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감독 신카이 마코토 / 출연 카미키 류노스케, 카미시라이시 모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서사의 힘
평점 ★★★★☆
절반까지는 몸이 바뀐 소년과 소녀의 판타지처럼 전개되다가, 후반부에 그 판타지의 속내가 드러나고 이야기는 폭발력을 지니고 확장된다. 클라이맥스까지 치닫는 과정도 격정적이지만, 이후 엔딩까지의 과정에서 그 여운이 고스란히 보존되고 인상적인 마지막 장면이 이어진다. 이 영화에 대한 열광은 결국 서사의 힘에서 비롯되며, 그 시작은 운명과 생존이라는 테마에 대한 독특한 발상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영화’가 될 법한 애니메이션. 한국 관객들에겐 더욱 사랑 받을 현실적 맥락을 지닌 작품이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극상의 판타지는 결국 일상이다
평점 ★★★☆
신카이 마코토가 늘상 잘하던 걸 여전히 잘하는 방식으로 다듬었다. 본질은 한결 같지만 세계를 담아내는 시야는 확장된 느낌. 포토리얼리즘의 정밀화를 하나의 이야기로 꿰매는 촉촉한 감성. 시간축이 얽힌 복잡한 서사를 한 호흡으로 정리하는 솜씨는 확실히 한 단계 도약했다. 청명함과 애틋함으로 쌓아올린 세계, 온갖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헤치고 끝내 너에게로 달려가는 맑은 질주. 일상의 소소함이 투명하게 반사되어 우리를 위로하는 극상의 판타지.

나원정 <매거진 M> 기자
신카이 마코토란 이름의 벅찬 위무
평점 ★★★★
<초속5cm>의 신카이 마코토가 달라졌다. 부분 빨리 감기에, 화면을 분할하고 건너뛰며 경쾌한 초중반 에피소드에 빨려들다 보면, 어느새 양손 꽉 쥐고 주인공을 따라 ‘너의 이름은!’을 외치고야 만다. 그리고 다시, 느린 호흡의 서정 작가 신카이 마코토가 있다. 일본 대지진의 참극을, 그는 세상의 시작도 끝도 아닌 어느 황혼녘 하늘빛에 새겼다가 분명한 희망으로 빚어 내어준다. 현실과 상상의 온기어린 순환. 작가가 해줄 수 있는 가장 벅찬 위로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시공간을 뒤틀면서까지 지키고 싶은 것에 대하여
평점 ★★★★
재난으로부터 구하지 못 한 한 명 한 명의 세계와 그들의 존재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 연출가의 사려 깊은 세계관과 풍성한 상상력이 결합하면 의심할 바 없이 최선의 결과가 탄생한다. 극을 지탱하는 감수성과 작화 그리고 음악에 이르기까지 즉각적으로 '아름답다'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열망과 바램, 기적의 구현 
평점 ★★★★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건네는 참사를 향한 치유의 시간. 비판의 시선 대신, 소년 소녀의 열망과 바람이 이어져 맑고 정갈하다. 어마어마한 배경과 작화, 영화가 끝나고도 이어지는 음악의 여운까지, 일본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현재이자 미래를 보여주는 작품.


<여교사>
감독 김태용 / 출연 김하늘, 유인영, 이원근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욕망으로 추락하는 자에겐 날개가 없다
평점  ★★★
줄을 팽팽하게 조율한 현악기 연주 같다. 인물들의 감정은 열정적으로 휘몰아치다 순식간에 서늘해지고, 때때로 신경질적이고 예민하다. 치정극이라는 껍데기를 들추면 내 것, 내 자리를 향한 욕망을 품은 인간이 어디까지 어떻게 폭주할 수 있는지를 보려는 이 영화의 야심이 있다. 최근 욕망의 스펙트럼을 이토록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려는 시도는 드물었다는 점에서는 새롭다. 다만 영화가 찾은 결론이 충격 이상의 무언가의 의미에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계급이 욕망에 미치는 영향
평점 ★★★
매일 자존감을 내다버려야 하는 계약직의 자리, 미래가 보이지 않는 연애. 계급의 끄트머리에 간신히 매달려있는 효주(김하늘)가 가진 것들은 모두 초라하다.ᅠ그러나 효주의 욕망이 모멸감을 비집고 들어오면서 영화는 앙상한 일상을 일거에 전소시킬 만큼 뜨거워진다.ᅠ펄펄 끓는 욕망과 서늘한 파국을 오가는 김하늘의 얼굴을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

정시우 <이투데이 비즈엔터> 취재기자
인간 본성의 밑바닥
평점 ★★★☆
치정은 장치일 뿐, 계급에 대한 이야기다. 삼각관계의 상투성을 끌어다 쓰고 있는 이 영화가 독창성을 입는 것도 이 지점. 영화는 열등감을 동력 삼아, 파국이 기다리는 지점까지 기어코 걸어 들어간다. 로맨스와 스릴, 서스펜스의 기이한 동거. 인상적이다.

박혜은 <맥스무비> 기자
낯설고 전복적인 에너지
평점 ★★★☆
다 가진 자가 하나라도 갖고 싶었던 자의 그 ‘하나’를 부숴버렸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김태용 감독은 두 여성 주인공에게 이 가혹한 실험을 맡긴다. 나이가 찬 계약직 여교사와 젊은 이사장 딸 그리고 아름다운 고등학생 제자. ‘권력과 욕망’에 관한 통속적 삼각편대가 성전환을 거치자 낯설고 전복적인 에너지를 얻는다. 김하늘, 유인영, 이원근 모두 훌륭하지만, 폭주할 때조차 싸늘한 김하늘의 그 얼굴이 압권.


<패신저스>
감독 모튼 틸덤 / 출연 제니퍼 로렌스, 크리스 프랫

정시우 <이투데이 비즈엔터> 취재기자
어정쩡하다, 매우
평점 ★★☆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는 SF영화로도, 애절한 멜로물이나 고군분투하는 재난물로도 매우 어정쩡하다. 앙상한 스토리 앞에선 천문학적인 제작비와 톱배우들도 우주의 한 점 먼지일 뿐이다.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등으로 관객 눈높이가 높아진 줄 모르는 제작진은, 영화 속 ‘패신저스’처럼 동면했던 건가.

박혜은 <맥스무비> 기자
사라진 SF 스펙터클
평점 ★★★☆ 
아담과 이브만이 존재했을 태초에 관한 SF적 상상. 단 둘만의 우주는 낭만적이기보단 공포스럽다. 영화는 아발론호의 아담과 이브가 된 짐(크리스 프랫)과 오로라(제니퍼 로렌스)가 겪어야 할 고독과 갈망, 환희와 분노 그리고 사랑과 증오 등 감정에 집중하는 심리 서스펜스다. 두 배우의 설득력 있는 연기력이 시선을 끝까지 붙잡는 데는 성공하지만, SF 스펙터클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감독 로저 스포티스우드 / 출연 루크 트레더웨이

송경원 <씨네21> 기자
공존, 공생, 공영
평점 ★★★
재활을 시도하는 마약중독자와 그런 그의 친구가 되어준 길고양이 밥.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사연을 쥐어짜내지 않아서 좋다. 덜 가진 자들이 서로를 보살피고 각자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백하게 담았다. 부담 없는 음악을 들으며 런던 거리를 거니는 기분. 누구라도 밥의 집사가 되고 싶겠지만 때론 거리를 두고 함께 하는 걸로 족하다. 사연 속 실제 고양이가 출연해 펼치는 메소드 연기!

나원정 <매거진 M> 기자
고양이 눈에 비친 더 뭉클한 세상
평점 ★★★☆
떠돌이 뮤지션 제임스와 그의 인생을 바꾼 고양이 밥, 둘을 오가는 카메라 시점이 신의 한 수다. 제임스가 기타에 밥을 태우고 공연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뭉클한 볼거리. 밥의 시점을 활용한 장면들은 적재적소에서 쉼표가 돼준다. 엄청나게 심각한 상황도, 평범한 일상도, 밥이 쥐 사냥만 시작하면 천진난만한 스릴로 가득해지니까. 10년째 사랑받은 실화의 힘이 있다.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까운 에세이집 같은 영화다.


<걱정 말아요>
감독 소준문, 신종훈, 김대견 / 출연 정지순, 이시후, 권기하, 박정근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또 하나의 시도
평점 ★★☆
작년 <아가씨> <연애담> <위켄즈> 등에 이어 2017년을 시작하는 퀴어 시네마. 세 개의 에피소드가 엮인 옴니버스 영화다. 우연적이며 소소한 만남 속에서 관계를 끌어낸다. 섹슈얼하기보다는 일상적인 느낌이 더 강하다. 드라마로 본다면 다소 밋밋한 면도 없지 않으나, 섬세한 감정을 꼼꼼히 따라간다면 마음이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투닥거리고 사랑하며 아웅다웅 산다
평점 ★★☆
레인보우팩토리의 두 번째 퀴어영화 옴니버스 프로젝트. 옴니버스가 으레 그렇듯 에피소드마다 완성도와 결이 들쭉날쭉하다. 반대로 과감한 목소리부터 사려 깊은 관찰까지 다양한 접근을 시도한다고 볼 수도 있다.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사람을 향한 온기, 서로 이해하고픈 절실함은 분명히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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