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수상한 봉준호 감독

최초의 시도로 최고의 기록을 세운 감독. 외국어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 그리고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신드롬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가 <기생충> 이후 봉준호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을 터.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오스카 캠페인을 벌이는 동안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 수많은 GV, 수상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현재 구상 중인 차기작 계획을 밝혀왔다. 그가 제작, 연출로 참여하는 차기작들에 대한 정보를 한자리에 모아봤다.


드라마 <설국열차>

1드라마 <설국열차>

봉준호 감독이 참여한 작품 중 가장 먼저 관객을 만나는 건 미국 방송 TNT에서 방영될 드라마 <설국열차>다. 2013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동명 영화를 각색한 드라마. 시즌 1은 오는 5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10부작 분량으로 방송된 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2021년 공개될 시즌 2 제작 역시 확정된 상태. 봉준호 감독, 그리고 영화 <설국열차>에 제작자로 참여한 박찬욱 감독이 <설국열차> 시즌 1의 제작자로 함께했다.

드라마 <설국열차>

해외 매체에 따르면 <설국열차> 시즌 1은 영화 <설국열차>, 원작 그래픽 노블의 아이디어가 적절히 섞인 작품이 될 예정이다. 전작들에 등장한 것보다 더 확장된 설국열차 안의 세계관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화려한 캐스팅 역시 눈에 띄는데, 제니퍼 코넬리가 1등석 탑승객이자 설국열차의 목소리인 멜라니 카빌을, 토니상 수상자인 다비드 딕스가 꼬리 칸 혁명의 주인공이자 전직 탐정인 레이톤 웰을 연기한다.


* <기생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기생충>

2 HBO 드라마 <기생충>

2019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 후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다른 국가의 친구들이 ‘영국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다’거나 ‘완전 홍콩의 이야기’라고 말한 적 있다. 이야기가 보편적이라서 어느 국가에서나 리메이크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역시 봉준호 감독은 계획이 다 있었던 걸까? 명작 드라마 공장, HBO에서 드라마 버전의 <기생충>을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 <바이스> <빅쇼트>를 연출한 아담 맥케이 감독이 드라마 <기생충>의 제작을 맡는다. 아담 맥케이 감독은 <기생충>을 본 후 “지금까지 만들어진 영화 중, 자본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가장 위대한 영화적 발언”이라는 감상을 남긴 바 있다. 이를 본 봉준호 감독이 아담 맥케이 감독에게 <기생충> 드라마 제작을 함께할 것을 제안했다고. 아담 맥케이는 <석세션> 등 HBO의 화제 드라마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기생충>

문광(이정은)이 박 사장(이선균)의 집을 다시 찾은 날, 그녀의 얼굴이 심상치 않다. 남편이 얼굴에 대해 묻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는다. 나는 그녀의 얼굴에 왜 멍이 들었는지 안다. 그 얘기는 제쳐두고, 그녀는 이 벙커의 존재를 어떻게 아는 걸까? 그녀가 이 벙커에 대해 알기 위해 건축가 남궁현자 선생과 어떤 관계를 맺었을까? 여기엔 모두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다.

- <더 랩> ‘Bong Joon Ho Plans to Make ‘Six-Hour-Long’ Film For ‘Parasite’ HBO Limited Series’ 기사 중 봉준호의 말

봉준호 감독은 <더 랩>과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 시퀀스와 시퀀스 사이 들어갈 이야기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2시간 러닝타임의 영화에 담을 수 없는 많은 이야기가 있었고, 이 아이디어들이 자신의 아이패드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를 통해선 “각 등장인물은 자신만의 백스토리를 지니고 있었다. 5~6시간짜리 영화로 그를 자유롭게 탐구하고 싶었다. <화니와 알렉산더>는 연극 버전, TV 버전이 모두 존재한다. TV 시리즈 버전의 <기생충> 역시 높은 퀄리티, 확장된 영화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기택을 마크 러팔로가 연기하게 될까?

드라마 버전의 <기생충>은 3월부터 구체적인 제작에 들어설 예정이다. 최근 <콜라이더>에서 “<기생충> 속 기택(송강호) 역으로 마크 러팔로가 캐스팅 물망에 올랐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이에 HBO는 “어떤 추측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3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재난 호러 액션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이뤄진 기자회견. 차기작을 묻는 질문에 봉준호 감독은 “오스카나 칸에서 상을 받기 전부터 준비하던 두 개의 프로젝트가 있었다. 한국어 영화, 영어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를 계속 준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차기작 중 하나로 언급된 한국어 영화는 봉준호 감독이 “2001년부터 18년 동안 개발해왔던 작품”이다. 오랜 시간 품어온 프로젝트인 만큼, “이 영화는 꼭 연출해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다”고. 봉준호 감독은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상황, 재앙을 다룬 영화”로 이 작품을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늘 그래왔듯 “하나의 장르로 규정하긴 어렵겠지만, 굳이 설명한다면 서울에서 재난이 발생하는 호러 액션”이라고. 이어 “뉴욕이나 시카고에서 촬영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모든 보행자가 똑같은 피부색을 가져야만 성립되는 이야기”일 것이라는 힌트를 던졌다. “<기생충> <마더> 정도 규모의 영화”가 될 예정이다.


4 2016년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어 영화

봉준호 감독이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인 또 다른 영화는 해외에서 제작될 예정이다. “봉준호 감독이 우연히 접한 CNN 뉴스로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라는 것” 외 별달리 공개된 정보가 없는 상황. 봉준호 감독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2016년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세트의 반은 영국에, 세트의 반은 미국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생충>의 키워드가 ‘냄새’라면, 현재 준비 중인 한국어 영화와 영어 영화의 키워드는 ‘생명’이라고. 더 정확한 차기작 소식은 올해 4월, 5월쯤에 발표될 듯하다. 봉준호 감독은 “둘 중 어느 작품을 먼저 제작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이야기가 어떻게 풀려나가는지에 따라 어떤 작품을 먼저 할지 결정할 것 같다. 올해 4월이나 5월에 확정 지으려 한다”고 밝혔다.


<검은 함정>

<대탈주>

5 언젠가는…? <검은 함정> <대탈주>와 같은 영화

정해진 소식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봉준호 감독의 손에서 탄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추측하게 되는 작품들. 봉준호 감독은 자신이 커버를 장식한 <베네티 페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꿈의 프로젝트를 밝힌 바 있다. <베네티 페어>는 “봉준호가 꿈꾸는 미국 프로젝트는 오손 웰즈가 연출한 <검은 함정>의 맥을 잇는 우울한 누아르”라고 전했다. 이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이 밝힌 또 다른 꿈은, “그가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대탈주>와 같은 큰 규모의 액션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봉준호 감독은 “그 영화를 보면서 온몸에 식은땀을 흘린 기억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누군가가 감옥에서 탈출하는 이야기지만, 그와 함께 기묘한 로맨스가 담긴 영화이기도 하다. 나도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기생충:흑백판> 예고편 캡쳐

한 영화로 칸영화제, 골든글로브 시상식,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오스카 시상식의 굵직한 상을 모두 휩쓴 봉준호 감독이라면? 그의 드림 프로젝트가 현실이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