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 픽션>의 소소한 재미 중 하나는, 줄스와 빈센트가 대화 주제로 삼았던 이들이 나중에야 뒷모습으로만 등장해 제대로 된 얼굴은 또 한참 지나서야 보여준다는 것이다. 초반부에 계속해서 언급되던, 빈센트가 미아와 저녁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되는 시퀀스가 시작할 때도 우리는 미아의 뒷모습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아무도 없는 것 같은 미아의 집에서 빈센트를 맞이하는 건 더스티 스프링필드의 노래 'Son of a Preacher Man'이다. 미아는 인터폰으로 빈센트에게 잠시만 기다려달라 알리고, 빈센트는 술 한잔을 하면서 집 여기저기를 구경한다. 발마사지 응징 사건의 이야기로 언급됐던 미아는 발로 등장해 음악이 나오는 턴테이블을 끈다. 'Son of a Preacher Man'은 영국 가수 더스티 스프링필드가 미국으로 건너가 애틀랜틱 레코드의 명 프로듀서 제리 웩슬러, 아리프 마르딘, 톰 도우드와 함께 만든 걸작 <Dusty in Memphis>에 수록된 곡이다. 팝의 결정체와도 같은 작품성으로 보나 미국과 영국의 만남이라는 상징성으로 보나 그야말로 역사적인 앨범이었지만 안타깝게도 판매고가 형편없었는데, 싱글로 나온 'Son of a Preacher Man'만큼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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