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몬스터 호텔>은 드라큘라가 딸 마비스의 118번째 생일을 앞두고 몬스터 친구들을 호텔로 초대하여 파티를 하려는데 불청객인 인간이 호텔에 들어오면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들이 줄거리입니다. 몬스터 호텔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법적으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드라큘라 드락은 딸 마비스의 118번째 생일을 앞두고 호텔을 재정비하면서 몬스터만 호텔에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드는데, 공사업자는 드락한테 불을 피우거나 폭죽을 터뜨리지만 않으면 밖에서 호텔이 절대 보이지 않는다고 주의를 줍니다. 딸 마비스가 드락한테 118번째 생일에는 인간마을을 구경시켜 주기로 한 약속을 지켜달라고 하자 드락은 마비스가 인간마을에 다녀오는 것을 허락하고, 묘지를 지나면 인간마을이 나온다고 설명을 해줘요. 드락의 허락을 받은 마비스는 박쥐로 변신해서 호텔 밖에 있는 묘지를 지나 드디어 인간마을에 도착하고, 옷 가게를 구경하면서 인간들에게 인사를 하려고 하죠. 그러나 인간들은 마비스를 보고 뱀파이어가 나타났다면서 마비스의 발가락을 물거나, 마늘빵을 들이대거나, 불로 태우려고 수십 명의 인간들이 마비스를 공격합니다. 마비스는 인간들의 공격에서 빠져나와 호텔로 다시 돌아오고, 인간마을은 위험하다는 아빠 드락의 말이 맞았다면서 다시는 인간마을로 나가지 않고 호텔에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마비스가 찾아간 인간마을은 드락이 세팅을 해놓은 것입니다. 즉, 인간마을과 옷 가게는 모두 세트장이고 좀비들이 인간 역할을 하면서 마비스가 평소 드락한테 들었던 인간의 무서운 모습들을 연기한 것이에요. 드락이 인간마을을 연출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마비스는 무서운 인간들 때문에 다시는 호텔을 나가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것인데, 이 경우 혹시 마비스에 대해서 드락한테 감금죄가 성립할 수 있을까요.
감금죄란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여 사람이 특정한 구역에서 나가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심히 곤란하게 하는 죄를 말합니다.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구속하는 수단과 방법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므로 그 방법에는 물리적, 유형적 장애뿐만 아니라 심리적, 무형적 장애도 가능해요. 또한 사람의 행동의 자유가 꼭 전면적으로 박탈되어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특정구역 내부에서 일정한 생활의 자유가 허용되어도 감금죄는 성립할 수 있어요. 판례를 살펴보면, 도박 빚을 안 갚으면 못 나간다는 취지의 협박을 듣고 도박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에 심리적, 무형적 장애로 인하여 감금상태에 있게 된 것으로 감금죄가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영화에서 마비스는 호텔 밖으로 나가면 인간들이 자신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에 호텔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므로, 심리적, 무형적 장애에 의하여 호텔이라는 특정 구역에 감금된 상태라고 볼 수 있어요. 비록 마비스가 호텔 내에서는 자유롭게 이동하고 활동할 수 있지만 호텔이라는 특정한 구역 내에서 제한된 생활의 자유를 부여받은 것에 불과하여 감금죄는 성립할 수 있어요. 참고로, 직계존속을 감금하면 존속감금죄로 가중처벌 되지만 직계비속에 대해서는 가중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딸에 대한 감금도 일반적인 감금죄로 처벌됩니다(물론 영화에서 드락은 딸을 위한 마음으로 호텔을 못 떠나게 한 것이므로 감금죄의 고의가 없다고 다툴 수 있고, 실제 죄가 되는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몬스터만 호텔에 올 수 있게 호텔을 재정비했지만, 드락이 주의사항을 깜박하고 인간마을을 연출하면서 불을 피웠고 그로 인하여 인간 조너선이 호텔을 찾아오게 됩니다. 드락은 조너선을 호텔에서 나가게 하려고 갖은 방법을 동원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마비스까지 조너선을 만나게 되는데요. 조너선은 호텔에서 몬스터들한테 잡아 먹히지 않으려면 몬스터인 척 할 수밖에 없었고 마비스한테도 또래라고 속이면서 121살이라고 거짓말을 합니다. 마비스는 또래 조너선한테 호감을 느끼고 우여곡절 끝에 드락도 둘의 관계를 허락하면서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요.
<몬스터 호텔> 2편에 마비스와 조너선의 2세가 나오므로 마비스와 조너선은 결혼했다고 추측됩니다. 드라큘라 마비스와 인간 조너선의 결혼은 일응 현실세계로 비유하면 국제결혼으로 볼 수 있겠죠. 만약 한국인과 외국인이 결혼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국제결혼은 각자 자신의 본국에서 요구하는 내용적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상대방의 본국법 요건까지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인과 미국인이 결혼하면 한국인에겐 한국의 민법이 적용되고, 미국인한테는 미국의 가족법이 적용돼요. 한국의 민법은 만 18세 이상을 혼인적령으로 보기 때문에 만 18세 이상이어야 혼인이 가능하고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제한이 있어요. 그리고 결혼식을 미국에서 하더라도 한국의 가족관계등록부에 결혼사실이 기재되기 위해서는 한국의 민법에 따른 혼인신고를 해야 합니다.
국제결혼의 효과 중 하나가 외국인 배우자의 한국국적 취득입니다. 국적법에 의하면, 한국인과 외국인이 결혼해서 혼인한 상태로 한국에 2년이상 계속하여 주소가 있거나, 혼인 후 3년이 지나고 혼인한 상태로 한국에 1년이상 계속하여 주소가 있는 경우, 국제결혼에 따라 출생한 미성년의 자를 양육하고 있거나 양육하여야 할 사람으로서 위 기간을 다 채웠고 법무부장관이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에는 간이귀화허가를 받아서 한국국적을 취득할 수 있어요. 영화에서 마비스나 조너선 중 한 명이 한국인이라면 둘은 결혼한 상태로 한국에서 2년이상 계속해서 주소가 있거나, 혼인 후 3년이 지나고 혼인한 상태로 한국에 1년이상 계속하여 주소가 있으면 나머지 한 명은 한국국적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통해서 법률쟁점을 살펴보았습니다.
글 | 고봉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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