 음악엔 도통 집중하기 어렵지만, 'Ball and Biscuit'은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노래 가운데서 최고 명곡으로 손꼽히는 트랙이다. 7분 넘게 이어지는 이 블루스 대곡은 단출한 드럼 리듬과 내레이션이 이어진 후 잭 화이트(Jack White)의 기타 솔로가 간간이 등장해 서서히 듣는 이의 만족도를 최대치로 끌어 올린다. 5분 동안 참고 있던 에리카는 "넌 공부밖에 몰라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겠지만 네가 차인 이유는 재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야" 라는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뜬다.


"Hand Covers Bruise" - "In Motion" - "The Familar Taste"

Trent Reznor and Atticus Ross

<소셜 네트워크>의 지독함은, 에리카한테 차인 마크가 화요일 저녁 8시에 기숙사에 기어들어와서 어떤 반성의 여지도 없이 블로그에 에리카의 험담을 늘어놓고는, "그 애를 잊기 위해서" 하버드 기숙사에 사는 여학생들의 사진을 해킹해 토너먼트로 올려놓는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보안 시스템을 엉망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늘어놓는 걸로 이어진다. 10분을 살짝 넘는 러닝타임 동안 이어지는 이 시퀀스는 마크의 비윤리적인 면모와 천재적인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동시에 보여준다. 서사 상으로 6시간 넘게 이어지는 과정이 보다 돋보일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 듀오가 만든 음악의 공이 지대하다.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 전에 특출난 뮤직비디오 감독이기도 했던 데이비드 핀처는, 데이비드 린치의 <로스트 하이웨이>(1997)에 몇몇 소품으로 참여한 것 외엔 영화음악 작업은 전무했던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의 수장 트렌트 레즈너에게 <소셜 네트워크>의 음악을 맡겼고, 그는 2000년대 말 즈음 협업하던 애티커스 로스와 만든 1시간이 훌쩍 넘는 사운드트랙으로 화답했다. 1990년대를 호령한 인더스트리얼 록의 장인이 수놓은 전자음의 향연 속에서도 확연히 빛나는 멜로디 감각은, 네트워크 세상을 창조하는 이들의 인간 관계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의 정체성과 맞아떨어졌다.


"I Sw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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