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지난 8월 26일 일본 개봉 후, 12주간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며 역대 일본 박스오피스 5위까지 오른 걸작이죠. 아시아 5개국 정상 차지, 스페인 시체스 영화제와 LA 비평가 협회상 애니메이션 부문 수상,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 선정 통과 등. 어마어마한 기록들을 갱신 중인 <너의 이름은.>은 올해의 '역대급' 애니메이션임이 분명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너의 이름은.>은 시골에 사는 소녀 미츠하와 도시에 사는 소년 타키, 만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두 소년 소녀의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사춘기 소년 소녀가 서로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게 되며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우리가 쉽게 상상하지 못할 거대한 공간 속으로 관객과 주인공을 이끌어가죠. 새해맞이 인생 영화 후보에 오를 <너의 이름은.>에 대한 시사 첫 반응을 모아보았습니다.


# 신카이 마코토의 온갖 재능을 한눈에

어느새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겐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너의 이름은.>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에 비견할 만한 그의 재능이 잘 드러나 있죠!

실사 화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아름다운 작화는 물론, 소년 소녀의 싱그러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스토리, 신카이 마코토 전매특허인 엇갈린 남녀의 운명 등이 전작들보다 더 거대한 스케일로 펼쳐져 있습니다.


극중 서로 잘 모르던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는 뜻하지 않게 몸이 뒤바뀌며 서로에 대해 알게 된다. 1000년 만에 떨어진 혜성으로 인해 서로의 운명이 뒤엉키게 된 이들의 모습은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전달된다. 숫기 없는 타키와 발랄한 미츠하의 모습은 관객을 자연스럽게 웃음 짓게 한다. 귀여운 캐릭터들과 디테일한 묘사, 산뜻한 대사는 이 작품이 재패니메이션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빛'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그는 <너의 이름은.>에서도 수식어에 걸맞은 그림을 선보였다. 밤하늘을 수놓은 혜성, 호수에 드리워진 노을 등 화려한 영상미가 장관이었다.

- 뉴스에이드 김은지 기자

# 시공을 초월한 '관계'

한 개인이 갖는 기쁨이나 슬픔과 같은 소소한 감정도 우주적인 관념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태어나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결국 우주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본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타키와 미츠하.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두 사람은 끊임없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마지막까지 서로를 기억하기 위해 애씁니다. 신카이 감독은 작품이 지니고 있는 '인연'이란 메시지에 대해 위와 같이 말했는데요. 이를 토대로 <너의 이름은.> 속 미츠하와 타키의 '운명론적 관계'와 '인연'에 집중한 시선도 있었습니다.


미츠하의 할머니가 씨줄, 날줄을 엮어 일본의 전통 매듭을 만드는 모습이나 시공간을 뛰어넘어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진 두 청춘 남녀의 모습은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투영한 듯하다.

-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너의 이름은.>은 망각이라는 본능에 도전하는 미츠하와 타키를 통해 기억하는 일의 어려움, 그럼에도 소중한 것을 기억해야 하는 일의 의미를 전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운명론적 세계관에서 기억은 소중한 것에 대한 탐구이자 갈망, 그리고 결국 자기 자신을 찾는 의미 있는 과정이 된다.

- 맥스무비 차지수 기자

#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이름, 희망

<너의 이름은.>의 매력은 감독이 담아낸 '희망'의 메시지에 있습니다. 올해 <너의 이름은.>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3.11 동일본 대지진이 <너의 이름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는데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내가 무언가 할 수 있었다면', '내가 만약 지진의 피해자였다면'과 같은 생각을 모두가 공유했을 것"이라며, <너의 이름은.> 안에 "당시의 바람과 기도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이 맞설 수 없는 거대한 사건 앞에서 사랑과 절실함으로 기적을 이뤄내는 미츠하와 타키. 이 인터뷰를 먼저 접하고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영화의 후반부가 더 묵직하게 와닿을 것이 분명합니다.


동화 속에 초대된 듯한 유려한 영상미와 인물들이 품은 섬세하고 잔잔한 감수성은 감독 전작들과의 공통점이지만, 이번 영화에는 비교적 희망적인 색채가 깃들어있다. 타키와 미츠하의 영화적 사건들을 통해, 감독은 3.11 대지진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지켜본 성찰과 고민을 담아냈다. 영화는 이 참담했던 사건 이후 사라진 자연과 사람들에 대한 감독의 깊은 그리움이 반영된 작품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컷 하나하나가 정물화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자아 정체성 찾기 시리즈 결정판.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위로가 필요했던 이들에게 던지는 희망가. 아픈 기억이라도 잊지 않겠다는 다짐. 우리에게도 그 다짐이 필요하지 않은가?

-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구하지 못한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세계와 그 이름들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 동일본 대지진의 슬픔을 이런 감수성으로 연결하고 스토리를 창조하는 감독의 능력이 놀랄 노자다. 최근 세계관은 모두 다르지만, '만약에 그럴 수만 있었다면'이라는 가정(假定)이 극을 관통하는 영화들을 유독 많이 본 것 같다. 대부분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씁쓸하고 마음 아팠다면 이 영화의 끝은 희망차다.

- 영화 저널리스트 이은선

씨네플레이 에디터 코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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