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를 대표하는 두 액션스타 빈 디젤과 제이슨 스타뎀. 그들은 제작만 됐다 하면 날개 돋힌 듯 티켓이 팔려나가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만나 기묘한 대결구도 아래 육중한 액션을 쏟아놓고 있다. 둘의 시원한 헤어스타일을 무심코 보던 중 문득 그들의 행보를 한자리에 놓고 정리하고 싶어졌다.


출생과 유년시절
빈 디젤 / 제이슨 스타뎀

빈 디젤과 제이슨 스타뎀은 1967년 7월에 태어났다. 각각 18일, 26일생이다. 디젤의 본명은 마크 싱클레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앨러메다 카운티 출신이다. 한번도 친아버지를 만난 적 없는 그는 연기 강사이자 극장 매니저였던 계부와 어머니와 함께 뉴욕에서 성장했다. 7살에 어린이 연극 <다이노서 도어>로 처음 무대에 섰고, 학창시절 꾸준히 극단과 연을 맺은 뒤 뉴욕의 헌터 컬리지에 입학해 각본을 공부했다. 디젤은 스스로를 "다방면의" 배우라고 소개한다. 제이슨 스타뎀은 영국 셔브룩 출신이다. 댄서인 어머니와 행상이자 라운지 가수인 아버지 아래서 자랐다. 그는 훗날 웨일즈 축구 국가대표 주장이었던 (데뷔작 <락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에 같이 출연한) 축구선수 비니 존스와 친하게 지내면서 중학생 때까지 축구선수로 활동했다.


영화배우 데뷔 전
1980년대에 촬영한 빈 디젤의 브레이크댄스 비디오

2년 전, 빈 디젤이 80년대 촬영한 브레이크댄스 비디오가 웹상에 유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어릴 적부터 꾸준히 배우로서 천착했던 것으로 알려진 바와 다른 활동이다. 지금과 달리 머리카락도 풍성하고 깡마른 그는 화려한 춤사위를 뽐내기보다는 기본 동작을 하나하나 가르쳐주고 있다. 한 방송에서 저 영상이 "첫 번째 퍼포먼스"였고, "나이트클럽에서 공짜로 춤을 출 수 있어 댄서가 되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옆에 같이 있는 사람과는 여전히 친구라고.

축구선수로 활동하던 스타뎀은 다이빙에 빠지기 시작해 매일같이 연습을 거듭해 영국 다이빙 국가대표가 됐다. 12년간 자격을 유지한 그는 1990년 영연방 경기대회(Commonwealth Games)에 출전하기도 했으나 순위권엔 들진 못했다. 선수촌에서 훈련하다가 모델 에이전시의 제안을 받고 모델로도 활동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남자모델스럽지 않고 아주 평범하고 남성적"인 외모 때문에 그를 발탁했다고 언급했다. 드문드문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하던 와중에 아버지를 따라 거리에서 가짜 보석, 향수를 팔기도 했다.

1990년 영연방 경기대회에 출전 당시의 스타뎀

활동 초기
<멀티 페이셜> / <스트레이>

디젤의 첫 영화는 <어웨이크닝>(1990)이었다. 크레딧에도 오르지 않은 단역이었다. 그후 1994년 시나리오, 연출, 제작, 연기를 두루 맡아 자전적인 단편영화 <멀티 페이셜>을 발표했고, 영화는 이듬해 칸 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첫 장편은 1997년작 <스트레이>로, <멀티 페이셜>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역할을 겸한 그는 사랑에 빠져 자신의 삶에 벗어나고자 하는 갱 두목으로 분했다. 그리고 이듬해 <멀티 페이셜>에서의 날카로운 이미지에 힘입어 스필버그의 전쟁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에서 프랑스인 소녀를 구하고자 목숨을 바치는 카파조 역에 캐스팅됐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 <스내치>

스타뎀은 패션브랜드 프렌치 커넥션의 모델로 활동하던 중 신인감독 가이 리치를 소개받는다. 약삭빠른 사기꾼을 연기할 배우를 찾던 리치는 암시장에 몸담았던 스타뎀의 경험을 알게 돼 그를 베이컨 역에 캐스팅했다. 흥행/비평 면에서 고루 성공을 거둔 영화는 대중에게 스타뎀을 확실히 각인시켰고, 리치의 차기작 <스내치>에 주연으로 발탁돼 브래드 피트, 베네치오 델 토로 등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이연걸 주연의 액션 <더 원>과 호러물 <화성의 유령들>을 거친 스타뎀은 <트랜스포터>과 <이탈리안 잡>(이번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에서 다시 만난 샤를리즈 테론이 주연을 맡았다)에서 일찌감치 자동차 액션을 선보였다.

<트랜스포터> / <이탈리안 잡>

'분노의 질주' 첫 등장
<분노의 질주> /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인상깊은 조연을 맡았던 빈 디젤은 <분노의 질주>(2001) 속 리더 도미닉 토레토 역을 맡으면서 단숨에 주연급 배우와 액션스타의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 그는 브라이언 오코너가 바에서 술 마시고 있을 때 그를 가만히 지켜보면서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 등장했다. 폴 워커와 함께 시리즈를 이끌기 시작한 그는 <트리플 엑스>, <리딕> 등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뒤 4편 <더 오리지널>(2009)로 복귀해 시리즈를 성공가도에 올려놓았다.

제이슨 스타뎀의 시리즈 입성은 다소 늦다. 6편 <더 맥시멈>(2013)으로 '분노의 질주'에 카메오로서 발을 들였다. 오웬 쇼(루크 에반스)의 형 이안으로 분해 한(성 강)을 치어 죽이며 등장했는데, 짧은 분량치고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더니만, 결국 7편 <더 세븐>에서는 메인 빌런으로 참여해 시리즈 중 가장 강력한 위압감을 보여줬다. 이번 <더 익스트림>에서는 도미닉이 없는 도미닉 팀에 합류해 엄연한 고정멤버로 활약한다.


머리카락이 있는 두 사람
<파인드 미 길티> / <라스트 위치 헌터>

스킨헤드. 두 배우에게 액션스타만큼이나 중요한 키워드다. 별별 액션을 선보여도 머리끄댕이 잡힐 일은 없어 보였던 그들은 극히 일부 영화에서 '분장을 통해' 머리카락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디젤은 거장 시드니 루멧과 작업한 <파인드 미 길티>와 판타지 액션 <라스트 위치 헌터>에서, 스타뎀은 오랜 협업자 가이 리치가 연출한 <리볼버>에서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다. 공교롭게도 그 작품들은 두 배우의 필모그래피 가운데서 대표적인 흥행 실패작으로 기록되고 있다.

<리볼버>

흥행 성공작
<트리플 엑스> / <패시파이어>

<더 세븐>은 디젤과 스타뎀 모두에게 최고 흥행작이다. 전 세계에서 15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해, 역대 박스오피스 6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에 버금갈 만한 흥행작은 무엇이 있을까? 디젤에겐 그루트 목소리로 참여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있다. 7.7억 달러를 벌어들인 작품이다. '트리플 엑스' 시리즈 역시 꽤 쏠쏠한 수치를 기록하며 디젤의 몸값을 지탱하고 있다. 베이비시터 신세가 된 특수부대 요원을 연기한 코미디 <패시파이어>도 2억 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스타뎀의 성적은 디젤에 비하면 아쉬운 게 사실이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제외한다면, '익스펜더블' 시리즈와 <스파이> 정도가 2억 달러를 넘겼다. 원톱으로 활약했던 영화들이 '대박'을 기록하진 못한 셈이다. 회차를 거듭하며 성적이 오르고 있는 '메카닉' 시리즈가 계속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익스펜더블> / <스파이>

L.O.V.E ♡
파로마 히메네스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속 로지 헌팅턴 휘틀리

두 사람 모두 화려한 미모의 모델과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분노의 질주> 당시 미셸 로드리게즈와 잠시 만났던 디젤은 멕시코 모델 팔로마 히메네즈와 2007년 결혼해 슬하에 세 남매를 두고 있다. 도미닉의 깊은 가족애를 평소 디젤에게서도 엿볼 수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모델 켈리 브룩과 만났던 스타뎀은, <트랜스포머 3>의 칼리,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스플랜디드 역을 맡았던 모델 출신 배우 로지 헌팅턴 휘틀리와 연애중이다. 올해로 7년차인 커플은 작년 초 약혼했고, 올해 첫 아이를 만날 예정이라고 한다.


목소리 출연
<아이언 자이언트>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열 마디 말보다 발차기 한방이 더 많은 걸 말해주는 두 배우. 애니메이션에 목소리를 보태기도 했다. 디젤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주목받은 이후 <인크레더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브래드 버드 감독이 1999년 내놓은 <아이언 자이언트>에서 아이언 자이언트를 연기했다. 제작진은 "깊은 울림이 있고, 표현이 풍부한" 목소리를 원했다고 한다.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는 시리즈의 마스코트 그루트에 캐스팅돼 목소리와 모션 캡처를 연기해, 그의 대표 캐릭터 중 하나로 등극했다. 스타뎀의 목소리 연기는 2011년 작 <노미오와 줄리엣>의 악역 티발트로 만날 수 있다. 스틸 속 주먹을 모으고 있는 모습만 봐도 대번에 잘 어울리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노미오와 줄리엣>

Coming Soon

이번 <더 익스트림> 이후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은 무엇이 있을까? 가깝게는 5월 3일 개봉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의 그루트 목소리로 디젤이 돌아온다. 전편에서는 디젤 특유의 굵은 목소리로 채워졌다면, 이번엔 아주 작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그루트에게서 아기 같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내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이 합류한다. 2년 주기로 '분노의 질주' 9편, 10편 역시 제작될 예정이다. 한편, 스타뎀은 거대상어를 소재로 한 중국 제작 스릴러 <메그>의 촬영을 마쳤다. 루지 로즈, 리빙빙 등과 함께 출연하고, 내년 8월 10일 개봉 예정이다. '익스펜더블'과 '스파이' 시리즈는 제작 소식이 발표됐지만, 구체적인 개봉일은 미정이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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