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썸머>에서 노래 두 개가 아주 중요한 순간에 쓰이는 아티스트, 러시아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레기나 스펙터다. 'Us'가 영화 오프닝크레딧을 장식한 데 이어, 톰이 회사 동료의 결혼식에 가는 길에 썸머를 만나 연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안고 초대 받은 파티에 가는 대목에서 스펙터의 'Hero'가 흐른다. 두 노래 모두 분할 화면으로 구성된 데에 쓰였다는 점이 재미있다. 사실 'Us'와 사뭇 다른, 음울한 분위기의 'Hero'를 듣자마자 톰의 기대처럼 되지 않을 거라는 걸 예감한다. 처음엔 '기대'와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다. 썸머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기차에서 만났을 때 관심을 가졌던 책 <행복의 건축>을 선물한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도 썸머와 오붓한 시간을 보낼 거라고 기대했건만, 사람들과 함께 어정쩡한 대화를 나누고, 결국 구석에서 혼자 맥주를 홀짝이다가 썸머가 남자친구에게 결혼 반지를 받은 걸 목격하게 된다. 반지가 끼워진 썸머의 손을 크게 잡은 장면을 보여주면서 'Hero'의 멜랑콜리한 무드도 극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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