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댄스영화제.
선댄스영화제 포스터.

지금 미국에서는 선댄스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 1월19~29일)가 열리고 있습니다. 영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다들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오늘 ‘씨네피디아’는 선댄스영화제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한 포스트입니다.

내일을 향해 쏴라
 

<내일을 향해 쏴라>의 폴 뉴먼(왼쪽)과 로버트 레드포드.
선댄스영화제에 참석한 로버트 레드포드.

<내일을 향해 쏴라>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1969년에 제작된 영화로 조지 로이 힐 감독이 연출했고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영화 음악과 엔딩 신이 유명한 <내일을 향해 쏴라>의 미국 원제는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입니다. 폴 뉴먼이 부치 캐시디를 연기했고, 로버트 레드포드가 선댄스 키드 역입니다. <내일을 향해 쏴라>라는 영화를 소환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선댄스 키드’라는 캐릭터에서 선댄스영화제의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선댄스영화제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축이 된 선댄스 인스티튜트가 만든 영화제입니다.
 

선댄스영화제가 개최되는 유타 주, 파크 시티.

유타 주 파크 시티
 
선댄스영화제는 작은 영화제입니다.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 베를린, 베니스영화제 같은 큰 규모가 아니죠. 어쩌면 부산이나 전주영화제보다 규모가 작을지도 모릅니다. 우선 영화제가 열리는 도시부터가 아주 작은 곳입니다. 선댄스영화제는 미국 서부 유타 주의 파크시티라는 곳에서 열립니다. 한국어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해본 파크 시티는 인구가 고작 7962명(2013년 기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작은 도시가 축제의 장이 됩니다. 위키피디아에는 호텔의 평균 숙박비도 제공하네요. 3성급 호텔은 평균 36만9210원이네요. 꽤 비싸 보입니다. 영화제를 보러온 관객들이 많기 때문이겠죠.
 

선댄스영화제 홈페이지에 소개된 선댄스 인스티튜트 랩.
선댄스영화제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SNS.

다큐와 인디를 위해
 
선댄스영화제는 ‘자유롭게 사고하며 인디 영화들을 장려 육성한다’는 취지로 시작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다큐멘터리 영화와 인디 영화가 영화제의 주축이 됩니다. 당연하게도 선댄스영화제는 상업영화제와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할리우드 스타의 레드카펫 행사는 선댄스영화제와 어울리지 않죠. 선댄스영화제가 점점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영화제가 상업적으로 변질될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영화제 쪽은 2007년 포커스 온 필름(Focus On Film) 캠페인을 통해 초기의 이념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재능있는 신인 감독은 선댄스 인스티튜트의 랩(Lab:Jaboratory)에 시나리오를 응모하고, 채택될 경우 제작비를 지원받습니다. 완성된 영화는 다음 해 선댄스영화제에 자동 출품되며 제작사의 배급사와 연결해주기도 합니다.
 

2013년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된 단편 <위플래쉬>.
<라라랜드> 촬영장의 데이미언 셔젤(왼쪽) 감독과 라이언 고슬링.

선댄스 키드: 데이미언 셔젤의 경우
 
선댄스영화제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신인 감독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습니다. 신인들이 자신의 재능을 뽐내기에 아주 적절한 장소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 역시 선댄스영화제에서 두각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라라랜드>는 2월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셔젤 감독이 자신의 오랜 꿈이라고 했던 <라라랜드>가 탄생되기 전, 선댄스영화제가 한몫했습니다. <라라랜드>를 만들기 위해 우선 자신의 이름값을 높여야 했던 셔젤은 2013년 선댄스영화제에서 단편 <위플래쉬>를 먼저 공개했고, 관객상을 수상하면서 장편 <위플래쉬>의 제작비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장편 <위플래쉬>의 성공 이후 셔젤은 드디어 자신이 염원해온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를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선댄스를 거쳐간 감독들 

데이미언 셔젤의 선배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선댄스영화제에서 발굴 혹은 발견한 감독 가운데는 거장이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은 감독들도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쿠엔틴 타란티노,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입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1992년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이 선댄스영화제에서 소개됐습니다. 선댄스영화제에 가기 전 타란티노는 LA에 있는 비디오대여점 직원일 뿐이었죠. 물론 그때도 유명하긴 했습니다. 손님들에게 영화 추천을 잘해줬다고 합니다. 스티븐 소더버그도 선댄스가 배출한 스타입니다. 1988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운전기사로 자원봉사를 했던 스티븐 소더버그가 이듬해 선댄스 인스티튜트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내놓은 첫 영화가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입니다. 이 영화는 선댄스에서 관객상을 받았고 칸영화제에서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촬영현장의 데이빗 O. 러셀(왼쪽) 감도과 브래들리 쿠퍼.
<헤일, 시저!>로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된 코언 형제.
<데어 윌 비 블러드> 촬영현장의 폴 토마스 앤더슨(오른쪽) 감독과 다니엘 데이 루이스.
<캐롤> 촬영현장의 토드 헤인즈(왼쪽) 감독과 케이트 블란쳇.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그밖에 <조이> <아메리칸 허슬>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데이빗 O. 러셀, <마스터> <데어 윌 비 블러드> 등의 폴 토마스 앤더슨, <블랙 스완>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캐롤>의 토드 헤인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의 코언 형제, <엑스맨> 시리즈의 브라이언 싱어, <신시티>의 로버트 로드리게스, <보이후드> <비포 선라이즈> 등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등이 선댄스영화제를 거쳐갔습니다.
 
선댄스영화제는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미국 영화산업에서 만들내지 못하는 신선하고 창의적인 영화의 산실이 되고 있습니다. 선댄스영화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유타 주의 작은 도시 파크 시티에 가서 영화 축제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군요. 영어 공부부터 해야겠네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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