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저녁 막을 올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행사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습니다. 화제의 개막작 덕분이었죠.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 스크린은 신하균과 엑소 출신의 도경수가 주연을 맡은 <7호실>이 장식했습니다. 온라인 예매 오픈 당시 30초 만에 전석이 매진되어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했죠.

<7호실>은 쇠락한 상권에 위치해 점점 망해가는 DVD방을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신하균과 도경수가 '할리우드 DVD방'의 사장님과 알바생으로 분했죠. 보기만 해도 꿉꿉한 냄새가 날 것 같은(!) 그들의 작업장, 할리우드 DVD방 '7호실'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태정(도경수)은 할리우드 DVD방의 새벽 근무 아르바이트생입니다. 두 달치 월급이 밀려도 별달리 독촉하지 않을 정도로(!) 인내심 있는 친구이기도 하죠. 뭐, 독촉한다고 해서 그의 고용주가 밀린 월급을 쉽게 건넬 인물로 보이진 않습니다. 알바생들의 월급은 둘째치고 가게의 월세도 내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으니까요. 손님 없는 DVD방으론 영 수입이 없는 사장 두식(신하균). 그는 새벽 내내 대리운전 일을 하며 겨우 생계를 꾸려갑니다. 월세를 올린다는 말에 건물주의 사무실로 찾아가 휘발유를 뿌릴 정도로(!) 다혈질인 그. 하루 빨리 애물단지 DVD방을 청산하는 게 그의 목표입니다. 가게를 내놓은 지 5개월이 넘어가지만 부동산에선 여전히 깜깜무소식이죠.

사장님 못지않게 금전 사태가 심각한 태정. 학자금 대출 이자가 어마어마하게 불어난 상태지만 그에겐 핸드폰 요금 낼 돈조차 없습니다. 두식의 DVD방 말고도 단기 알바를 뛰는 등 돈 되는 일들엔 이리저리 얽혀있는 상태죠. 어느 날 그에게 꽤 큰 금액을 손에 쥘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옵니다. 주인을 대신해 잠시 심상치않은(!) 물건을 보관해주는 일이죠. 돈이 급한 태정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DVD방 7호실에 물건을 숨겨놓습니다.

한편, 두식에게 해 뜰 날이 찾아옵니다. 괜찮은 조건으로 가게를 넘겨받겠다는 사람이 나타난 거죠.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까지 별 사고 없이 가게를 유지하는 게 그의 목표입니다만, 낡은 건물은 툭하면 물이 새고 정전이 되기 일쑤입니다. 오후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조선족 출신 알바생 한욱(김동영)과 함께 하루 업무를 시작하려던 그. 순간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고, 두식에게도 숨겨야 할 비밀이 생깁니다. 위기에 몰린 그가 찾는 곳 또한 7호실이죠.

하나의 공간에 갇힌 두 개의 비밀. 평소보다 예민해진 두 사람의 눈치 게임이 시작됩니다. 꼬일 대로 꼬인 그들의 삶은 평탄하게 굴러갈 수 있을까요?


이용승 감독은 늘 '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왔습니다. 런던 유학생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나이트 직원이었던 리차드(<런던 유학생 리차드>), 꿈과 정규직이란 두 개의 선택지를 두고 10분 만에 제 미래를 결정해야 했던 호찬(<10분>) 등이 그가 그려왔던 캐릭터죠.

<7호실> 인물들도 그 연장선에 놓여있습니다. 월세를 올린다는 말을 듣고 홧김에 휘발유를 뿌렸지만 결국 본인이 이를 청소하고 마는 '기성세대 을' 두식, 월급도 못 받고 빚에 쪼들리는 '청년세대 을' 태정. 전작들의 '을'들이 사회의 문턱에서 제 한계를 느끼는 인물들이었다면, <7호실>의 '을'들은 시작부터 사회의 코너에 몰려있는 인물들입니다. 이런 을과 을 사이에서도 '갑-을' 관계가 확연히 드러난다는 점이 꽤 흥미롭죠. 불현듯 삶에 끼어든 7호실 사건으로 극한 지점에서조차 밀려나갈 위기에 처한 그들. 관객들에게 쫀득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흡인력 있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갑니다. 아등바등 살아남으려는 그들의 고군분투는 애잔함과 동시에 씁쓸한 웃음을 자아내죠.

<7호실>은 부천이 선택한 개막작답게 장르 영화의 성격을 물씬 풍기는 작품이었습니다. 무엇보다 B급 코드 장착한 연기로 돌아온 신하균이 빛을 발하더군요. 연기로 흠잡을 데 없는 도경수 또한 그에게 밀리지 않는 에너지를 선보입니다. 김동영, 전석호, 황정민 등 신스틸러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을 이 작품, 개막식에서 놓쳤다고 너무 아쉬워 마세요. <7호실>은 7월 14일 오후 2시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상영하는 데 이어, 올 하반기 정식 개봉도 예정돼 있습니다.

7호실

감독 이용승

출연 신하균, 디오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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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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